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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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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나 나시오날 호텔 공연이 끝난 직후 무대에서. 가운데 기타를 메고 서 있는 노인이 이날 무대에서 기타를 연주한 밴드 밴드 맴버다. 손민호 기자

아바나 나시오날 호텔 공연이 끝난 직후 무대에서. 가운데 기타를 메고 서 있는 노인이 이날 무대에서 기타를 연주한 밴드 밴드 맴버다. 손민호 기자

지난해 11월 2일자 중앙일보 21면. 낯선 알림 기사 실렸다. ‘중앙일보 테마여행① 말레꼰 해변에서 살사 어때? 쿠바 온몸으로 여행하기.’ 중앙일보가 여행상품을 판매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기사대로 15명이 쿠바를 여행했다.

오해부터 풀어야겠다. 중앙일보 테마여행은 신문사가 여행사업에 진출한다는 뜻이 아니다. 중앙일보의 여행 콘텐트를 현실에서도 제공하겠다는 의사 표시다. 하여 중앙일보 테마여행은 여느 여행상품과 기획 단계부터 다르다.

이를테면 이번 쿠바 여행의 테마는 체험이었다. 테마에 따라 허구한 날 공연을 즐겼다. 살사·룸바·플라맹고·재즈, 심지어 발레도 관람했다(쿠바의 알리시아 알론소 발레단은 세계적인 발레단이다). 살사는 온몸으로 느꼈다. 스텝은 상관없었다. 쿠바에선 그렇게 놀아야 했다. 김춘애 여행작가에게 운영을 맡긴 까닭이다. 그는 열렬 살사 마니아다.

아일랜드 골프투어도 기획했다. 중앙일보 골프팀장이 전 세계 골프장 중에서 아일랜드의 로열 포트러시를 콕 집었다. “골퍼라면 누구나 꿈꾸는 코스”라고 했다. 오는 7월 ‘디 오픈’이 열리는 현장이다. 로열 포트러시를 예약한 뒤에야 다른 여정도 확정했다. 물론 골프팀장이 함께 간다.

중국 시안(西安) 여행도 여느 중국 여행상품과 진행 과정이 달랐다. 먼저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의 ‘장한가’ 공연 티켓을 확보했다. 20장만 구해 20명만 모집했다. 알림 기사는 1월 11일 나갔다. 여행사로부터 ‘완판’ 소식을 들은 건 나흘 뒤인 15일이었다.

시안은 장한가의 실재 무대다. 양귀비의 러브스토리가 전해오는 현장에서 장이머우 감독의 양귀비 공연이 열린다. 뉴욕에 가면 브로드웨이를, 런던에 가면 이스트앤드를 순례하는 것처럼 중국에서도 세계적인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중앙일보 베이징 특파원 출신 논설위원이 동행한다.

중앙일보 테마여행은 ‘뉴욕타임스 트레블’을 본보기로 삼았다. 사람들이 더는 신문과 함께 아침을 열지 않자, 뉴욕타임스는 독자에게 실물로 된 여행 콘텐트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문가 동행과 단독 콘텐트(Exclusive Access)를 앞세워 다른 여행상품과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다.

중앙일보 테마여행도 차별화한 콘텐트를 추구한다. 연말에는 독일 베를린에서 베를린 필하모니 공연을 관람한다. 물론 티켓을 구하는 만큼만 인원을 모집한다. 중앙일보 클래식 담당 기자가 동행하고 백 스테이지 투어도 진행한다. 스타 세프와의 홍콩 미식투어, 일본 규슈올레 걷기여행도 같은 방식으로 준비하고 있다.

디지털 세상이라지만, 여행은 결국 몸을 움직이는 일이다. 제 발로 걷고, 제 눈으로 보고, 제 귀로 듣고, 제 입으로 먹는 행동의 총합이다. 하여 여행은 가장 아날로그적 행위다. 마음이든 몸이든, 다른 사람을 움직이는 건 어려운 일이다. 이제까지 독자의 마음을 움직였다면 이제부턴 독자의 몸도 움직이려고 한다.

쿠바 일행 중에 70대 어르신 4명이 있었다. 쿠바에서 보낸 열흘간 그들은 인생 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 춤을 생각했고, 춤을 말했고, 춤을 췄다. 추억은 특별한 기억이다. 누군가의 추억을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다. 아니 감사하다.

 레저팀장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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