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타들어가”…경동시장 화재 상점 주인들 ‘발 동동’

중앙일보

입력 2019.02.15 13:12

업데이트 2019.02.15 17:32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뉴스1]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뉴스1]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청량리 경동시장에서 불이 나 3시간 40분 만에 진화됐다. 큰 불길은 약1시간 30분 만에 잡혔지만, 잔불로 인해 3시간 넘게 자욱한 연기가 일대에 퍼지면서 인근 상인들이 불편을 겪었다.

서울 동대문소방서는 15일 오전 8시 41분쯤 시장의 한 잡화가게에서 화재가 발생해 오전 10시 10분쯤 초진됐다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9분 만인 오전 8시 52분쯤 대응 1단계를 발령, 장비 55대와 365명을 투입했다.

불이 난 상가는 한옥 구조로 왼쪽은 농수산물 가게, 오른쪽은 잡화 가게로 나누어져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한 지붕을 공유하는 구조로 앞쪽은 상가, 뒤편은 주택이다. 인근 상인에 따르면 잡화가게 사장 김모씨 부부와 초등학생, 중학생 딸은 이곳에서 거주하고 있다. 가족 모두 불이 나자 바로 대피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화재가 발생한 상가의 바로 건너편에서 계란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 박모씨는 “사장이 소화기 들고 들어가긴 했으나 진압이 됐겠느냐”며 “이미 늦은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동시장 내부 상점에는 모두 소화기가 설치되어 있다는 게 상인들의 말이다. 소방당국이 점포마다 소화기를 설치해줬다고 한다.

최초 화재 발견자인 또 다른 인근 상인은 “처음 흰 연기가 나다가 갑자기 까만 연기가 피어올랐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신고해 달라고 부탁하고 불이 난 상가 앞에 서 있던 차들에 비켜달라고 연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상가 앞이 주차장이라 차량이 많았는데 다들 단합이 잘 돼 소방차가 금방 들어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화재 점포 뒤쪽 주민들도 짐을 챙겨 대피했다. 인근 주민 김평선(68)씨는 “조그마한 펑 소리가 났고, 직후 마을 아저씨들이 문을 두드리며 불이 났다고 소리쳤다”며 “소방관이 지붕 주저앉을 수 있으니 들어가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두 가게의 사장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화재 현장 주변을 떠나지 못했다. 농산물 가게 사장은 “속이 타들어 간다”며 “건물 안쪽에서 불이 번쩍번쩍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잡화점 여주인 안모씨는 “형광등이 번쩍이는 걸 보고 사고를 의심했다”며 눈물이 그렁그렁한 표정으로 “어쩌면 좋아”를 연신 외쳤다. 인근 상인들은 “주말을 앞두고 물건을 가득 들여놓는 걸 봤다. 지금 얼마나 마음이 안 좋겠냐”며 안타까워했다.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뉴스1]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뉴스1]

이번 화재로 시장 내 점포 2곳의 절반이 탔고 다른 한 개 점포 일부가 화재 피해를 봤다. 소방당국은 “점포가 오래된 한옥 구조에 잔불이 남아있어 완전히 불을 끄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진화작업으로 인해 오전 한때 청량리역에서 경동시장 방면으로 가는 도로가 통제돼 출근길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이가영·이병준 기자 lee.gayoung1@joog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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