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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치는 유격수 마차도, 3400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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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매니 마차도. [AP=연합뉴스]

매니 마차도.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 특급 유격수 매니 마차도(27)가 계약 총액 3억 달러(약 3385억원) 시대를 열었다.

샌디에이고와 10년 계약 합의 #미국 스포츠 FA 사상 최고 금액

ESPN 등 미국 언론은 “마차도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10년 총액 3억 달러에 계약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이 계약에는 5년 후 옵트 아웃(선수가 기존 계약을 파기하고 후 다시 FA가 될 수 있는 권리)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MLB 전체 3순위로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한 마차도는 지난해 7월 LA 다저스로 트레이드돼 류현진(32)과 함께 뛰었다. 수준급 유격수이면서도 MLB 7년 통산 타율 0.282, 홈런 175개를 기록했다. 수비와 장타자를 겸비한 희소성이 높은 선수였다.

이런 조건 때문에 마차도는 홈런 타자 브라이스 하퍼(27)와 함께 초대형 자유계약(FA) 선수로 꼽혔다. 그러나 2~3년 전부터 MLB 구단들이 비싼 선수와 장기계약을 꺼리기 시작하더니 올겨울엔 한파가 몰아쳤다. 총액 3억 달러를 쉽게 넘길 것으로 예상했던 마차도와 하퍼가 이달 중순 스프링캠프가 시작될 때까지 계약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도 ‘홈런 치는 유격수’라는 희소성이 마차도에게 3억 달러를 안겼다. 샌디에이고에 앞서 필라델피아 필리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등이 마차도 영입에 나섰다. 화이트삭스는 마차도에게 8년간 최대 3억5000만 달러(3930억원)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인센티브를 뺀 보장금액은 2억5000만 달러다. 보장 금액을 비교해도 화이트삭스 제시액(연평균 3125만 달러)이 샌디에이고(연평균 3000만 달러)보다 높았다. 그러나 마차도는 5년 후의 옵트아웃과 계약 기간이 2년 긴 쪽을 선택했다.

메이저리그 FA 계약 규모

메이저리그 FA 계약 규모

미국 언론은 마차도의 계약이 미국 프로스포츠 FA 사상 최고액이라고 보도했다. 지안 카를로 스탠턴(현 뉴욕 양키스)이 2014년 말 마이애미 말린스와 13년 3억2500만 달러에 계약한 바 있지만, 이는 FA가 아닌 소속팀과 연장 계약이었다. 미국 스포츠 역대 FA 최고액은 2007년 말 알렉스 로드리게스(44·은퇴)와 뉴욕 양키스의 10년 계약(2억7500만 달러)이었다.

마차도는 어린 시절부터 로드리게스를 동경했다. 도미니카공화국 혈통의 거포 유격수라는 공통점 때문이다. 빅리거가 되어선 로드리게스로부터 조언을 많이 받았다. 마차도는 등 번호도 로드리게스가 양키스에서 달았던 13번을 선택했다. 그리고 로드리게스의 FA 최고액 기록을 깬 주인공이 됐다.

1975년 MLB에 FA 제도가 도입된 이후 선수 연봉은 빠르게 치솟고 있다. 총액 1억 달러 계약이 처음 성사된 게 20년 전(다저스와 케빈 브라운의 7년 1억500만 달러)이었다. 불과 2년 뒤 로드리게스가 총액 2억 달러를 돌파(2000년 말 텍사스 레인저스와 10년 2억 5200만 달러)했다.

연평균 수입으로 보면 마차도는 빅리그 선수 가운데 3위에 해당한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투수 잭 그레인키(36)가 3442만 달러, 보스턴 레드삭스 투수 데이비드 프라이스(34)는 3100만 달러의 평균 연봉을 받는다.

MLB 대형 FA 선수들이 계약을 앞두고 난항을 겪고 있지만 4억 달러 시대도 머지않아 열릴 것으로 보인다. 현역 최고의 타자 마이크 트라웃(28·LA 에인절스)이 가장 강력한 후보다. 내년 말 FA가 되는 트라웃을 미리 붙들기 위해 에인절스는 8년 총액 3억7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기간이 늘어나면 4억 달러 돌파도 기대할 수 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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