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 잡힌 골격, 반듯하고 품위 있는 걸음걸이, 참을성 있는 성격 등 영국 신사가 언뜻 떠오르는 이 모습들은 웨스트민스터 도그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람보다 더 다양한 헤어스타일에 매력적인 자태를 뽐내는 개들은 견종의 표준 제정과 족보 관리 등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140년 역사를 자랑하는 웨스트민스터 커넬클럽 도그 쇼가 지난 9일부터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렸다. 크러프츠 도그쇼와 FCI 도그쇼와 함께 세계 3대 도그쇼로 꼽히는 이 대회는 1876년 뉴욕 16번가의 웨스터민스터 호텔에서 열린 사냥개 품평회에서 시작됐다.
이번 대회는 제143회 대회로 76마리의 닥스훈트, 48마리의 프랑스 불도그, 47마리의 래브라도 리트리버 등 2800여 마리가 참가했다.
이 대회에 참가한 개들은 사냥견, 목축견, 소형견, 경주견, 가정견 등 7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그룹별로 경합을 벌이며, 총 4단계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심사위원들은 세계애견연맹(FCI)에서 정한 견종별 표준, 체형과 걸음걸이,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7개의 그룹의 대표견인 BOG(BEST OF GRUOP)를 선정하고 그 중 한 마리를 그해 최고의 개인 BIS(BEST IN SHOW)로 선택한다. 영국의 BBC와 미국의 ABC가 이 순간을 전 세계에 생중계하고 대회에 상금은 없지만, 그해 도그 쇼 챔피언으로 선정된 애견은 명문으로 승격하고 몸값이 수십억대를 호가하기도 한다.
올해는 와이어 폭스테리어가 BIS로 선정되어 최고의 애견으로 인정받았다. 와이어 폭스테리어 종은 이번까지 총 15회 최고의 애견으로 선발되어 다른 어떤 종보다 많은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이 대회에는 커넬클럽으로 부터 인정받은 새로운 품종이 출전하기도 하는데, 올해는 프랑스 그랜드 바셋 그리퐁 벤딘 8종이 첫 출전 했다.
2005년 한국의 진돗개도 커넬클럽으로부터 197번째 견종으로 인정받았다. 진돗개는 웨스트민스터 도그쇼는 아니지만 같은 3대 도그쇼로 꼽히는 크러프츠 도그쇼에 출전해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우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