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년 국정 연설에 여성 상·하원 의원들이 흰 옷을 입고 참석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참석한 수십명의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흰색 옷을 입고 참석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미 전역에 걸친 여성의 연대를 존중하고, 여성의 권리를 지키자는 의미로 흰옷을 입고 참석했다. 흰색은 20세기 초 영국에서 여성 참정권 운동을 벌인 여성들인 '서프러제트'를 상징하는 색이다. 또한 올해는 지난 1920년 미국 여성에게 투표가 허용된지 99주년을 맞아 의미를 더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해 최초의 여성 무슬림 의원인 오마르 미 하원 의원, 미 역대 최연소 여성의원으로서 많은 관심을 받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 의원 등 이날 국회의사당에 모인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흰옷을 입고 모여 앉아 시선을 끌었다. 이들은 서로의 모습을 보고 환호하거나, 의사당 곳곳에서 주먹을 불끈쥐고 단체사진을 찍었다. 동료남성 의원들도 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이와달리 공화당 의원들과 관계자들은 검은색 의상을 주로 입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멜라니아 트럼프, 이방카 트럼프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가족들 역시 검은색 정장을 입고 연설에 참석했는데, 이 중 홀로 흰 옷을 입은 티파니 트럼프가 소셜미디어내에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현지매체에 따르면 공화당원인 엘리스 스테파닉 의원만이 흰옷을 입는 이 운동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민주당 반대편에는 ”어두운 색 수트를 입은 남성들이 대부분이었고, 공화당 여성 의원들은 빨강 같은 색깔 있는 옷을 입었다”고 전했다.
여성편력과 여성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는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경제 성과를 언급하며 지난해 신규 일자리 중 58%를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며, 미국 직장 내 여성들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 어느때보다 많은 여성들이 일터에 있다는 사실에 모든 미국인들이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발언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성들의 성취를 언급하자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치며 환호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여성의원 모임(DWWG) 회장인 로이스 프랭클 하원 의원은 미 CNN 과의 인터뷰에서 “흰옷을 입는 것은 미 전역에 걸친 여성의 연대를 존중하는 메시지이자 우리가 어렵게 얻은 권리를 잃지 않겠다는 선언”이라고 말했다.
우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