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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군수님 웃는 얼굴 말고…VR·로봇·게임으로 지역 알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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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글형 VR 장치를 쓰고 임청각 관련 시범 체험을 하는 어린이. [사진 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

고글형 VR 장치를 쓰고 임청각 관련 시범 체험을 하는 어린이. [사진 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

'산 좋고 물 좋은 우리 마을로 놀러 오세요.' 흔히 보이는 지자체들의 홍보 글이다. 주로 탐스럽게 익은 곶감 같은 특산물이나 명승고적 사진과 칭찬 일색의 글이 함께 실린다. 두 팔 벌린 단체장의 웃는 얼굴 사진은 덤이다.

모바일 게임 도입한 경북 성주군 #안동은 웹툰과 80초 영화 제작 #VR 체험가능한 임청각 체험관도 #창원, '포켓몬 GO' 같은 투어게임

 최근 지자체들이 이런 홍보 방식을 하나둘 버리고 있다. 대신 VR(가상현실)·AR(증강현실)에 로봇·모바일 게임·웹툰 등을 도입해 지역 홍보에 나섰다.

우선 모바일 게임이다. 대표적인 곳이 참외의 고장 경북 성주군이다. 성주군은 지난달 14일 모바일 게임을 출시했다. 성주의 관광 명소를 배경으로 한 'Kings Road:성주를 지켜라'이다. '세종대왕자태실'이 있는 성주의 다양한 관광자원을 활용한 게임이다. 성주를 지키는 가야산 정령들이 세종대왕자태실을 수호하는 내용을 담았다.

성주군의 모바일 게임 한 장면. [사진 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

성주군의 모바일 게임 한 장면. [사진 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

게임 무대 자체가 성주 8경 중심.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성주호, 참외 비닐하우스 등을 접하게 된다. 성주군 측은 "게임에서 얻은 포인트를 향후 참외 등을 사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고 했다. 오는 16일엔 '성주를 지켜라.' 게임대회도 열린다.

성주군의 모바일 게임 한 장면. [사진 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

성주군의 모바일 게임 한 장면. [사진 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

경남 창원시는 12월까지 '관광지 모바일 스탬프 투어'를 진행한다. 스탬프 투어 자체가 모바일 게임 형식이다. '나온나'라는 이름의 앱을 스마트폰에 다운받아 창원 지역 주요 관광지를 찾아 'AR 게임인 포켓몬 GO'를 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창원시 캐릭터 '피우미'를 잡고 이벤트에 응모하는 게임이다. 용지호수공원 등 12곳에서 게임을 즐기며 모바일 상품권 받기에 도전할 수 있다.

VR·AR도 지자체들이 선택한 홍보 콘텐트다.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은 다음달 1일 안동 임청각을 홍보하는 'VR·AR 체험관'을 개관한다. 독립운동 관련 디지털 체험관의 국내 첫 사례다. 석주 이상룡 선생의 임청각에 대한 이야기와 독립운동 과정을 VR·AR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대구시는 최근 VR 방식의 관광지도를 개발해 김광석 길 등 18곳의 지역 명소를 홍보하고 있다. 대구관광 홈페이지(tour.daegu.go.kr)에 접속, 관광지도를 클릭하면 항공 VR을 볼 수 있다. 서문시장 야시장을 클릭하면 하늘에서 서문시장 일대를 먼저 보여주고 360도 화면이 회전하면서 그 주변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아예 고글형 VR기기를 동대구역 관광종합안내소에 설치, 누구나 대구 주요 명소를 가상 체험토록 하는 콘텐트도 운영 중이다.

안동이 나오는 웹툰. [사진 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

안동이 나오는 웹툰. [사진 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

'웹툰'도 등장했다. 안동 남선면의 각시당 설화를 배경으로 한 웹툰 '호아전'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부터 다음 웹툰 코너에 연재 중이다. 호아전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안동 남선면 원림리의 각시당 이야기를 소재로 한 가상의 시대극이다. 웹툰을 보면서 안동 명소에 자연스럽게 호기심이 생기는 효과를 안동시 등은 기대하고 있다. 올해 경북 영양군을 배경으로 한 웹툰도 나올 예정이다. 유튜브를 즐기듯 짧은 80초짜리 영화도 안동에선 홍보 콘텐트로 활용 중이다.

경북도청 안내로봇 로미. [사진 경북도]

경북도청 안내로봇 로미. [사진 경북도]

로봇은 이미 홍보콘텐트로 자리 잡았다. 경북도청 1층엔 도청안내와 지역 홍보를 맡은 안내 로봇 '로미'가 있다. 본관(안민관) 1층을 자율주행하며 청사 방문객을 맞는다. 간단한 일상대화가 가능해 로미를 보러 도청을 찾는 관광객이 있을 정도다. 몸에 달린 모니터에 방문객 얼굴을 보여주며 사진촬영을 하고, 로봇 댄스도 춘다.

경북도청 청사에 있는 안내로봇 로미. [사진 경북도]

경북도청 청사에 있는 안내로봇 로미. [사진 경북도]

대게 축제로 유명한 영덕군은 오는 8월이나 9월 젊은 관광객 유입을 위해 로봇 축제를 열 예정이다. 가칭 '국제로봇애니메이션 필름페스티벌'이다. 로봇애니메이션을 상영하고,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호보트'를 형상화한 배로 해상안전 체험교육 등을 하는 프로그램으로 축제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종수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장은 "지역 알리기가 VR·AR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트 옷을 입으면서 젊은 관광객 증가 등 연관 효과가 커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안동=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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