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사법행정권 남용 및 재판거래 수사에 연루됐다며 탄핵 소추해야 할 판사 중 한 명으로 지목한 윤성원(56·사법연수원 17기) 신임 인천지법원장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28일 신임 법원장에 임명된 뒤 4일 만이다.
윤 법원장은 1일 법원 내부망 코트넷을 통해 “민변의 탄핵 대상 발표를 보고 그 진위여부를 떠나 인천지법원장으로 부임하는 것이 법원 가족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줄 것이란 생각이 들어 인사권자인 대법원장에게 결례를 무릅쓰고 오늘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인사 명령으로 인천지방법원장으로 부임하기로 돼 있었는데 갑자기 퇴임하게 돼 대법원장과 법원에 커다란 누를 끼쳐 죄송하다”며 “특히 인천지법의 가족들이 받을 충격을 생각하니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미안하다는 말만 생각난다”고 말했다.
앞서 민변이 참여한 ‘양승태 사법농단 공동대응 시국회의’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윤 법원장 등 판사 10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추가로 공개했다. 윤 법원장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으로 근무하면서 통진당 태스크포스(TF) 등 관련 회의에서 지휘부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추가된 탄핵소추안 대상자는 윤 법원장을 비롯해 임성근·신광렬·조한창·이진만·시진국·문성호·김종복·최희준·나상훈 판사 등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30일에는 1차 탄핵소추안 대상자로 권순일 대법관과 이민걸·이규진·김민수·박상언·정다주 판사 등을 선정해 발표한 바 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다음은 윤 지법원장이 코트넷에 올린 글 전문
저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번에 퇴임하기로 하였습니다.
지난 인사 명령으로 인천지방법원장으로 부임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갑자기 퇴임하게 되어 대법원장님과 법원에 커다란 누를 끼쳐 죄송합니다.
특히 인천지방법원의 가족들이 받을 충격을 생각하니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미안하다는 말만 생각납니다.
저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등 일련의 사태가 정리되면 그 때가서 사직을 하려 했으나, 이번 민변의 탄핵 대상 발표를 보고 그 진위 여부를 떠나 제가 인천지법원장으로 부임하는 것이 인천지방법원 가족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줄 것이란 생각이 들어 인사권자인 대법원장에게 결례를 무릅쓰고 오늘 사직서를 제출하였습니다.
법관이면 언젠가 법원을 떠나야 할 운명이고 그것이 조금 빨리 왔다고 생각합니다.
오늘까지 저를 아끼고 사랑해 준 모든 분들게 고맙고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내일부터 설 명절이 시작되는데 귀성길 조심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설 보내시길 바랍니다.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2019. 2. 1.
윤성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