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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트럼프에게 "미국이 요구하면 남북경협 떠맡을 각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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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밤 10시부터 35분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며 일주일 여 앞으로 다가온 2차 북ㆍ미 정상회담(27~28일, 베트남 하노이)과 관련한 협조 방안을 논의했다. 두 정상의 통화는 지난해 9월 5일 문 대통령이 두번째 대북 특사를 파견하기 전날 이뤄진 이후 다섯달여 만이다.

북미회담 앞두고 트럼프와 35분 통화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 관저 소회의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2019.02.19.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 관저 소회의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2019.02.19.

 문 대통령은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새롭고 대담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데 대해 높이 평가하며 “다음주 베트남 하노이 회담이 지난해 6월 역사적인 싱가포르 회담의 합의를 기초로 완전한 비핵화, 한반도 평화체제, 북미관계 발전을 구체화시키는 중대한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한 상응조치로서 한국의 역할을 활용해달라”며 “남북 사이의 철도 도로 연결부터 남북경제협력 사업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다면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고, 그것이 미국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어려운 협상을 여기까지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과 확고한 의지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남북관계에서 이룬 큰 진전도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 덕분”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25년간 협상을 통해 아무런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을 강화시킨 외교적 실패를 극복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외교 전략을 모색하고 계신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준비현황 및 미ㆍ북간 협의 동향을 문 대통령에게 설명하고, 두 정상은 이번 두 번째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구체적인 공조 방안에 대해 폭넓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고 김 대변인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하며 “회담 결과 공유 및 후속 조치 등에 있어 계속해서 문 대통령과 긴밀히 상의하겠다”며 “특히 하노이 회담을 마치는 대로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회담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하노이 회담에서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며 그 결과를 문 대통령과 공유해야 하기에 직접 만나기를 고대한다는 뜻도 밝혔다고 김 대변인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ㆍ미 관계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과 나, 우리 두사람은 아주 잘해오고 있으며 한미 관계도 어느때보다 좋다”고 평가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통화에 앞서 지난달 9~17일 미국을 다녀온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국회 한미동맹강화 사절단을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30분간 만났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아직도 미국 조야의 일부에서는 북한에 대한 불신과 적대의 시선이 높고, 북의 변화에 대한 의구심과 회의론이 높은 상황”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여야가 함께 하는 초당적 외교가 더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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