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상차림이 간소화됐다고는 하지만 하루이틀 식구들이 먹는 상차림과 뒷정리만으로도 손발의 피로감은 만만치 않다. 고향의 기운을 듬뿍 받아오는 기쁨도 잠시, 도로 위 교통체증과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피로감은 명절 후유증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평소 먹지 않던 기름진 음식을 과하게 섭취해 소화 불량을 호소하는 이들도 많다. 오늘은 설 이후 피로감을 호소하는 손발 케어 방법을 소개한다. 가벼운 소화불량 및 설사 증상, 피로감을 돌보는 손발 지압법과 혹사당한 손과 발을 위한 미용법이다.
▶소화불량엔 합곡혈, 상양혈
평소와 달리 세끼 모두 기름진 음식을 섭취하기 쉬운 설 연휴 기간 중 가장 흔히 겪는 불편은 역시 소화기 관련 증상이다. 소화제 등 약을 먹어 해결하는 것도 좋지만, 가벼운 부대낌, 소화불량 증세라면 관련 혈 자리를 제대로 지압하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소화불량에 효과적인 대표적인 혈 자리는 합곡혈이다. ‘국민 혈자리’라고 할 정도로 잘 알려진 부분으로 엄지와 검지 사이의 움푹 들어간 곳을 말한다. 손끝으로 이 부분을 3~5분간 지긋이 압박하면 된다. 볼펜 끝 등 끝이 너무 뾰족하지 않은 도구를 이용해 눌러주는 것도 좋다. 소화불량에 좋은 또 하나의 혈자리는 상양혈이다. 검지의 손톱 뿌리 부분인데, 중지 쪽이 아니라 엄지 쪽에 치우친 뿌리 부분이다. 급체했을 때 바늘로 손을 따던 부위를 떠올리면 쉽다. 위가 꽉 막혔을 때 손톱 끝으로 꾹꾹 눌러주면 된다. 가벼운 설사 증상이 있을 때는 팔꿈치가 접히는 곡지혈(오른쪽 사진)을 누르면 도움이 된다.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피로에는 풍지혈
꽉 막히는 길에서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운전을 하다 보면 등과 목 근육이 굳기 쉽다. 이럴 때는 풍지혈을 자극한다. 풍지혈은 후두골 아래쪽 중심에서 옆쪽으로 2/3지점을 말한다. 이 부분을 골고루 눌러주면 굳은 등과 목 근육이 이완될 뿐만 아니라 머리가 맑아지고 눈까지 시원해지는 효과가 있다. 손으로 누르기 힘들면 눕거나 벽에 기대 테니스 공으로 목 뒤를 받치고 목을 좌우로 돌리면서 자극을 주는 방법도 좋다.
▶음식 준비로 지친 발바닥과 종아리 풀기
음식 준비와 상차림 등으로 온종일 서 있다 보면 발바닥은 딱딱해지고 종아리도 퉁퉁 붓게 된다. 혈액이 하지에 몰리면서 생기는 현상으로 이 때는 발바닥 마사지를 해주는 것이 좋다. 양 손가락으로 발가락을 잡고 아치형으로 휘도록 만들었을 때 발바닥 중간에 움푹 들어가는 부분이 바로 용천혈이다. 이 부분을 세 개 여러 번 눌러주고 발뒤꿈치를 주먹으로 여러 번 치면서 마사지한다. 복사뼈와 아킬레스건 사이의 ‘태계(사진)’ 부분도 대표적인 다리의 혈자리다. 종아리 근육 중간 지점인 승산혈도 함께 눌러주면 좋다.
▶잦은 설거지로 퉁퉁 부은 손발 케어 법
오랫동안 서서 부엌 일을 하다 보면 손과 발이 퉁퉁 붓는다. 물을 많이 만져 손이 건조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 핸드크림을 듬뿍 바른 뒤 열 손가락 끝부분 마디를 잡고 튕기 듯이 여러 번 마사지하는 것만으로 붓기가 한결 잦아든다. 경혈이 많은 손바닥 전체를 부드럽게 만져주면서 풀어주는 것만으로 순환이 좋아져 효과를 볼 수 있다. 건조해서 손톱 옆 거스러미가 올라올 수 있으므로 오일을 손톱 주변에 발라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보습제를 듬뿍 바른 후 비닐장갑을 10분 정도 끼고 있으면 제품이 흡수되면서 한층 부드러운 손을 만들 수 있다. 퉁퉁 부은 발에는 반신욕이나 족욕도 좋지만 번거로울 때는 오일을 듬뿍 바른 뒤 용천혈 등을 자극한 뒤 역시 발가락을 하나씩 잡아당기 듯 마사지한다. 랩으로 감싼 뒤 양말을 신어 발 피부를 부드럽게 한다.
글=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도움말=사임당 한의원 이상훈 원장 미르테 by 혜정 박혜정 에스테티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