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미세먼지 시즌제’ 검토”…차량 통행제한 등급 강화될 수도

중앙일보

입력

미세먼지가 사회적 재난으로 떠오른 가운데 서울시가 ‘미세먼지 시즌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SNS 통해 중장기적 미세먼지 대책 강조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저감조치 시행 #중앙정부 및 타 시도와 협조체제가 관건

미세먼지 시즌제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한 당일뿐 아니라 고농도 발생 시기 전체를 대상으로 예비저감조치를 시행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 시기를 겨울철과 봄철인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로 보고 있다. 현재의 비상저감조치는 미세먼지가 고농도로 발생한 후에 이뤄지는 사후적 대책에 불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지난달 22일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청 서소문 별관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 단속 상황실을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지난달 22일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청 서소문 별관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 단속 상황실을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미세먼지, 이제 중장기적 대책이 필요합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박 시장은 “비상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대처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 또한 일상적인 대책이 전제돼야 보다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미세먼지 시즌제’ 도입, ‘자동차와 교통분야 혁명적 시도’ 등 앞으로도 서울시는 한발 빠른 대책을 준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이 같은 계획은 봄철 ‘산불방지 대책기간’, 여름철 ‘풍수해 대비 기간’처럼 미세먼지가 심한 시기에 특별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권민 서울시 대기정책과장은 “현재의 비상저감조치는 하루 또는 며칠 간의 대책인데, 이 같은 단기 대책으론 가시적인 효과를 보기 상당히 어렵다”며 “고농도 미세먼지가 극심한 기간을 정해 비상저감조치에 상응하는 대책들을 펼치는 정책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시즌제가 도입되면, 비상저감조치 발령 시 시행되는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등의 조치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제한 등급이 5등급에서 4등급으로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박 시장이 말한 ‘교통분야 혁명적 시도’란 이런 의미로 풀이된다. 또 이 기간 내내 석탄화력 발전을 감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가 이뤄지려면 중앙정부와 다른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가령 5등급 차량의 운행 제한도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돼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도권 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엿새째 이어진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주변에 미세먼지가 가득하다.[연합뉴스]

수도권 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엿새째 이어진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주변에 미세먼지가 가득하다.[연합뉴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도 경기도·인천의 조례 통과가 늦어지면서 당초 계획과 달리 서울만 먼저 시행해 ‘반쪽자리 대책’이란 지적이 나왔다. 경기도·인천은 지난달과 이달에 차례로 조례를 통과시켜 올 6월부터 운행 제한이 이뤄진다. 권민 과장은 “배출가스를 얼마나 어떤 강도로 규제할지와 중앙정부, 타 지자체들과의 논의·합의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김동술 경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미세먼지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대책을 세운다는 점에서 인공강우나 광촉매 페인트를 칠하는 식의 실효성이 적은 사후 방식보다는 낫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이 같은 기간이 길어지고, 생활에 불편이 가중된다면 효율성이 떨어지고 시민들이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미세먼지 배출 요인과 배출량에 대한 정확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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