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독] “김정은 숙소는 멜리아호텔, 정상회담장은 메트로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북한 경호원들이 24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 호텔에 짐을 풀고 식사를 하기 위해 평상복 차림으로 로비에서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근평 기자

북한 경호원들이 24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 호텔에 짐을 풀고 식사를 하기 위해 평상복 차림으로 로비에서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근평 기자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ㆍ미 정상회담에 나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현지 숙소는 멜리아 호텔이며, 정상회담장은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이라고 현지 소식통이 24일 밝혔다. 이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의전을 책임진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지난 16일 현지에 도착해 이후 각종 시설을 둘러본 뒤 미국 측과도 협의를 진행했다”며 이같이 알렸다. 그는 북ㆍ미 정상회담장과 관련해선 “북ㆍ미 협의를 토대로 지난 19일 김 부장 일행이 베트남 당국을 찾아 북한 측이 희망하는 장소를 알리며 베트남 당국에 보안과 편의 보장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묵는 곳은 미국 대통령의 전용 차량인 비스트가 목격된 JW메리어트 호텔로 관측된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관련기사

멜리아 호텔은 지난해 11월 하노이를 방문했던 이용호 외무상 등 북한 당국자들이 즐겨 이용하는 곳이다. 북한 대사관에서 1.5㎞가량 떨어져 있어 차량으로 5분이면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본국과의 소통에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당국자는 “북한은 새로운 환경에 극도로 민감해한다”며 “기존에 자국 성원(관계자)들이 이용했던 호텔을 선호한 것 같다”고 말했다. 멜리아 호텔 관계자는 “누가 투숙하는지는 밝힐 수 없지만 현재 북한 관계자들이 투숙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24일 호텔 측은 곳곳에 “정비 중”(UNDER MAINTENANCE)라는 안내를 붙인 채 시설물 보수에 한창이었다.

멜리아, 북한 대사관서 5분 거리 #23일부터 북 경호원 드나들어 #메트로폴선 북·미 함께 동선 점검 #트럼프는 JW 메리어트 묵을 듯

김창혁 북한 호위사령부 부장 등을 태우기 위한 차량이 24일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 주차돼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경호를 담당하는 김 부장 일행은 이날 이곳에서 베트남 정부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을 만났다. 사진=이근평 기자

김창혁 북한 호위사령부 부장 등을 태우기 위한 차량이 24일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 주차돼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경호를 담당하는 김 부장 일행은 이날 이곳에서 베트남 정부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을 만났다. 사진=이근평 기자

멜리아 호텔은 지난 23일 밤부터 북한 관계자와 경호원들이 분주하게 드나들기 시작했다. 그날 오후 10시께 김 위원장의 경호를 맡는 김철규 호위사령부 부사령관이 모습을 드러낸 뒤 늦은 시간까지 내부 시설을 점검한 데 이어 24일 오전에도 이곳을 찾았다. 오후 1시 30분께 김 부사령관이 호텔을 떠난 뒤엔 이 호텔에 짐을 푼 약 70명의 북한 경호원들이 식사를 위해 평상복 차림으로 호텔 1층으로 한꺼번에 내려오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경호원들은 취재진 질문에 “잘 모르겠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호텔 보안요원들은 북한 대표팀 차량과 관계자들을 촬영하는 취재진을 호텔 밖으로 내보내며 통제하기도 했다. 한 투숙객은 이날 “어제까지만 해도 별다른 제재가 없었는데 오늘 점심 때부터 갑자기 경비가 늘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정상회담장인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선 북ㆍ미 양측이 함께 동선과 시설을 점검했다. 김 위원장의 ‘집사’격인 김창선 부장이 박철 조선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과 함께 이날 오전 10시께 호텔을 찾아 미국 측과 약 2시간 협의했다. 호텔 측이 접근을 막았지만 김창선 부장과 박철 부위원장이 미국 측 인사들과 환하게 웃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들은 이 호텔의 별채 식 레스토랑과 이어지는 수영장 등 동선을 집중 점검했다. 이곳은 외부에서 접근이 제한된 채 정담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어 하노이판 도보다리로 유력하다.
하노이=정용수ㆍ이근평 기자 nky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