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탄핵 직후보다 낮은 투표율…흥행 '노란불' 켜진 한국당 전당대회

중앙일보

입력

자유한국당 2ㆍ27 전당대회 흥행에 노란불이 켜졌다.

'달라질게요' 내세운 2017년보다 낮은 투표율 

선관위 사무원이 24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선관위에서 자유한국당 2.27전당대회 시·군·구 당원 사전 현장투표 용지를 살피고 있다. [뉴스1]

선관위 사무원이 24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선관위에서 자유한국당 2.27전당대회 시·군·구 당원 사전 현장투표 용지를 살피고 있다. [뉴스1]

당장 눈에 띄는 건 낮은 투표율이다. 23~24일 진행된 책임당원과 일반당원 투표에서 36만9925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9만943명(24.58%)이 투표했다. 이는 지난 2017년 7ㆍ3 전당대회(25.24%)보다 낮은 투표율이다. 23일 진행된 모바일투표만 따로 떼놓고 봐도 이번 전대의 투표율(20.57%)이 2년 전(20.89%)보다 낮았다.

당내에선 낮은 투표율에 당혹해 하는 눈치다. 2017년 7·3 전당대회는 탄핵의 여파로 전례 없이 조용히 치러졌다. ‘달라질게요’라는 수세적 슬로건과 함께 전당대회 본 행사도 대형 체육관이 아닌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었다. 당시 리얼미터가 발표한 6월 마지막 주 당 지지율(15.9%)은 25일 발표한 26.8%보다 한참 낮았다.

반면, 2·27 전대는 당 지지율이 꾸준히 오르고 있었던 데다 황교안ㆍ오세훈 등 대선주자급 후보들이 나선 덕에 당에서도 나름 흥행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원내에서도 사실상 내년 총선 지휘부를 뽑는 전대인만큼 관심이 각별했다.

돌발악재, 탄핵이슈 부각 등 두드러져 

당대표 후보로 나선 김진태, 오세훈, 황교안 후보. [중앙포토]

당대표 후보로 나선 김진태, 오세훈, 황교안 후보. [중앙포토]

예상 밖 흥행 부진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연달아 터진 돌발 악재가 결정적 요소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5ㆍ18은 폭동. 5ㆍ18 유공자는 괴물집단” 등의 발언이 여과 없이 나온 8일 공청회부터 시작해 14ㆍ16일에는 대전과 대구 합동연설회에서 ‘태극기 부대’의 난동이 대표 후보의 연설보다 주목받는 현상이 나타났다.

게다가 전대 일인 27일은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돼있어 당일 컨벤션 효과가 극대화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오히려 후보 등록일(12일) 직전까지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던 예비 주자들이 일정 연기를 요구하며 ‘보이콧’을 선언해 당내 갈등만 부각하는 원인으로 작용해왔다.

TV 토론회에서 후보 간 공방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찬반 등 과거에 머물러 대중의 관심을 끌기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옥중 박 전 대통령을 유일하게 면담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영하 변호사의 인터뷰로 촉발된 ‘박심(朴心)’ 논란도 이같은 분위기에 기름을 부었다. 당의 한 초선 의원은 “1강으로 꼽히던 황교안 후보에게 탄핵 관련 질문이 집중되면서 자연스럽게 탄핵 이슈가 부각됐다”며 “탄핵은 건드릴수록 한국당을 수렁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새삼 확인했다"고 전했다.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 합동연설회에서 후보들이 지지호소를 하고 있다. [뉴스1]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 합동연설회에서 후보들이 지지호소를 하고 있다. [뉴스1]

25~26일 한국당은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를 한다. 3개 여론조사 기관이 오전 10시~오후 10시 일반 국민 3000명에게 유ㆍ무선전화를 걸어, 지지 후보를 묻는 방식이다. 한국당은 선거인단(대의원+책임당원+일반당원) 투표 결과(7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결과(30%)를 합산해 27일 당 지도부 선출결과를 발표한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