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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ㆍ18 기념재단, '북한군 개입설' 주장한 지만원씨에 대해 법적대응

중앙일보

입력

1980년 5월 당시 계엄군에 의해 구타를 당하는 광주시민. [중앙포토]

1980년 5월 당시 계엄군에 의해 구타를 당하는 광주시민. [중앙포토]

 5ㆍ18 기념재단과 민주유공자유족회 등 5ㆍ18 3단체는 10일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한 지만원(77)씨에 대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의원들 주최 5ㆍ18 진상규명 공청회 논란 #

이기봉 5·18 기념재단 사무처장은 "현재 지씨와 관련한 (5·18) 재판들이 진행 중"이라며 "이것들과는 별개로 추가로 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 했다. 이 사무처장은 지씨와 함께 5ㆍ18 왜곡 발언을 한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에 대해서도 "국회의원 신분으로 극우 인사의 주장을 무책임하게 (받아들여) 비슷한 말을 하거나 더 나아간 발언을 했다"며 "5ㆍ18 역사 자체를 부정하고 심한 모독까지 한 점에서 자유한국당이 책임 있는 공당으로서 해당 의원들에 대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5ㆍ18 기념재단 등은 5ㆍ18진상조사위 출범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이 자신들의 시각을 이번 발언들을 통해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자신들이 추천한 5ㆍ18진상조사위원들에게 진상 조사 가이드라인을 사실상 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씨는 지난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유한국당 김진태ㆍ이종명 의원이 주최한 ‘5ㆍ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에서 5ㆍ18을 북한군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지씨는 “5ㆍ18은 북한군이 주도한 게릴라전” “5ㆍ18은 북괴가 찍어서 힌츠페터를 불러 독일 기자 이름으로 세계에 방송하게 한 것”이라고 발언했다.

지만원씨. [뉴시스]

지만원씨. [뉴시스]

그는 “전두환은 영웅” 이라거나 “북한 특수군만 온 게 아니라 서너 살짜리 아기와 할머니ㆍ할아버지들도 그들을 돕는 게릴라 세력들”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종명 의원도 이날 행사에서 5ㆍ18을 폭동으로 규정하며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했다. 김진태 의원도 영상 축사를 통해 5ㆍ18 진상 규명을 주장했다.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이 이뤄진 광주의 옛 전남도청 앞 전일빌딩 앞을 헬기가 날고 있다. [중앙포토]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이 이뤄진 광주의 옛 전남도청 앞 전일빌딩 앞을 헬기가 날고 있다. [중앙포토]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 김순례 의원은 “종북좌파들이 판을 치면서 5ㆍ18 유공자란 이상한 괴물집단을 만들어 우리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발언해 광주 민심을 자극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와 관련, 지난 9일 논평을 내고 “5ㆍ18의 진실을 짓밟는 망언자들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이 시장은 “끊임없이 가짜 뉴스를 퍼뜨리며 역사 왜곡을 일삼는 지만원은 또다시 '5ㆍ18은 북한 특수군이 일으킨 게릴라 전쟁'이라고 주장했다”며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도 차마 입에 담을수조차 없는 망언으로 오월 영령과 민주시민 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고 비판했다.

최경환(광주 북구을) 민주평화당 의원도 논평을 내고 “5ㆍ18 북한 개입설을 주장하다 사법적 심판이 끝난 지만원에게 멍석까지 깔아준 것도 모자라 악의적으로 국민 분열을 조장하려는 의도”라고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또 “광주시민과 5월 단체는 분노하고 있다”며 “자유한국당의 5ㆍ18 왜곡과 진상규명 방해 행위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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