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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 한파로 美오대호 절반 결빙…'푸른 얼음' 장관 연출

중앙일보

입력

미국 시카고 미시간호변 항구. [AP=연합뉴스]

미국 시카고 미시간호변 항구. [AP=연합뉴스]

최근 미국 중북부를 강타한 기록적인 한파로 세계 최대 담수호 오대호 곳곳에서 빙하 같은 '푸른 얼음' 장관이 연출되고 있다. 빛을 받으면 커다란 아쿠아 블루 사파이어 덩어리처럼 빛나는 이 푸른 얼음은 한겨울 오대호에서 볼 수 있는 특별 현상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해양대기청(NOAA) 산하 오대호 환경연구소(GLERL) 과학자 조지 레슈케비치에 따르면 오대호 물은 맑고 잔잔한 데다 서서히 두껍게 얼면서 푸른색으로 보인다. 레슈케비치는 "이렇게 생긴 얼음에는 미립자나 거품이 거의 없다"며 "빛이 얼음 깊숙이 관통해 파장이 긴 적색 광선을 흡수하고 파장이 짧은 푸른 광선은 쉽게 통과돼 우리 눈에 푸르게 보인다"고 설명했다.

레슈케비치는 "푸른 얼음은 2월 또는 3월 슈피리어호 또는 미시간호와 휴런호의 북부에서 볼 수 있다"며 조건이 맞으면 2년 또는 3년 연속 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미시간호와 휴런호가 만나는 맥키노 해협 등에 파란 얼음이 언 데 이어 올해는 미시간 주 북서단 뮤니싱 인근과 위스콘신 주 아포슬 인근의 슈피리어호, 미시간 주 베이시티 주립공원 인근 휴런호 등에 파란 얼음이 형성됐다.

디트로이트 언론은 이를 보려는 관광객들로 인해 지역 식당과 숙박업소들이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미시간 주 맥키노해협의 파란 얼음. [연합뉴스]

미국 미시간 주 맥키노해협의 파란 얼음. [연합뉴스]

GLERL은 한파의 영향으로 세계 최대 담수호 오대호의 표면이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50% 이상 얼어붙었다고 관측했다. GLERL은 이날 "현재 오대호 수면의 56%가 얼음으로 뒤덮여 있다"며 "호수별로는 이리호 90%, 슈피리어호 70%, 휴런호 60%, 미시간호 35%, 온타리오호 20% 등"이라고 전했다.

미 국립기상청 기상전문가 매트 지카는 이 같은 수치는 예년 평균을 웃도는 것이라면서 지난달 말부터 오대호 일원에 몰아친 강추위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그는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에 오대호 결빙 면적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대호 수면의 얼음 양은 그해 봄·여름 날씨를 예측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여서 관심을 모은다. 오대호에 얼음이 언 면적이 넓을수록 대체로 봄·여름 평균 기온이 떨어진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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