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엔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라? 나른한 몸 깨우는 양생법

중앙일보

입력 2019.02.18 07:00

업데이트 2019.02.28 10:42

[더,오래] 김국진의 튼튼마디 백세인생(42)
환절기에는 환경 변화가 빨라 면역계의 균형이 깨지며 감기 환자가 급증한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이 시기에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컨디션 조절을 잘 해야 한다. [중앙포토]

환절기에는 환경 변화가 빨라 면역계의 균형이 깨지며 감기 환자가 급증한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이 시기에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컨디션 조절을 잘 해야 한다. [중앙포토]

막바지 추위가 한창입니다. 한 계절에서 다른 계절로 넘어가는 환절기에는 평소 때보다 몸이 무겁고 질병에 노출되기 쉬우니 건강에 유의해야 합니다. 환절기에 컨디션에 이상이 느껴지는 것은 우리 몸이 기온, 습도, 기압 등 환경 변화를 감지하여 순응하려고 하는 자연적인 작용 때문입니다. 몸이 순응하는 속도보다 환경 변화가 더 빠른 경우 자율신경이 교란되어 교감신경 우위가 되므로 그 결과 몸을 지키는 면역계 세포의 균형이 흐트러지고 마는 것입니다.

면역세포란 주로 혈액 속의 백혈구를 구성하는 세포로 단구(單球, 마크로퍼지), 과립구(顆粒球), 림프구 등을 가리킵니다. 건강한 사람의 몸속에는 단구 약 5%, 과립구 약 60%, 림프구 약 35%가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면역력이 제대로 작동하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율신경을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면역세포의 약 70%가 모여 있는 장(腸)을 편하게 하는 식사를 하면 환절기에 생길 수 있는 컨디션 난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몸이 아픈 후에 병을 고치기보다 병에 걸리지 않도록 미리미리 건강관리를 하는 데 역점을 둡니다. 이를 ‘양생법(養生法)’이라고 합니다. 자연의 순리에 따라 숨 쉬고, 먹고, 일하고, 운동하며 일상생활 속에서 꾸준히 건강을 지켜나가는 지침인 양생법은 한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黃帝內經)’에도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현대에 와서도 이러한 양생법은 형태를 달리하여 유지되고 있습니다. 독감이 유행하면 평소 안 하던 운동을 하게 되고 각종 건강보조식품을 찾아 먹는 것도 일종의 양생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해가 뜨면 일터에 나와 열심히 일하고, 해 지면 집으로 돌아와 잠을 청하는 일상 자체도 자연의 흐름에 맞춘 충실한 삶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늦게까지 야근하면서 늦은 식사와 음주를 하거나 컴퓨터 게임에 빠져 밤을 새우는 것은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는 행동으로, 생리상의 불균형을 초래하여 질병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평소에 건강관리를 하며 병을 에방하는 것을 '양생법'이라고 한다. 일상 속에서 자연의 흐름에 맞추어 생활하고, 운동하는 것이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한의학에서는 평소에 건강관리를 하며 병을 에방하는 것을 '양생법'이라고 한다. 일상 속에서 자연의 흐름에 맞추어 생활하고, 운동하는 것이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사계절에 따라 우리가 행해야 할 건강 유지방법과 체력단련법은 ‘황제내경’의 소문(素問) ‘사기조신대론(四氣調神大論)’ 편에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계절별 양생법을 요약하여 소개하니 이 방법을 숙지하면 환절기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겨울철 양생법
요즘 같은 겨울철은 하루로 치면 밤(夜)에 해당하는 시기입니다. 만물의 기운이 고요한 상태에서 저장되는 계절이지요. 대자연이 휴식을 취하는 계절이니만큼 마음 또한 고요하게 가라앉히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 품고 있던 뜻을 의욕적으로 펼치기보다는 때를 기다리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운동도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급적 실내에서 꾸준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밤이 길기 때문에 잠은 일찍 청하고 늦게 일어나며 찬 기운을 피해 활동해야 해야 합니다. 겨울은 우리 몸의 정기(精氣)를 거두어 몸을 재 충천하는 시기입니다. 겨울에 몸을 잘 관리해야 다가오는 봄에 원기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봄철 양생법

곧 찾아오게 될 봄은 만물이 생동하는 계절입니다. 겨우내 얼었던 얼음이 녹으며 봄기운이 생기 있게 솟아나게 됩니다. 하지만 갑작스레 기력 소모가 커지다 보니 머리가 무겁고 몸이 나른해지며 입맛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봄에는 밤에 조금 늦게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산책을 하면서 머리를 맑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냉이, 달래, 씀바귀, 미나리 등 봄나물을 섭취하여 겨우내 부족해진 영양소를 보충해주면 환절기 피로를 이겨낼 수 있습니다.

겨울에는 가급적 실내에서 운동을 하는 것이 좋고, 봄에는 아침에 산책을 하며 머리를 맑게 하는 것이 좋다. 여름과 가을에는 따뜻한 음식과 차가 몸을 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중앙포토]

겨울에는 가급적 실내에서 운동을 하는 것이 좋고, 봄에는 아침에 산책을 하며 머리를 맑게 하는 것이 좋다. 여름과 가을에는 따뜻한 음식과 차가 몸을 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중앙포토]

여름철 양생법
태양이 오래 떠 있는 여름철은 만물이 번식하고 자라나는 계절입니다. 1년 중 양기가 가장 왕성한 계절로 만물은 생기로 가득합니다. 인체의 내부 장기 또한 어느 때보다 생리 활동이 활발히 일어나므로 지나친 흥분을 금해야 합니다.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 햇볕과 함께 하는 시간을 길게 갖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의 양기(陽氣)가 밖의 기운과 잘 소통하게 해야 합니다. 더위가 심하면 차가운 음식을 즐겨 찾는데 배탈, 설사 등을 일으킬 수 있으니 따뜻한 성질의 음식으로 몸을 보해주어야 한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은 한의학의 지혜입니다.

가을철 양생법
결실의 계절인 가을은 만물의 형체가 정해지며 성장을 멈추는 계절입니다. 천기(天氣)는 쌀쌀해지고 지기(地氣)는 깨끗해집니다. 한껏 양기(陽氣)로 부풀었던 여름의 기운이 꺾이고 왕성했던 생명현상이 수렴하는 계절인 만큼, 마음을 안정시켜 가을의 기운에 적응하도록 해야 합니다. 가을의 차고 건조한 기운은 폐를 약하게 하여 감기를 비롯한 호흡기 증상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따뜻한 생강 물을 자주 마시면 도움이 됩니다.

글=튼튼마디한의원 제주점 김균태 원장
정리=김국진 중앙일보 '더,오래' 객원기자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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