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설 연휴 끝무렵에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다.
오세훈 캠프 관계자는 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로선 설 연휴 마지막 날인 6일께 출마 선언을 하려고 한다. 다만 8일 경북 방문 일정이 잡혀 있어 7일 선언하고 바로 TK(대구·경북)로 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오 전 시장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자유한국당 2ㆍ27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은 8명 출마(김진태ㆍ심재철ㆍ안상수ㆍ오세훈ㆍ정우택ㆍ주호영ㆍ홍준표ㆍ황교안)로 일단락됐다. 당초 황교안 전 총리(1월 29일), 홍준표 전 대표(1월 30일) 등이 잇따라 출마 선언을 하면서, 사실상 ‘빅3’ 중 가장 먼저 레이스에 뛰어들었던 오 전 시장도 이번 주 출마를 공식화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TV토론이 너무 적다”며 오 전 시장이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면담을 하는 등 경선 룰과 관련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미묘한 기류가 형성됐다. 지난달 31일엔 출판기념회를 가진 오 전 시장이 “아직 좀 더 고민할 부분이 남아 있어 시기를 결정하지 못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자 일각에선 “아예 출마 자체를 포기하는 거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에 대해 캠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전당대회 보이콧 의견이 없었던 게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동원 선거’의 전형인 합동연설회를 4차례나 하면서 현대정치의 총아인 TV토론을 기껏 두 번밖에 안 한다는 건 시대를 역행하는 일이다. 특정인을 추대하기 위해 경선을 요식행위로 만드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그렇다고 게임룰만 붙잡고 싸우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하지 않나. 황·홍과 차별화되는 ‘개혁보수, 미래보수’의 비전을 분명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보수 주자로서의 선명성도 표출했다. 오 전 시장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 판결과 관련해 이날 페이스북에 ‘법질서 파괴 정권’이라는 제목을 글을 올리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판결을 적폐로 몰아 사법부를 협박하고 있는 모습이 모리배의 행태와 다르지 않다”며 “사법부를 공격하는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통성 시비를 원천차단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 전 시장은 오후엔 자신이 지역위원장을 맡은 광진구 노룬산시장과 화양시장을 찾았다.
경선룰과 관련된 논란은 이날도 이어졌다.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정치 24년을 하면서 수없는 선거를 치렀지만 선거 당일 TV토론을 하는 것은 처음 봤다”며 반발했다. 그는 “당 선관위에서 전대 일정을 모바일 투표하는 날 TV토론 한 번, 지역 현장투표하는 날 한 번, 이렇게 정했다고 한다”며 “후보자의 정견과 정책 검증, 신상 검증 없이 ‘깜깜이 선거’를 하라는 것이냐”고 말했다.
한편 당권 도전을 피력한 정우택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빅3’를 겨냥해 “대권을 향해 가려는 후보는 지금이라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나와야 한다. 나부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다”며 “이 제안이 수용되지 않으면 후보 단일화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최민우ㆍ성지원 기자 minw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