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국가주석 겸 공산당 서기장을 연내 미국을 국빈방문하도록 초청했다. 이른바 ‘하노이 선언’에서 미국과 북한이 적대관계 해소를 위한 구체 조치(연락사무소 설치 등)에 합의한다면 장래 언젠가 김정은에게도 미국 방문의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북한 비핵화하면 베트남처럼 될 것" 강조
베트남 정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하노이 주석궁에서 응우옌 푸 쫑 국가주석과 회담하면서 쫑 국가주석에게 연내 미국을 국빈방문 해달라고 요청했다. 1995년 양국 관계가 정상화된 이래 역대 베트남 국가주석과 총리가 수차례 미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했지만 대부분 실무방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빌 클린턴(2000년 11월), 조지 W 부시(2006년 11월), 버락 오바마(2016년 5월) 전 대통령 이래 베트남을 방문한 네 번째 미국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베트남 방문에서 총 210억 달러(23조 5000억원)에 이르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미 보잉사가 베트남 항공사 비엣젯에 보잉-737 항공기 100대를, 베트남 항공사 뱀부항공엔 보잉-737 기종 10대를 판매하는 등 계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의 회담에서 "베트남이 (미국의) 군사장비(구입)도 고려하고 있다는 것도 감사하다"면서 "우리는 이제 친구"라고 말하기도 했다. 푹 총리도 "미국은 초강대국이고 미국의 경제가 성장해야 베트남을 비롯한 다른 나라도 성장한다"면서 "미국의 경제적 활약에 축하를 보낸다"고 치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을 위해 찾은 하노이에서 기회 있을 때마다 ‘베트남 모델’을 강조했다. 27일 오전 트위터에서 베트남의 경제 발전상을 거론하며 “북한이 비핵화를 한다면 베트남처럼 될 수 있다”고 한 데 이어 쫑 주석을 만나서도 "(북한이) 좋은 생각을 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예가 바로 베트남"이라고 언급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