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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은퇴 선언 빅뱅은 어디로…YG는 하루만에 1100억 날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27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나온 승리.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나온 승리. [연합뉴스]

빅뱅의 승리(이승현ㆍ29)가 결국 은퇴를 선언했다. 승리가 사내 이사로 일했던 클럽 버닝썬과 관련해 폭행ㆍ마약ㆍ탈세ㆍ성매매 알선 등 관련 의혹이 차례로 불거지면서 부담감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승리는 11일 오후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가 이 시점에 연예계를 은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안이 너무 커 연예계 은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선 성실하게 조사를 받아 쌓인 모든 의혹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11일 승리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원문. [승리 인스타그램 캡처]

11일 승리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원문. [승리 인스타그램 캡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측은 “승리 본인이 직접 글을 올린 것은 확인했지만 회사와 전혀 의논되지 않은 일이라 당황스럽다”며 “향후 거취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달 27일 자진 출석한 승리에 대해 참고인 조사를 마친 뒤 성매매 알선 혐의로 피의자로 전환한 상태다.

YG가 지난 8일 승리의 입대 소식을 발표하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오는 25일 입대 전까지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10일 해외투자자 성 접대 의혹 장소로 거론된 클럽 아레나에 대한 압수 수색을 실시했다. 압수물 분석을 마치고 이르면 오는 주말 승리를 재소환해 추가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넷플릭스 'YG전자' 제작발표회에서 성공한 사업가 '승츠비' 콘셉트로 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넷플릭스 'YG전자' 제작발표회에서 성공한 사업가 '승츠비' 콘셉트로 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승리는 “YG와 빅뱅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저는 여기까지인 것 같다”며 선 긋기를 했지만, 그 여파는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승리가 직접 운영한다고 밝힌 또 다른 클럽 러브시그널의 소유주가 양현석 대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클럽을 운영 중인 A법인의 지분 70%는 양현석 대표가, 30%는 양 대표 동생인 양민석 대표이사가 보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양 대표는 이와 관련해 탈세 의혹을 받고 있지만 YG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당장 YG의 주가도 요동치고 있다. 11일 승리와 다른 가수 2명 등이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불법 촬영 동영상을 봤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전날보다 6100원(14.10%) 하락한 3만751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8일 7865억원이었던 YG의 시가 총액은 이날 6756억원으로 떨어졌다. 하루만에 1109억원이 날아간 셈이다.

캐시카우 빅뱅을 잃은 YG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모두 큰폭으로 하락했다. 2018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2858억원으로 2017년 3498억원 대비 18.3%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251억원에서 94억원으로 전년 대비 62.4%나 떨어졌다. 2016년 미국 포스브 발표 기준 한 해 동안 4400만 달러(약 500억원)을 벌어들여 ‘가장 많은 수익을 얻은 셀러브리티 100인’ 54위에 선정된 빅뱅의 부재가 YG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중앙지법에서 대마초 혐의 관련 1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나온 탑. [연합뉴스]

지난해 서울중앙지법에서 대마초 혐의 관련 1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나온 탑. [연합뉴스]

아이돌 그룹으로는 드물게 2006년 데뷔 이후 10년을 넘긴 장수그룹으로 멤버 전원이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향후 활동 계획은 가늠하기 힘들게 됐다. 2017년 2월 맏형 탑(최승현ㆍ32)을 시작으로 이듬해 지드래곤(권지용ㆍ31), 태양(동영배ㆍ31), 대성(강대성ㆍ31)이 차례로 입대한 빅뱅 멤버들은 올해 모두 제대 예정으로 연내 혹은 이듬해 컴백이 유력했다. 2017년에도 군 복무 중인 탑을 제외하고 일본 돔 투어를 진행하는 등 4인조로 활동한 경험이 있고, 지디&탑이나 지디&태양 등 유닛 활동도 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버닝썬 사건을 비롯해 다양한 사건 사고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컴백은 힘들 전망이다. 탑은 지난해 대마초 흡연 혐의로 불구속기소되면서 현재 공익 근무 중이다. 제대도 지난해 11월에서 올 6월로 늦춰졌다. 10월 제대를 앞둔 지드래곤 역시 발목 뼛조각 제거 및 인대 재건 수술을 받고 군 병원에 입원해 특혜 의혹에 시달렸다. 지드래곤도 2011년 대마초 흡연 혐의로 기소유예 받은 적이 있다. 태양과 대성은 11월 제대한다.

2016년 데뷔 10주년을 맞아 다큐멘터리 '빅뱅 메이드'를 개봉한 빅뱅. [일간스포츠]

2016년 데뷔 10주년을 맞아 다큐멘터리 '빅뱅 메이드'를 개봉한 빅뱅. [일간스포츠]

소속사 차원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국 조지메이슨대 이규탁 교수는 “서양에서는 개인의 행동에 대해 소속사에 책임을 묻지 않지만 K팝은 소속사 주도로 아티스트를 집중적으로 관리하며 발전해왔다. YG 역시 관리 책임을 면하긴 힘들 것”이라며 “아이콘과 위너 등 3세대 보이그룹 팬덤이 완벽하게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악재가 이어지면서 회사의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밝혔다.

웹진 ‘아이돌로지’ 미묘 편집장은 “사실 빅뱅은 자유분방한 아티스트 이미지가 강해서 마약 등은 개인적 문제로 치부해 팀의 이미지나 브랜드 전체가 타격을 입진 않았다”며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진상이 규명돼야 알겠지만 개인이 아닌 다수가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실형을 받게 된다면 예전처럼 활동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팀의 이미지가 직결되는 그룹보다는 솔로로 활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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