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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시골 출신 콜리손 형제가 20대에 억만장자된 비결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강정영의 이웃집 부자이야기(18)

양들의 고향은 어디일까. 양이 사람보다 많다는 목가적인 나라 아일랜드다. 그곳 작은 시골 마을 리메릭에서 1990년 존 콜리손이 태어난다. 그는 자라면서 학교에서는 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우수 학생이었고, 고등학교를 졸업도 하기 전에 하버드대학에서 입학 허가를 받을 정도로 뛰어났다.

2009년 물리학을 공부하기 위해 하버드에 입학한다. 다재다능한 그의 명성이 아일랜드에서도 잘 알려져서 아일랜드신문 ‘인디펜던트’에서는 ‘그가 공부하기 위해 대학에 가는 것이 놀랍다’는 사람들의 반응이 기사로 실릴 정도였다. 이유는 고등학교 때 두살 위 형 패트릭과 함께 중소상인이나 자영업자가 이베이에서 쉽게 거래를 할 수 있게 하는 소프트웨어 회사를 차려 이미 백만장자가 돼 있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때 창업해 백만장자 된 콜리손 형제

'스트라이프' 의 창업자 존 콜리손(왼쪽)과 공동 창업자이자 그의 형 패트릭 콜리손(오른쪽). [사진 유튜브 캡처]

'스트라이프' 의 창업자 존 콜리손(왼쪽)과 공동 창업자이자 그의 형 패트릭 콜리손(오른쪽). [사진 유튜브 캡처]

아니나 다를까. 일 년 만에 그의 형과 함께 ‘스트라이프’라는 회사를 창업하기 위해 하버드 졸업장을 내팽개치고 중퇴해 실리콘 밸리로 간다. 그의 나이 19살 때 일이다. 그의 형도 그보다 2년 먼저 2007년 명문 MIT에서 수학을 전공하기 위해 입학했으나 함께 중퇴했다. 그들이 모국 아일랜드나 가까운 영국의 대학을 가지 않고, 아무 연고도 없는 미국으로 건너가 세계 최고의 명문대학을 간 것에서 그들이 품은 야심을 엿보게 한다.

금문교가 바라보이는 팔로 알토 지역에 회사를 차린 두 형제는 매일 아침 자전거를 타고 출근했다. 그의 비즈니스 모델은 사용자가 상품을 사기 위해 매번 등록하고 계좌를 개설하는 등의 번거로움을 없애고, 웹사이트 ‘온라인 거래의 새로운 표준’으로 아주 간소하고 쉽게 거래를 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스트라이프는 전 세계적으로 10만 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통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까지도 고객정보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영업과 관련한 제반 안전장치를 구축해 준다는 강점이 있다. 특히 관련 산업의 강자인 텔사나 페이팔의 오너들이 스트라이프에 직접 투자하고 펀딩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그들의 실력을 알 수 있다.

스트라이프는 잘 알려진 회사는 아니다. 왜냐하면 소비자가 구매하기 어려운 상품은 취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그의 회사 직원은 750명이고, 페이스북이나 맆트 같은 대기업도 주요 거래처 중의 하나이다. 본사는 샌프란시스코에 지사는 런던, 더블린, 파리, 베를린에 있다.

그는 “온라인 비즈니스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온라인으로 필요한 서비스나 제품을 만들어주고, 관심 있는 사람을 끌어모으고, 그들의 아쉬움을 시원하게 해결해주면서 돈을 버는 일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하면 제품의 특성, 수요자의 니즈, 유통방식, 고객정보 관리, 결제방법 등에 대해 세심하게 고민하고 그 솔루션을 제대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스트라이프는 잘 알려진 회사는 아니다. 왜나면 소비자가 구매하기 어려운 상품은 취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직원은 750명이고 페이스북과 같은 대기업도 주요 거래처 중의 하나이다. [스트라이프 홈페이지 캡처]

스트라이프는 잘 알려진 회사는 아니다. 왜나면 소비자가 구매하기 어려운 상품은 취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직원은 750명이고 페이스북과 같은 대기업도 주요 거래처 중의 하나이다. [스트라이프 홈페이지 캡처]

2011년 회사를 상장해 2015년 50억 달러(5조5000억원) 기업가치가 2016년 말 92억 달러(10조원)를 넘었다. 그의 개인 재산도 1조2000억원(11억 달러)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어린 나이(26)에 자수성가한 억만장자가 되었다. 그의 형도 자수성가한 젊은 부자 랭킹 2위이다.

그는 직원들과 함께 러닝과 하이킹을 하고, 때로는 경비행기를 모는 모험도 즐긴다. 팀원들과 함께 등산한 사진을 SNS에 올려 공유하기를 좋아한다. 이사회 멤버 중 한 사람인 마이크 모리츠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그를 ‘다른 테크놀로지 회사의 거물과 비교해 매우 겸손하고 둥글둥글한 사람’으로 평가했다.

아일랜드의 시골 마을 출신 두 형제가 그들 회사를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기업으로 성장시킨 것 놀랍지 않은가. 이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해낸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평가다.

온라인 비즈니스에 대한 그의 전망도 흥미롭다. 이제 미국의 실리콘밸리만 뛰어난 경쟁력이 있는 벤처 비즈니스의 스타트업 장소가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유럽도 매우 경쟁력 있는 곳으로 변모했다고 한다. 예를 들면 런던의 식품 배송 회사인 딜리버루가 약 4000억원 상당의 펀딩에 성공했고,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아디엔은 대규모 인터넷 기업의 국제결제 대행 업무를 하면서 최근 페이팔을 아마존 지급결제 회사에서 밀어내고 그 대행 업무를 맡았다.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온라인 지급결제 분야

전통적인 지급결제 수단을 대신해 매우 신축적인 결제수단이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다. 그러나 정책 당국이 블록체인과 같이 개인 정보 보호라는 명분으로 지나친 규제를 가하고 있다. [중앙포토]

전통적인 지급결제 수단을 대신해 매우 신축적인 결제수단이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다. 그러나 정책 당국이 블록체인과 같이 개인 정보 보호라는 명분으로 지나친 규제를 가하고 있다. [중앙포토]

그만큼 전통적인 지급결제 수단인 은행이나 금융회사를 대신해 매우 신축적인 결제수단이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그런 수단을 제공하는 기업 간의 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다. 문제는 정책 당국이 블록체인과 같이 개인 정보 보호라는 명분으로 지나친 규제를 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분야 신규 기업의 진입 장벽을 만들어 기술개발을 지연시키고 소비자를 불편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상인과 구매자 간의 매매와 지급결제를 쉽고 안전하게 해주는 개별적인 맞춤 온라인 시스템을 개발한다면 대박 나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또 대형 유통업체나 대기업이 시장을 독점하는 불합리한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뜻있는 젊은이라면 존 콜리손 형제와 같이 중소상인들이 ‘내 몸에 딱 맞다’고 감탄하는 그런 온라인 비즈니스를 한번 시도해 보기를 권한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편의도 제공해 주고, 돈도 버는 일석이조의 신나는 일 아니겠는가.

강정영 청강투자자문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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