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국발 미세먼지 해결사로 문대통령, 반기문 지목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중국과의 외교문제가 될 조짐을 보이는 미세먼지 문제의 ‘해결사’로 반기문 카드를 꺼내들어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청파동 숙명여자대학교 백주년기념관 삼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8대 UN 사무총장 초청 강연회에서 '세계 시민의 관점에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19.3.6/뉴스1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청파동 숙명여자대학교 백주년기념관 삼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8대 UN 사무총장 초청 강연회에서 '세계 시민의 관점에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19.3.6/뉴스1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브루나이 현지에서 김수현 정책실장으로부터 미세먼지 관련 대책을 보고받은 뒤, 손학규 대표와 바른미래당이 제안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 구성’을 적극 수용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지난 8일과 11일 잇따라 “장기적으로 구체적이며 글로벌한 차원의 미세먼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국회와 정부, 사회 각 계층이 참여하는 범사회적 기구를 구성하자. 위원장에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적임자”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반 전 총장의 한 측근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주말께 청와대에서 연락이 왔고, 반 전 총장도 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기 때문에 정부가 말하는 해결 필요성의 취지에는 동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반 전 총장은 프랑스에 출장중인데 이번 주말에 귀국을 하면 정부의 구상을 직접 들어보고 어떤 방식으로 기여를 할 수 있을지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순방 중 비서실장과 통화하는 문 대통령    (반다르스리브가완[브루나이]=연합뉴스) 브루나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현지시간) 브루나이 템브롱 대교 건설 현장을 방문한 뒤, 숙소인 영빈관 내 집무실에서 노영민 비서실장과 통화하고 있다. 문 대통령 책상에는 서류철과 함께, 모니터에는 한국 소식이 담긴 뉴스들이 올라와 있다. 이 사진은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이 찍은 사진으로 청와대는 이날 오후 공개했다. 2019.3.11 [청와대 제공]   hkmpoo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순방 중 비서실장과 통화하는 문 대통령 (반다르스리브가완[브루나이]=연합뉴스) 브루나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현지시간) 브루나이 템브롱 대교 건설 현장을 방문한 뒤, 숙소인 영빈관 내 집무실에서 노영민 비서실장과 통화하고 있다. 문 대통령 책상에는 서류철과 함께, 모니터에는 한국 소식이 담긴 뉴스들이 올라와 있다. 이 사진은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이 찍은 사진으로 청와대는 이날 오후 공개했다. 2019.3.11 [청와대 제공] hkmpoo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현재 정부의 미세먼지 컨트롤타워는 국무총리실에 설치된 미세먼지특별위원회가 맡고 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반 전 총장에게 새로운 기구의 수장을 제안하면서 기존 특위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한 독일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한 후 다과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은 반기문 당시 외교부장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한 독일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한 후 다과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은 반기문 당시 외교부장관.

문 대통령과 반 전 총장은 2017년 대선때 한때 경쟁 관계였다. 탄핵정국에서 김무성 의원을 중심으로 한 당시 새누리당 탈당그룹은 반 전 총장을 차기 주자로 밀었으나, 더불어민주당의 강력한 견제가 시작되자 반 전 총장은 귀국 20일 만에 대선 출마를 포기했다. 다만 반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후에는 문 대통령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

반 전 총장은 대선 직후이던 2017년 5월18일 문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 전화를 했었다. 그리고 그해 6월 2일 청와대에서 70분간 면담을 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를 놓고 중국과의 외교 마찰이 극에 달했던 시점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 반 전 총장에게 “국내 정치는 소통으로 풀면되지만 외교가 걱정”이라며 “반 전 총장의 경험과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반 전 총장은 “외교는 상대방이 있으니 밸런스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 “한·미 동맹이 (모든 외교의) 초석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는 등의 조언을 했다. 문 대통령은 그해 9월 11일 유엔 총회 참석을 앞두고 있던 시점에도 반 전 총장을 청와대로 초청했다. 당시 반 전 총장은 문 대통령에게 “유엔 사무총장 재직 경험이 국익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017년 6월 2일 청와대에서 110분간 오찬 회동을 한 뒤 나란히 함께 걸어나오고 있다. 두 사람이 나눈 사드 체계와 관련한 대화에 대해 청와대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전술“이라며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017년 6월 2일 청와대에서 110분간 오찬 회동을 한 뒤 나란히 함께 걸어나오고 있다. 두 사람이 나눈 사드 체계와 관련한 대화에 대해 청와대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전술“이라며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국회 주변에선 반 전 총장이 미세먼지 범국가기구 참여를 계기로 정치적 역할을 떠맡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강태화·성지원 기자 thka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