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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인사 비판에, 윤범모 관장 “채찍으로 알 것…北과 교류 모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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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범모 신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범모 신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범모(68) 국립현대미술관(MMCA) 신임 관장이 5일 취임 한 달 만에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윤 관장은 MMCA 서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드 인사’ 논란, 공모 과정 불공정 의혹 등에 대해 “저는 임명된 입장이기에 외적인 부분은 제가 무어라 말씀드리기 난감하다. 언론 비판은 제 능력 부족과 부덕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 관장은 민중미술 진영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에는 “저는 민중미술 장점을 이해하는 입장”이라면서도 “제가 발표한 글 1000편 중에서 민중미술은 10%도 되지 않고, 최근 기획한 전시에서도 오히려 균형 감각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 관장은 개관 50주년을 맞은 미술관의 과제로 ▶협업하는 열린 미술관 ▶남북 교류협력 통한 미술사 복원 ▶국제화 교두보 확보 ▶한국미술 정체성 확립을 위한 연구 심화 ▶4관 체제 특성화 및 어린이미술관 강화를 제시했다.

특히 윤 관장은 “분단 극복, 남북화해 시대에 통일로 가는 길목에서 미술과 미술관이 일정 부분 기여했으면 한다”라면서 “북한의 공적 기관과 교류를 모색해 소장품 교류전, 공동기획 특별전 등의 주제를 개발ㆍ추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윤 관장은 ‘북측 공적 기관이 만수대창작사를 의미하느냐’는 물음에는 “정치 환경과도 직결된 문제이고, 상대방이 있는 사안인 만큼 협의가 구체화·가시화하면 말씀드릴 것”이라고 답했다. 또 “남북문제는 개인 의지로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직접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북한 미술과 관련해 축적된 연구량이 미흡하고 그동안 민간에서 진행된 전시도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이제부터 공식화된 교류사업을 통해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관장은 1998년 북한 당국 초대로 평양 조선미술박물관 등을 다녀온 적이 있으며 다수의 북한미술품 전시 기획을 맡았다. 그는 “정부로부터 받은 ‘미션’은 아무것도 없다”라면서 “두루두루 통섭하는 균형 감각을 보이겠다”라고 밝혔다.

윤 관장은 10년 가까이 끌어온 미술관 법인화로 학예·전시 인력의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한 것에 대해서는 “취임하고 보니 가장 큰 문제가 인력이다. 인력 확충과 조직 개편 문제를 관련 부처와 협의하겠다”라고 말했다.

공모 과정에서 불거진 불공정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앞서 최종 후보 3명 중 유일하게 역량 평가를 통과했지만 임명에서 배제된 이용우씨는 윤 관장 임명 뒤 입장문을 내고 “기회 균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마련한 공개 모집 제도가 비공정성으로 얼룩졌으며 촛불 혁명 정부가 내세운 정의와 기회 균등의 철학이 시험받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윤 과장은 “이용우씨랑은 친한 관계라 안타깝게 생각한다. 임용받은 사람이 (임용과정에 대해) 뭐라고 말하기가 난감하다”고 말을 아꼈다.

윤 관장은 1979년 동국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계간미술’(월간미술 전신) 기자로 일했고, 1980년대 현실참여미술인 동인인 ‘현실과 발언’의 창립 멤버로 활동했다. 이밖에 가천대 교수와 경주엑스포 전시총감독, 창원조각비엔날레 총감독, 한국큐레이터협회장,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윤 관장의 임기는 3년이다.

윤범모 신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발전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범모 신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발전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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