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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영변 외 핵시설, 美 알고있어 北 놀랐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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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변 핵시설 외 나오지 않은 걸 우리가 알고 있었던 것에 대해 북한이 놀랐던 것 같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결렬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뒷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완전한 제재 완화를 원했으나 미국은 들어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김정은을 "상당히 캐릭터를 가진 인물"이라고 표현하면서 "그와 굳건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기자회견에서 밝힌 양자 간의 대화 내용.

28일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 [AP=연합뉴스]

28일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 [AP=연합뉴스]

◆영변 핵시설 플러스알파=이번 회담에 앞서 전문가들은 지난해 6월 1차 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의 이행 계획이 '하노이 선언'에 담길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가 밝힌 김정은과의 대화, 무엇이 문제였나 # 기자회견서 공개 "김정은, 웜비어 문제 유감 표명"

특히 영변 핵시설 폐기와 사찰 허용, 동창리 로켓 발사장·풍계리 핵실험장 사찰 등을 담은 북한 비핵화 실질조치와 종전선언 내지 '평화선언',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남북경협용 제재 일부 완화 등 미국의 상응조치를 교환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정했다.

트럼프는 이와 관련 '구체적으로 영변 핵시설 이야기를 나눴나'라는 질문에 "그렇다"면서 “(그간 협상 때) 나오지 않은 것 중에 우리가 발견한 게 있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추가로 발견한 시설이 우라늄 농축과 같은 것이냐는 물음에 "그렇다"면서 "저희가 알고 있었던 것에 대해 북한이 놀랐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영변 핵시설 외에도 굉장히 규모가 큰 핵시설이 있다"면서 "미사일도 빠져 있고, 핵탄두 무기 체계가 빠져 있어서 우리가 합의를 못 했다. (핵)목록 작성과 신고, 이런 것들을 합의하지 못 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웜비어 문제 ‘유감’ 표명=트럼프는 김정은이 “웜비어 문제를 자신이 알았더라면 내버려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미국 대학생이었던 오토 웜비어는 북한에 관광갔다가 17개월 간 억류된 후 식물인간 상태로 귀국했다가 2017년 6월 숨졌다. 트럼프는 "웜비어 가족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상당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김 위원장과 웜비어 사건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나중에야 알게 됐다고 이야기했다"면서 이어 "워낙 큰 국가이고 많은 사람이 감옥, 수용소에 있다보니 일일이 모른다. 김 위원장은 구체적인 인물에 대해 몰랐다"고 덧붙였다.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회담 도중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회담 도중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 회담 약속 하지 않았다"=트럼프는 차기 회담과 관련해 김 위원장과 별도 약속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회담이 열리기까지 오래 걸릴수도 있고 곧 열릴 수도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도 합의 도출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한 합의는 나도 폼페이오도 만족스럽지 않은 합의였을 것”이라며 “다양한 옵션이 있었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합의를 도출하는 게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추가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을 내비쳤다. 트럼프는 "어젯밤(27일)에도 김정은이 로켓이나 또는 핵실험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면서 "나는 신뢰하고 믿는다. 그 사이에도 우리는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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