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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센터·시니어 인턴십…은퇴자 위한 일자리 찾아보세요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박영재의 은퇴와 Jobs(41)

66세 정영근 씨는 중견기업 부장으로 퇴직 후 집 근처 아파트에서 경비로 일하며 100여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았다. 하지만 경비인력을 줄이는 분위기를 비껴가지 못하고 그만 뒀다. 사진은 한 아파트단지에서 청소하고 있는 경비원의 모습(내용과 연관없는 사진). [뉴스1]

66세 정영근 씨는 중견기업 부장으로 퇴직 후 집 근처 아파트에서 경비로 일하며 100여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았다. 하지만 경비인력을 줄이는 분위기를 비껴가지 못하고 그만 뒀다. 사진은 한 아파트단지에서 청소하고 있는 경비원의 모습(내용과 연관없는 사진). [뉴스1]

정영근(66) 씨는 10년 전 중견기업 부장으로 퇴직했다. 퇴직 후 관련된 조그만 회사에서 임원으로 일했지만 그것도 잠시뿐, 2년 후에는 그곳도 그만뒀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아이 둘은 결혼시켰지만, 그 과정에서 그나마 모아둔 여유자금은 자연스럽게 소진됐다.

지금은 아내와 함께 경기도에 소재한 본인 명의의 소형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한 달에 80여만 원 정도 나오는 국민연금과 40만원 정도 나오는 기초연금이 큰 힘이 된다. 얼마 전까지 집 근처 아파트에서 경비로 일하면서 100여만 원 정도의 급여를 받았지만, 경비인력을 줄이는 분위기를 비껴가지는 못하고 1년 전쯤 경비 일도 그만뒀다.

생활비도 빠듯하고 그냥 놀기에는 너무 무료한 거 같아 여기저기 새로운 일자리를 알아보는데, 이제는 나이 때문인지 이력서를 넣어도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도 없다. 비록 경비 일이지만 퇴직 후에도 계속 일을 하다가 막상 집에만 있게 되니 아내와 다투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작은 일에도 그렇게 울화가 치밀고 “아니! 돈 벌지 못하고 놀고 있다고 나를 괄시하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처음에는 학교 동기도 만나고, 옛 친구도 만났는데, 식사하고 막걸리 한 잔 걸치려면 아껴 써도 적지 않은 돈이 든다. 번번이 아내에게 용돈을 타서 쓰는 것도 눈치가 많이 보이니 자연히 외출 횟수가 줄게 되고, 자연히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게 됐다.

요즘 날씨가 풀리면서 친구들과 종로3가에서 자주 만난다.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도 많고, 지금도 2000원 하는 국밥을 팔고 있다. 3500원이면 이발을 할 수 있고, 염색도 5000원이면 할 수 있다. 또 1970~1980년대 분위기의 포장마차도 있으니 정 씨와 같은 주머니가 얇은 사람들에게는 딱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달에 한두 번 친구들과 지하철 여행

한 달에 한두 번은 친구들과 지하철 여행을 한다. 지난주에는 온양온천을 함께 다녀왔다. 어차피 지하철은 무료이고 노인에게는 온천 비용도 할인해준다. 사진은 지하철1호선 노약자석. [중앙포토]

한 달에 한두 번은 친구들과 지하철 여행을 한다. 지난주에는 온양온천을 함께 다녀왔다. 어차피 지하철은 무료이고 노인에게는 온천 비용도 할인해준다. 사진은 지하철1호선 노약자석. [중앙포토]

한 달에 한두 번은 친구들과 지하철 여행을 한다. 지난주에는 온양온천을 함께 다녀왔다. 아침을 느긋하게 먹고 친구들과 오전에 종로3가역에서 만나서 온양까지 간다. 어차피 지하철은 무료이고 노인에게는 온천 비용도 할인해 준다. 물론 2시간 이상 가야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이고 바쁠 것도 없으니 상관없다.

