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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라이스 “이동국 앞세워 닥공…3관왕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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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봉동 이장’ 최강희 감독이 떠난 자리에 ‘모리뉴의 오른팔’ 모라이스 감독이 왔다. 전북 완주군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모라이스 감독은 ’닥공 축구를 계승해 3관왕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프리랜서 오종찬]

‘봉동 이장’ 최강희 감독이 떠난 자리에 ‘모리뉴의 오른팔’ 모라이스 감독이 왔다. 전북 완주군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모라이스 감독은 ’닥공 축구를 계승해 3관왕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프리랜서 오종찬]

“서울에서 이곳까지 오는데 차가 안 막혔다니, 오늘 좋은 일이 생길 겁니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 새 지도자 #명장 모리뉴 감독의 파트너 #“공격 축구 계승, 최다 득점 도전 #한정식·육회 비빔밥 좋아해”

올 시즌 K리그 개막을 앞두고 전북 현대의 조세 모라이스(54·포르투갈) 감독을 만나봤다. 지난해 11월 부임한 그는 온화한 인상의 이웃집 아저씨 같았다. 최근 전북 완주군의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모라이스 감독은 기자를 만나자마자 포르투갈어로 질문을 했다.

“축구 기자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고향은 어디인가요?”

모라이스 감독은 “평소에 인간적 교감을 나누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축구도 중요하지만, 우리 팀 선수들이 모두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참 동안 축구와 관계없는 이야기를 나눈 뒤에야 “킥오프”란 말과 함께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면서 차분하게 포르투갈어로 말했다. 옆집 아저씨처럼 편안했다. [프리랜서 오종찬]

모라이스 감독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면서 차분하게 포르투갈어로 말했다. 옆집 아저씨처럼 편안했다. [프리랜서 오종찬]

프로축구 K리그1은 3월 1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대구전을 시작으로 개막한다. K리그 3연패에 도전하는 ‘절대 1강’ 전북은 최강희 감독이 중국 다롄 이팡으로 떠난 뒤 외국인 감독을 선임했다.

전북의 새 지도자 모라이스 감독은 ‘모리뉴의 오른팔’로 불린다. ‘명장’ 조세 모리뉴(56·포르투갈) 감독의 수석코치로 수많은 우승을 함께 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인터밀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잉글랜드 첼시 등 세계적인 팀에서 모리뉴 감독을 보좌했다.

잉글랜드 첼시에서 코치와 감독으로 호흡을 맞춘 모라이스(왼쪽)와 모리뉴. [AFP=연합뉴스]

잉글랜드 첼시에서 코치와 감독으로 호흡을 맞춘 모라이스(왼쪽)와 모리뉴. [AFP=연합뉴스]

모라이스 감독은 “2000년 포르투갈 벤피카에서 감독과 코치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축구 스타일과 지식 등 모든 면에서 흡사한 점이 많아 오랜 시간 동행했다. 지금까지도 모리뉴는 좋은 스승이자 멘토이자 친구”라고 말했다.

그는 또 “2011년 4월 레알 마드리드에서 일할 당시 바르셀로나와 코파 델 레이(국왕컵) 결승전을 치렀다. 연장전에서 호날두가 골을 터트려 1-0으로 이겼는데 모리뉴 감독과 머리를 맞대고 준비한 전술이 퍼펙트하게 들어맞았다”고 회상했다.

모라이스는 2010년부터 4년간 레알 마드리드에서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유벤투스)를 지도했다. 그는 “호날두는 훈련장에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했다. 항상 ‘세계 최고가 되겠다’고 되뇌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선수다. 올해 40골을 넣었다면, 그 다음 해 목표는 40골 이상으로 세운다”고 전했다.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주장으로 40세 이동국을 선임했다. 그는 이동국은 인터밀란 시절 노장 자네티 같다고 했다. [프리랜서 오종찬]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주장으로 40세 이동국을 선임했다. 그는 이동국은 인터밀란 시절 노장 자네티 같다고 했다. [프리랜서 오종찬]

