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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北 무한 잠재력" 김정은 "최선 다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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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첫날인 27일 오후(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날 만남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경제발전을 이루도록 돕고 싶다“며 ’이번 회담이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고, 김 위원장은 ’훌륭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고민과 노력, 인내가 필요했던 기간이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회담 후 8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첫날인 27일 오후(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날 만남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경제발전을 이루도록 돕고 싶다“며 ’이번 회담이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고, 김 위원장은 ’훌륭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고민과 노력, 인내가 필요했던 기간이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회담 후 8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AFP=연합뉴스]

‘하노이 핵 담판’의 날이 밝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8일 단독 정상회담과 확대회담을 열고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회담에서 합의한 비핵화 조치 후속 방안을 논의한다. 1차 때와 마찬가지로 ‘공동선언문’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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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상은 앞서 27일 싱가포르 회담 이후 260일 만에 마주하고 간략한 단독회담 및 만찬을 함께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베트남 하노이의 메트로폴 호텔에서 김 위원장과 기념촬영 뒤 “바라건대 이번 정상회담이 1차 (싱가포르) 정상회담과 동등하거나 아니면 더 대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는 속도를 (더디다고)아쉽다 말하지만 1차 정상회담은 커다란 성공이었다고 생각한다. 많은 진전을 이뤘고 가장 큰 진전은 우리 관계다. 매우 좋은 관계다. 이번 (하노이)회담도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언론에도 얘기했지만 북한은 어마어마하고 믿을 수 없는 무한한 경제적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굉장한 미래를 갖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신은 위대한 지도자이며 우리는 그런 일(경제적 발전)이 일어날 수 있도록 돕기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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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경제적 잠재력을 강조하면서 비핵화의 구체적 조치에 나설 경우 미국이 충분한 경제적 지원을 하겠다는 ‘당근’을 재차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응우옌푸쫑 베트남 주석을 만난 자리에서도 “베트남은 (북한에) 일어날 수 있는 좋은 본보기”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위터를 통해서도 “북한과 관련한 나의 의도에 대한 보도들은 모두 잘못된(false) 것이나 추정(guessing)”이라며 “김정은과 나는 비핵화 결과물(도출)을 위해 매우 열심히 시도할 것이며 나아가 북한을 경제 강국(Powerhouse)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러시아·일본·한국이 매우 도움을 줄 것”이라고도 했다.

궁극적으로는 자신이 김 위원장과 직접 담판에 나설 것임을 천명함과 동시에 북한이 비핵화 조치에 보다 성의를 보일 경우 미국도 보다 성의 있는 ‘상응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의 트위터에선 김 위원장을 ‘나의 친구(my friend) 김정은’이라고 호칭하기도 했다. 또 28일 회담 후 기자회견을 열 뜻도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1대1 단독회담 모두 발언에서 “사방에 불신과 오해의 눈초리들도 있고 또 적대적인 낡은 관행이 우리가 가는 길을 막으려고 했지만, 우린 그것들을 다 깨버리고 극복하고 다시 마주 걸어서 261일 만에 하노이까지 걸어왔다”며 “그 기간이 생각해보면 어느 때보다도 많은 고민과 노력, 그리고 인내가 필요했던 기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이번 회담에서) 모든 사람이 반기는 훌륭한 결과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김정은과 대화 문서로 만들면 다들 돈 내고 보고싶어 할 것” 

김 위원장이 밝힌 ‘고민, 노력, 인내의 기간’ 표현은 ‘많은 진전을 이뤘다’고 강조한 트럼프 대통령의 평가와는 다소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에서 자신으로선 비핵화 결단을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북·미 협상이 지지부진한 것은 미국 측의 후속 조치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속내를 우회적으로 토로한 것으로 해석된다. 협상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이날 만남의 분위기가 매우 긍정적이긴 했지만 김 위원장이 이런 표현을 쓴 것은 ‘북·미 협상 교착 상태의 책임은 미국에 있으며 우리는 참고 지켜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 위원장은 기념촬영 행사(10분)와 단독회담(20분) 뒤 이어진 비공개 만찬 모두발언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30분 동안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28일 공식 정상회담에 앞서 진전된 의견을 교환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과)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우리가 나눈 대화를) 문서로 작성할 수 있다면 다들 아마 돈 내고 보고 싶어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내일 매우 바쁜 일정을 앞두고 있다. 오늘은 짧은 저녁을 할 것이며 내일 진지한 대화에 임할 것이다. 좋은 상황으로 이어질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두 정상이 밝힌 ‘흥미로운 이야기’가 무엇인지는 더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협상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만찬이 끝난 뒤 정상들로부터 (만찬에서의) 상황을 전달받은 스티븐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대미특별대표 간, 혹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간에 심야 최종 조율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 자리에서 ‘하노이 선언’ 초안이 마련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두 정상 간 만찬 회동 전까지의 실무협상에선 북한의 비핵화 조치 범위를 둘러싼 이견으로 진통을 거듭했다.

‘영변 핵물질 생산 동결’을 주장한 북한에 대해 미국 측은 “가장 중요한 것(비핵화)이 합의되기 전까지는 그 어느 것도 합의할 수 없다(Nothing is agreed until everything is agreed)”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다. 이날 트럼프는 ‘종전선언이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두고 보자(We’ll see)”고 답했다.

하노이=김현기 특파원, 전수진 기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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