두세 시간 느긋하게 온천욕을 즐기고, 근처에 있는 노인을 위한 저렴한 식당에서 식사하고 천천히 오면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다. 나이가 들면 하루가 긴데, 시간이 빨리 간다고 하지 않는가. 친구들과 다음 여행은 4월 말 일산에서 열리는 고양 국제꽃박람회에 가기로 했다. 작년에 기대하지 않고 갔는데 너무나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어 참 괜찮았다. 올해도 기대가 크다.

지금 68세인 정 씨의 친한 선배는 콜라텍 마니아다. 젊어서도 잘 놀았는데, 그때 배웠던 사교춤이 지금 큰 힘이 된다고 한다. 70대 초반인 전 직장 선배들과 함께 다니는데, 그중 나이가 60대 후반으로 가장 젊다 보니 부킹 담당이 되었단다.

“젊어서 사교춤이라도 배우지 않았으면 참 삭막할 뻔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춤을 추지 못하는 정 씨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기도 한다. 정 씨는 이제 겨우 60대 중반. 100세 시대에 앞으로 20년, 30년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걱정이 많다.

나이가 들면서 빈곤, 고독, 질병, 무위의 4가지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부딪히는 빈곤의 문제, 사회와 가정을 움직이는 주축에서 빗겨나 느끼는 소외감과 고독감, 노화로 인한 각종 질병. 마땅히 할 일이 없어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상실한 무위를 말하는데, 전문가들은 이를 ‘노인의 4고(苦)’라고 한다.

60~70대 대부분이 겪는 ‘노인의 4고’

노인의 4고는 대부분의 60~70대 어르신이 겪고 있는 문제이거나 아마도 중장년 반퇴세대의 미래일 수도 있다. 국민연금 수령 나이 전에 퇴직하거나 중간에 납입 공백 기간이 있을 경우 추후 국민연금 수령액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으니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연합뉴스]

노인의 4고는 대부분의 60~70대 어르신이 겪고 있는 문제이거나 아마도 중장년 반퇴세대의 미래일 수도 있다. 국민연금 수령 나이 전에 퇴직하거나 중간에 납입 공백 기간이 있을 경우 추후 국민연금 수령액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으니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연합뉴스]

노인의 4고는 대부분의 60~70대 어르신이 겪고 있는 문제이거나 아마도 중장년 반퇴세대의 미래일 수도 있을 것이다. 40대~50대의 경우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국민연금은 현직에 있을 때 문제가 없지만, 연금 수령 나이 전에 퇴직하거나 중간에 납입 공백 기간이 있을 경우가 있다. 이때 임의가입이나 추납 등 나중에 국민연금 수령액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으니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퇴직연금도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지원하는 제도다. 퇴직금을 연금형태로 수령하면 일시금으로 수령할 때 비해 퇴직소득세를 30% 절약할 수 있다. 또 나머지 70%의 퇴직소득세를 한꺼번에 납부하는 것이 아니고 퇴직금을 연금으로 수령할 때마다 부가하므로 세금을 분할로 납부할 수 있다.

또 하나 기초연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알아봐야 한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이고, 국내에 거주하는 어르신이 노후생활을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다. 단, 일정 소득 이상이거나 일정 금액 이상의 재산이 있을 경우 지급이 안 되거나 일부만 지급될 수 있다.

노인 일자리와 관련,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시행하는 다양한 사업이 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정부의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전담 기관이다.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을 중심으로 ‘60+교육센터 운영’ 등 많은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고, 일과 봉사활동이 결합한 다양한 형태의 사업이 마련돼 있다. ‘100세 누리’를 방문하면 지자체별로 운영하는 ‘어르신 일자리사업’, ‘시니어 인턴십’, ‘노인창업활동 지원 교육’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 외에도 서울특별시에서 운영하는 ‘50 플러스 재단’을 방문하면 보람 일자리사업에 대한 소개와 다양한 커뮤니티, 교육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지자체별로 선정된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사업도 관심을 가져보자.

박영재 한국은퇴생활연구소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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