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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만난 손학규의 쓴소리 "당 대 당 통합 필요 없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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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황교안 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야권의 정계개편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8일 오후 국회 바른미래당 대표실로 손학규 대표를 예방했다. 두 당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20190228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8일 오후 국회 바른미래당 대표실로 손학규 대표를 예방했다. 두 당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20190228

황교안 신임 당 대표는 28일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통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통합엔 다양한 방법들이 있을 것”이라며 “우선 당부터 통합되고 더 나아가 넓은 통합까지 차근차근, 그러나 확실히 이뤄가야한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바른미래당이 머잖아 정계개편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최근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를 놓고 바른정당계와 호남그룹 사이에 정체성 갈등이 불거진 상태다. 황 대표는 전대 과정에서 바른정당계의 리더인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의 한국당 복당 문제에 대해 “당의 미래를 위해 헌법 가치에 부합하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당이 전대 과정에서 나온 5·18 폄훼발언, 탄핵 부정 논란 등으로 우경화 논란에 휩싸인게 변수다. 바른정당 출신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한국당이 바뀌는 조짐이 보여야 정계개편을 논할텐데, 전대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을 보라”고 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한국당에서 ‘통합설’이 나오는데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손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한국당 전대에서 이념갈등, 막말잔치, 싸움이 판쳤다. (황교안 후보 당선은) 일반 국민의 여론을 등진 것이 표심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실을 예방한 황 대표에게 직접 “당 대 당 통합은 할 필요가 없다”며 “그건 우리 정당 정치와 다당제라는 민주정치의 취지를 부정하고 양당 극단 정치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어 “5·18 폄하, 탄핵 불복 등의 논란은 역사인식이 과연 제대로 있는 건가. 당 대표가 의원들의 말의 품격을 높여 국민들로부터 정치가 인정받게 하자”고 비판했다.

일반적으로 예방 자리에선 덕담을 주고받는 게 관행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강도높은 쓴소리를 한 셈이다. 황 대표는 예방 직후 기자들과 만나 “(통합에 대해선) 당 입장이 있고 저희도 나름대로 추구하는 바가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뭘 하라, 하지 말라 하기 보다는 어떻게 이 문제를 국민적·국가적 관점에서 검토할 것인지 논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8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쉐르빌호텔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2019년 의원 연찬회에서 유승민 의원이 김동철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8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쉐르빌호텔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2019년 의원 연찬회에서 유승민 의원이 김동철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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