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시아드 안토니오 파타스 교수는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전망도 내놓았다. 중국 성장률의 미래다. 그는 “중국이 1990년대 이후 아주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요즘 성장률이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중국은 지난해 6.6% 성장했다. 올해는 최악의 경우 4.5%, 최상의 경우 6% 남짓으로 예상된다. 경제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성장률 둔화(성장률 수렴 현상)가 현실화되기 때문이다. 파타스 교수는 “이제는 중국 성장률이 장기적으로 얼마나 낮아질 수 있을지를 알아봐야 할 때”라며 “중국의 미래 성장률은 한국을 보면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귀가 솔깃했다. 무슨 말일까.
파타스 교수에 따르면 ‘시간당 국내총생산(GDP)’은 생산성의 또 다른 지표다. 한 나라의 자본과 노동, 기타 생산성을 모두 보여준다. 그는 “1980~2018년까지 38년 동안 한국과 중국의 시간당 GDP의 증가율과 미국을 기준으로 두 나라 시간당 GDP의 비중을 비교해 보니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중국의 미래가 한국인 것처럼 표현됐다. 그래프에 표시된 점 하나는 5년 평균치다.
최근 데이터(2013~2018년)를 보면 중국의 시간당 GDP 증가율은 6% 정도였다. 그는 “지난해 공식 성장률이 6.6%였다”며 “중국 정부 성장률에 대한 불신을 감안하면 두 성장률이 같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시간당 GDP는 미국의 20% 정도였다. 반면, 한국의 시간 GDP 증가율은 2% 남짓이었다. 미국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니 한국의 시간당 GDP는 미국의 절반에 조금 미치지 못했다. 그는 “중국의 시간당 GDP가 미국의 절반 수준에 이를 때 성장률은 2% 남짓이 될 수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파타스 교수는 “중국이 한국과는 다른 궤적을 밟을 수는 있다”며 “한국의 과거 성장률, 특히 고도성장기 10년간 평균 성장률은 중국보다 높았다”고 말했다. 또 “현재 시간당 GDP가 미국의 50% 수준에 이른 나라 가운데 한국이 경제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어 중국의 벤치마크가 되기 충분하다”고 말했다.
강남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