올 시즌 전북 주장으로 40세 공격수 이동국을 선임한 모라이스 감독은 “이동국도 호날두처럼 축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나이가 있는데도 한계치까지 다 쏟아낸다”면서 “이동국을 보면 인터밀란 시절 주장이었던 하비에르 사네티(아르헨티나)가 떠오른다. 노장인데도 항상 즐겁게 훈련하고 경기장에서 열정을 불사른다. 지금까지 이동국이 롱런하는 비결 같다”고 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올 시즌 전북의 목표로 3관왕(리그·FA컵·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달성을 내세웠다. 그는 “만약 대회가 4개였다면 목표가 4관왕이라고 밝혔을 것이다. 모든 대회의 목표는 우승이다. 우리 인생이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나가는 것처럼”이라고 말했다.

2010년 인터 밀란에서 트레블(3관왕)을 경험한 모라이스 감독은 “당시 인터밀란은 가족 같은 분위기였다. 세계적인 수비수 마테라치가 주전이 아닌데도 벤치에서 가장 큰 목소리로 응원했다. 마테라치는 모리뉴 감독이 팀을 떠날 때 그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면서 “전북 역시 전술을 떠나 선수들이 하나로 뭉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모리뉴 감독 밑에서 코치로 전술을 담당했다. 반면 코치가 아니라 감독으로는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전북에서 편견을 깨뜨려야한다. [프리랜서 오종찬]

모라이스 감독은 모리뉴 감독 밑에서 코치로 전술을 담당했다. 반면 코치가 아니라 감독으로는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전북에서 편견을 깨뜨려야한다. [프리랜서 오종찬]

모라이스는 잉글랜드 반슬리, 우크라이나 카르파티 리비우 등에서 감독을 맡았지만, 코치가 아닌 감독으로선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우승은 2014년 알샤밥에서 거둔 사우디아라비아 수퍼컵이 유일하다.

전북은 올 시즌 김민재를 중국 베이징 궈안으로 떠나보냈지만, 공격수 문선민과 미드필더 최영준을 데려오면서 변함없는 우승 후보로 꼽힌다. 모라이스 감독은 “전북의 트레이드 마크인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를 계승하는 한편 최다 득점과 최소 실점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북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축구를 유지하겠다. 동시에 다양한 조합과 옵션을 만들어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모라이스는 평소에는 교수님처럼 차분하지만, 실전에서는 포르투갈어로 욕설을 퍼부을 만큼 열정적이다. 그는 “경기 템포와 스피드를 유지하기 위해서 좀 더 열정적으로 지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기회가 된다면 모리뉴 감독을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초대하고 싶다고 했다. [프리랜서 오종찬]

모라이스 감독은 기회가 된다면 모리뉴 감독을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초대하고 싶다고 했다. [프리랜서 오종찬]

그는 또 “열정적으로 응원을 펼치는 전북 서포터스의 이름이 매드 그린 보이스다. 전북은 우승해야만 하는 팀이고, 전북 팬들에게는 ‘우승 DNA’가 있다. ‘전주성’이라 불리는 전주월드컵경기장에 4만 관중이 모일 수 있도록 감동적인 축구를 선보이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모라이스 감독은 “한정식과 육회비빔밥이 정말 맛있다. 모리뉴 감독이 전화통화에서 한국에 한 번 오고 싶다고 했는데, 기회가 된다면 초대해 한국 음식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조세 모라이스는

출생: 1965년생 (54세·포르투갈 리스본)
선수 경력: 포르투갈 레이리아 등에서 미드필더
코치 경력: 포르투(2003~04)
인터밀란(2009~10)
레알 마드리드(2010~13)
첼시(2013~14)
코치 주요 경력: 이탈리아 리그·컵·유럽 챔스 3관왕(2009~10)
스페인 리그 우승(2011~12)
감독 주요 경력: 예멘 대표팀(2008)
사우디 알샤밥(2014~15)
터키 안탈리아 스포르(2016)
그리스 AEK 아테네(2016~17)
잉글랜드 반슬리(2018)
우크라이나 카르파티 리비우(2018)

완주=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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