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인천공항서 수상한 행동 마라···9000개 '눈' 지켜본다

중앙일보

입력 2019.03.08 01:50

업데이트 2019.03.0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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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안팎에 설치된 CCTV는 9000대에 육박한다. [중앙포토]

인천공항 안팎에 설치된 CCTV는 9000대에 육박한다. [중앙포토]

 2016년 초 인천공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입국장에 있는 남자 화장실에서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체와 아랍어로 된 협박성 메모지가 발견됐기 때문인데요.

인천공항 안팎 CCTV, 9000대 가량
여객터미널, 탑승동에 2600대 설치

주차장과 주변도로에도 5200여대
세관에선 420여 대 추가로 더 설치

공항 상황실에서 24시간 영상 주시
특이사항 발생하면 바로 집중 감시

국가보안시설 '가급'으로 보안중요
일반여행객은 CCTV 의식 필요없어

 수사에 나선 경찰은 닷새 만에 30대 한국인 남성을 범인으로 체포했습니다. 비교적 빨리 범인을 잡을 수 있었던 건 공항 내 CCTV(폐쇄회로TV) 영상 덕분이었는데요.

 당시 경찰은 CCTV 영상을 정밀 분석해 사건 당일 범인이 쇼핑백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2분 후 빈손으로 나와서는 바로 서울로 되돌아간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당시 폭발물 의심물체는 모조 폭발물로 밝혀졌습니다.

인천공항 CCTV에 잡힌 폭발물 협박범의 모습. [연합뉴스]

인천공항 CCTV에 잡힌 폭발물 협박범의 모습. [연합뉴스]

 앞서 2014년에는 공항 출국장 내 명품 매장에서 다른 여행객이 깜빡하고 놓고 간 수백만 원이 든 돈 봉투를 훔친 대기업 간부가 붙잡힌 일도 있었는데요. 역시 매장 주변에 설치된 CCTV 분석을 통해서였다고 합니다.

 또 2007년 인천공항에서 발생한 골프장 사장 납치사건의 해결에도 CCTV가 한몫했습니다. 여객터미널 출입구 앞 건널목에 설치된 CCTV의 영상을 통해 납치 상황과 차량을 확인한 겁니다.

 이처럼 인천공항에 설치된 CCTV가 발휘하는 위력은 상당한데요. 그렇다면 인천공항에는 CCTV가 몇 대나 설치되어 있을까요? 정답은 약 9000대입니다.

 이 가운데 인천공항공사에서 설치한 카메라가 90%를 훌쩍 넘는 8500여대인데요. 우선 승객들이 비행기를 타고 내리는 제1, 2 여객터미널과 탑승동 내부에 설치된 CCTV가 2600대가량 됩니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과 탑승동에는 2600대 가량의 CCTV가 설치돼 있다. [중앙포토]

인천공항 여객터미널과 탑승동에는 2600대 가량의 CCTV가 설치돼 있다. [중앙포토]

 출국장과 입국장은 물론 출입국 심사대와 세관 구역 등등 터미널 내 대부분의 구역에 '감시의 눈'이 있다고 보면 됩니다. 물론 일반 사무실과 화장실 내에는 없습니다.

 여기에다 세관에서 부정행위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별도로 설치한 CCTV가 420대가량 되는데요. 규모가 큰 제1 여객터미널 세관 구역에 290여대, 제2 여객터미널에 130여대 정도가 가동 중입니다.

 또 부대 건물 등 외곽 지역에 720대가량이 있고, 주차장과 주변 접근 도로에도 5200대가 넘는 감시카메라가 곳곳에 설치돼 있습니다.

인천공항 장기주차장에 설치되어 있는 CCTV. [블로그 캡처]

인천공항 장기주차장에 설치되어 있는 CCTV. [블로그 캡처]

 이들 CCTV가 보내오는 영상은 공항 상황실의 근무자들이 여러 대의 대형스크린과 수십 대의 일반 모니터를 통해 24시간 주시합니다. 특이점이 발견되면 대형 스크린에 띄어 집중감시를 하게 되는데요.

 이처럼 감시카메라에 잡힌 화면은 모두 녹화되며 3~4개월 분량이 보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천공항 상황실에서는 CCTV 영상을 24시간 주시하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다. [뉴시스]

인천공항 상황실에서는 CCTV 영상을 24시간 주시하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다. [뉴시스]

 또 세관과 법무부 출입국관리소에서도 별도의 상황실을 운영하며 수상한 행동을 하는 여행객이 없는지를 찾아냅니다. 물건을 몰래 숨기거나 하는 수상한 행동을 했다가는 적발되기에 십상입니다.

 참고로 세관 구역에는 CCTV뿐 아니라 여행객으로 위장해 수상한 사람이 없는지를 파악하는 '로버(Rover)' 요원도 활동 중이어서 감시망이 더 촘촘합니다.

 한마디로 인천공항 주변 도로에 들어서서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순간까지 여행객의 동선 전체가 CCTV의 시선 아래 놓여 있다고 보면 되는데요. 그럼 인천공항에 왜 이렇게 많은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을까요?

인천공항에서 폭발물 처리 시범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공항에서 폭발물 처리 시범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엇보다 인천공항이 국가보안시설 '가급' 이기 때문입니다. '가급'은 청와대, 국정원, 원자력발전소, 방송국, 공항, 항만시설 등 유사시 적 타격목표 1순위에 해당되는 주요 시설로 무기를 휴대한 청원경찰이나 경비인력이 경비를 서도록 관련 법률로 규정돼 있습니다.

 게다가 항공 분야는 조금만 방심해도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사소한 문제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됩니다.

 물론 인천공항에만 이렇게 많은 감시의 눈이 있는 건 아닙니다. 외국의 대형공항도 보안을 위해 상당 규모의 CCTV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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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한편으로는 공항에서의 내 일거수일투족을 누군가가 세세히 들여다본다는 게 찜찜할 수도 있는데요. 하지만 일반여행객이라면 그다지 CCTV를 의식할 필요는 없습니다.

 여행객의 사생활을 침해할 목적으로 이용되지는 않기 때문인데요. 보다 안전한 공항과 비행을 위한 조치로 이해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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