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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 인터뷰] 가톨릭대 "동점 때 선발 1순위 인성인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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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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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은 학생부 종합전형의 핵심이다. 이들은 내신성적·수상실적·자격증·체험 활동·추천서·자기소개서·면접 등을 통해 학생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렇게 대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각 대학의 입학사정관을 톡톡에듀가 매달 인터뷰한다. 첫 번째는 이원준 가톨릭대학교 입학사정관이다.

- 입학사정관은 어떤 일을 하나.
“입학사정관이 우리나라에 생긴 지 약 10년이 됐다. 처음에는 입학사정관제 전형만 관리했다. 지금은 평가뿐만 아니라 입학전형을 설계하고, 실행하고, 평가한 뒤, 결과를 분석하고 연구하는 역할까지 한다. 선행학습이나 사교육이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도 연구하고 다른 대학과 연계한 연구도 한다.”

[톡톡에듀 입학사정관 릴레이 인터뷰] 가톨릭대 이원준 입학사정관 #의대는 현역 의사가 면접관 참여... "의사 됨됨이 종합적 검증" #전공 적합성 35%, 학업역량 30%, 인성 20%, 발전가능성 15% 비중 #여러 전형 중 금수저가 가장 덜 유리한 전형이 학생부 종합전형

- 가톨릭대에는 입학사정관이 몇 명 있나.
“12명이 있다. 입시 철에는 교수님을 40~50명을 위촉해 확충한다. 가톨릭대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이하 학종)으로 선발하는 인원은 약 840~850명이다. 서류평가로 선발 인원의 3배수를 추린 뒤 면접을 진행한다. 서류 평가에는 한 달이 걸린다. 면접은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평가는 교차해서 진행한다. 평가자 사이에 오차가 클 경우에는 재조정하고 재평가한다.”

- 주요 대학이 학종을 선호하는 이유는.
“수년간 이어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학종으로 들어온 학생들이 학교에 대한 충성도, 대학에서의 성적, 교수와 학생 사이의 관계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학교 입장에서는 상위권의 대학일수록 원하는 학생을 직접 뽑고 싶다는 욕구가 있다. 학종에서는 서울대에서는 떨어진 학생이 다른 학교에 붙기도 한다. 과거에는 찾아볼 수 없던 일이다.”

가톨릭대학교 이원준 입학사정관

가톨릭대학교 이원준 입학사정관

-가톨릭대를 간단히 소개하면.
“가톨릭 서울대교구에 소속된 대학이다. 성심여대ㆍ가톨릭의대와 사제를 기르는 성신교정을 1994~95년에 통합해 만든 대학이다. 지방의 가톨릭대와는 별개의 대학이다. 로마 교황청의 지원을 받는 한국의 대표적 가톨릭대학이기도 하다. 하지만 종교를 강요하지는 않는다. 불교 동아리도 있다. 반드시 채플 같은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의무 규정도 없다. 종교와 상관없이 지원해주길 바란다.

-가톨릭대학이 원하는 인재상은.
”우리 학교 홈페이지에는 인성과 창의력을 갖춘 윤리적 리더 양성이라는 슬로건이 나온다. 총장님 말씀을 보면 교육의 키워드는 진리ㆍ사랑ㆍ봉사다. 진리를 추구하는 학생, 불쌍한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봉사 정신이 있는 학생, 외국어 하나 정도는 할 수 있는 국제적인 소양이 있는 학생, 인문학의 가치를 알고 음악ㆍ미술에도 관심이 많은 학생을 원한다. 입시에서 평가 요소를 보면 서류 평가 때는 전공 적합성, 학업역량, 인성, 발전 가능성 네 가지로 구분해 평가한다. 각각 35%, 30%, 20%, 15%의 비중이다. 비중에서는 20%지만 우리 학교는 인성을 매우 중시한다. 서류 통과 후 면접에서는 학업역량을 뺀 나머지 세 분야를 더 살펴본다. 동점자가 나오면 인성 점수가 높은 학생을 먼저 선발한다.“

-독서활동ㆍ봉사활동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은가.
”독서활동은 비중 있게 본다. 만일 수학과를 지원한 학생은 수학 성적으로 전공 적합성을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심리학과를 지원한 학생은 고교에서 해당 과목을 깊이 있게 배우지는 않는다. 독서활동을 통해 자신이 지원하는 전공과 관련해 어떤 관심을 가지고 어떤 노력을 했는지 등을 볼 수 있다. 독서 수준이 높은 학생일수록 학업 역량이 높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봉사활동은 주의 깊게 관찰한다. 과거에는 학생 자신의 노력이 아니라 부모의 도움으로 봉사활동을 1000시간이나 하거나, 해외 봉사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1000시간 봉사했다고 한 학생은 합격하지 못했다. 같은 학교 학생과 분류해서 따로 봉사 시간의 데이터를 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봉사의 진정성을 본다. 출결과 봉사가 그렇게 중요 변수는 아니다.“

-가톨릭대 의대 입학과정이 다른 학교와 다른 점은.
“수시 선발 중에는 교과 전형이 없다. 모두 학생부 종합전형이다. 면접은 두 차례에 걸쳐 본다. 한 번은 다른 과와 마찬가지로 학생부에 나온 커리어를 확인하는 면접이다. 의대만의 면접은 현직 의사 선생님이 직접 학생을 평가한다. 의사로서의 됨됨이가 있느냐를 살핀다.”

-학생부 전형은 금수저 전형 아닌가.
“금수저들은 모든 전형에서 다 유리하다. 금수저가 상대적으로 가장 덜 유리한 전형이 학생부 종합전형일 것이다. 그래서 강남의 학교가 학생부 종합전형에 목을 매지 않는다. 올해 서울대 입시에서 강남권 고교가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는 서울대가 정시에서 선발의 비중을 늘렸기 때문이다. 정시 비율이 늘어나면 내년에 강남권의 성적이 더 좋아질 것이다. 사교육의 혜택을 많이 받을수록 정시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정시가 가장 금수저 전형이다.”

-가톨릭대에 입학하고자 하는 학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일관성과 진정성 있는 고교생활을 하면 자기만의 스토리가 있는 학생부와 자소서가 생길 것이다. 학생부를 보면 억지로 한 거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뒤늦게 학종으로 진학하기 위해 부랴부랴 준비하면 이렇게 되는 경우가 많다. 금방은 안 된다. 호흡을 길게 가지고 차근차근하면 스토리가 나온다. 진로희망이 바뀐다고 해서 일관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춤을 전공했는데, 춤을 추며 음악을 듣다 보니 음악을 전공하고 싶어지는 일이 충분히 가능하다. 정말 진정성 있는 변화라면 독서활동 등 학생부 곳곳에 흔적이 남게 된다. 개연성 있는 꿈의 변화라면 오히려 권할 만하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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