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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극우인사 "日, 韓을 도라에몽 '진구'처럼 보는 경향 있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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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모토 도루 전 오사카 시장. 사진은 지난 2015년 하시모토 당시 오사카 시장이 정계를 은퇴하면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하시모토 도루 전 오사카 시장. 사진은 지난 2015년 하시모토 당시 오사카 시장이 정계를 은퇴하면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이른바 '초계기 갈등'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는 가운데 일본 정치권 인사들이 연일 애매한 발언을 내놓고 있다. 한국과의 싸움이 장기화 되는 것에 부담을 느낀 듯 겉으로는 "한국 비판 자제"를 말하지만 무시하는 듯 묘한 설명을 덧붙이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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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극우정당 유신의회를 만들었던 극우 인사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전 오사카(大阪)시장은 지난달 31일 방송된 아메바TV의 인터넷 방송 '뉴스바 하시모토'에서 일본의 인기만화 도라에몽의 캐릭터를 거론하면서 일본이 한국을 얕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한국이 비슷한 이야기를 해도 일본이 이번 한국에 대해서처럼 달아오르지는 않았는 이유는 시각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이) 중국은 상당히 강한 '자이언'이라 생각하고 한국은 '노비타'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는 게 하시모토의 분석이다. 그는 "말하려면 양쪽 모두에 대해서 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애니메이션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보물섬’의 한 장면.

애니메이션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보물섬’의 한 장면.

하시모토 전 시장이 말한 만화 도라에몽 속 '자이언'과 '노비타'는 정 반대의 캐릭터다. 국내 방송 애니메이션에서 '퉁퉁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자이언'은 힘센 남자 캐릭터로 주인공들을 괴롭힌다.

하시모토 전 시장이 '한국'으로 묘사한 '노비타'는 국내 애니메이션에서 '진구'로 소개된 캐릭터로 주인공이지만 힘이 약해 괴롭힘을 당한다.

그는 "나에 대해 한국을 옹호한다는 얘기도 있지만, 내가 한국인 정치가라도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일을 했을 것"이라며 "귀족계급이 맘대로 계약을 맺어 식민지가 됐다는 역사가 있다면 절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시모토 전 시장은 선정적인 발언으로 일본 대중들에게서 인기를 모은 극우 인사다. 그는 지난 2013년 위안부 문제에 대해 "전쟁 중 흥분된 강자 집단에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 위안부 제도가 필요하다는 건 상식"이라고 말해 국제 사회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일본군 위안부 관련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2013년 일본 오사카 시청 앞에서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의 망언을 규탄하며 시장직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하는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관련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2013년 일본 오사카 시청 앞에서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의 망언을 규탄하며 시장직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하는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편 4일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전 방위상은 "한국과는 같은 링에서 싸우기 보다, 정중하게 무시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기도 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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