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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북·미 아무 합의 이루지 못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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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자리를 함께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AP=연합뉴스]

28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자리를 함께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AP=연합뉴스]

북한과 미국의 28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이 아무런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업무 오찬과 서명식 취소…양 정상, 숙소로 돌아가 #NHK "북한이 비핵화 안하면 미국도 안하겠다는 뜻"

백악관은 이날 "두 정상이 (북한의) 비핵화와 경제 주도 구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다양하게 논의했다"면서도 "현재로선 어떤 합의도 이루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하지만 각자의 팀은 미래에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면서 향후 회담 가능성의 여지를 열어놨다. 갑작스러운 회담 결렬 소식에 하노이 미디어센터는 놀라움에 휩싸였고 외신들은 즉각 브레이킹 뉴스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날 합의 결렬은 예정됐던 오찬 일정이 지연되면서 감지되기 시작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이날 오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나 2차 정상회담을 했다. 오전 단독 회담에 이어 확대 정상회담이 이어졌다.

이어 업무 오찬과 오후 서명식이 예정돼 있었지만 1시간 이상 늦어지면서 뭔가 이상이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12시쯤 회담장인 소피아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의 식사 장소에 회담관계자로 보이는 인물 한 두명이 왔다가며 곧 식사를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회담관계자는 물론 호텔 종업원들도 사라지며 이상기류가 흘렀다.

28일 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예고없이 연기되는 가운데 워싱턴포스트 소속 데이비드 나카무라 기자가 "텅빈 오찬장"이라며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사진. [사진 나카무라 트위터]

28일 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예고없이 연기되는 가운데 워싱턴포스트 소속 데이비드 나카무라 기자가 "텅빈 오찬장"이라며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사진. [사진 나카무라 트위터]

현지에선 합의문 도출을 위한 마지막 협상이 진행중인 게 아니냐는 대체적인 관측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이 회담에 앞서 "비핵화가 의제에 없다면 왜 왔겠냐"는 언급을 하는 등 적극적인 협상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디어 센터에 마련된 대형스크린에 호텔 앞에 세워둔 정상들의 차량 근처로 양측 수행원들이 모여들어 출발하려는 움직임이 방영되면서 이상기류가 사실로 되는 분위기였다. 회담장 주변을 취재하고 있던 기자들로부터 "회담장 주변의 교통통제가 시작되고, 정상들의 차량행렬을 안내하는 베트남 경찰차량이 등장했다"는 긴박해진 상황이 전해졌다.

이어 정상회담 이후 이날 오후 4시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할 예정이던 일정이 오후 2시로 당겨졌고, "일정이 바뀌었다"는 백악관의 공식 통보가 나왔다. 이어 샌더스 대변인의 공식 발표로 회담 결렬이 확정됐다.

김정은 위원장이 28일 업무 오찬과 서명식 없이 정상회담장을 떠나고 기자회견이 오후 4시(현지시간)에서 2시로 앞당겨지자 관계자들이 서둘러 기자회견장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 트위터]

김정은 위원장이 28일 업무 오찬과 서명식 없이 정상회담장을 떠나고 기자회견이 오후 4시(현지시간)에서 2시로 앞당겨지자 관계자들이 서둘러 기자회견장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 트위터]

같은 시간 일본 NHK 방송 화면엔 김정은 위원장이 검은색 차량을 타고 회담장을 떠나는 모습이 잡혔다. 지지통신은 "김정은이 전용차 안에서 불편한 기색을 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일행은 1시29분에 호텔에 도착해 차에서 내린 뒤 바로 숙소로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NHK 방송은 "기자들이 외무성 간부에게 '회담이 잘 안된거냐'고 물었더니 외무성 간부가 '북한이 비핵화를 안하면 미국도 안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하노이=정용수 기자, 강혜란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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