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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너도나도 논에서 게 키우자···온실가스 3.4배 확 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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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국 농촌에서 양식하는 게 [사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

중국 농촌에서 양식하는 게 [사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

중국에서 논에다 물을 채워 양식장으로 바꾸는 작업이 대대적으로 벌어지는 바람에 온실가스 배출이 대폭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같은 면적의 논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이 3.4배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물 속 사료 찌꺼기서 메탄 발생”

강호정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와 중국과학원 토양과학연구소, 영국 뱅거대 연구팀은 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양식어업 최대 국가인 중국에서는 757만㏊의 양어장이 있고, 여기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인 메탄은 논·습지·호수에서 배출되는 메탄 1억1300만t의 36%가 넘는다"고 밝혔다.

시장으로 내 보내기 위해 묶어놓은 중국 양식 게 [사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시장으로 내 보내기 위해 묶어놓은 중국 양식 게 [사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연구팀은 "인구가 늘고 해산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세계 각국에서는 양식업이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중서부(장쑤성 부근) 지역에서 게 (Crab) 등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농부들이 논을 양식장으로 바꾸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연구팀 분석 결과, 이산화탄소로 환산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논 1㏊당 8.15t이던 것이 양어장으로 바뀌면서 28t으로 늘었다.
메탄 발생량이 많이 늘어난 탓이다.
메탄은 온난화 지수(Global Warming Potential)가 이산화탄소의 25배여서 같은 양이라도 메탄으로 배출되면 25배가 배출된 것으로 환산한다.

강 교수는 "메탄 발생이 늘어난 것은 양식장에서 사료를 뿌린 탓"이라며 "사료 찌꺼기가 바닥에 쌓이면서 메탄 발생을 부추긴다"고 말했다. 논에서도 메탄이 발생하지만, 양식장에서는 1년 내내 물을 채워둬 메탄 발생이 늘었다는 것이다.

중국 게 양식장 [사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중국 게 양식장 [사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논문에서는 또 전 세계적으로 양식업에서 발생하는 메탄의 양이 상당하다는 것을 최초로 밝혀냈다.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 양식업 규모가 큰 21개국을 조사한 결과, 양식장에서 배출되는 메탄의 양은 2014년 기준으로 연간 6040만t으로 인간 활동으로 배출되는 전체 메탄의 1.82%를 차지했다.

강 교수는 “메탄 발생을 줄이려면 양식장 물속에 산소를 불어 넣는 폭기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산소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소비되고, 또 다른 온실가스가 배출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는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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