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 앱' 들고 나온 네이버…뉴스 서비스 개편 후퇴하나

중앙일보

입력 2019.01.31 16:27

업데이트 2019.02.01 08:55

신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준비 중이던 네이버가 현재 쓰이는 구버전과 준비 중인 신버전을 함께 쓰는 '듀얼 앱'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편집권을 내려놓겠다는 네이버 뉴스 정책이 후퇴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신·구버전 함께 쓰는 듀얼 앱 출시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31일 열린 4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현재 베타테스트 중인 네이버 신규 앱을 구버전에서 함께 쓸 수 있도록 2월 초에 iOS용 듀얼 앱을, 상반기중 안드로이드용 듀얼 앱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전략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전략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간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은 베타 테스트 버전을 내려받아 네이버 새 앱을 사용할 수 있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에서 베타 버전을 내려받으면 구버전이 사라지고, 다시 구버전을 쓰려면 베타 버전을 삭제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며 "하나의 앱에서 신·구버전을 모두 쓸 수 있게 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이폰에서는 애플 정책상 베타 버전 사용자를 1만명 이상 확보할 수 없어 충분한 실험을 거치지 못했다. iOS용 듀얼 앱을 다음 달에 먼저 내놓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뉴스 편집 안 하는 신규 앱 출시 미뤄져 

그러나 네이버의 설명에도 뉴스 정책 후퇴 우려가 나오는 것은 앱 구버전과 신버전 사이에는 네이버가 뉴스를 취사·선택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중요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모바일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뉴스 편집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메인 화면에서 한 페이지를 넘기면 각 언론사가 편집한 뉴스 '판'이 뜨고 독자들이 이 가운데 언론사를 선택하고 갈무리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신버전으로 올 상반기 중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듀얼 앱은 네이버가 뉴스 편집권을 행사하는 구버전을 당분간 지속한다는 의미인 데다, 안드로이드용 버전 출시 일정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 중 신규 앱 전면 출시는 사실상 물 건너간다. 뉴스 서비스를 상반기 중개편하겠다는 당초 네이버의 계획이 최소 6개월 이상 미뤄지는 것이다.
네이버는 그간 언론사가 제공한 뉴스 중 무엇을 선택해 어느 위치에 배치할지 등을 독자적으로 결정해 왔다. 이 때문에 "언론사처럼 편집권을 행사하면서 언론사가 지는 보도에 대한 책무는 지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뉴스 정책 후퇴 없다" 설명에도 우려 확산  

'뉴스 정책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편집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신 버전은 왼쪽으로 돌리면 쇼핑, 오른쪽으로 돌리면 콘텐트가 뜨는 방식으로 10년 만에 중요한 변화를 앞두고 있어 시간이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듀얼 앱을 쓰면 구버전 상에서 '신규 버전을 설치하라'는 푸시 메시지를 받을 수 있고, 이를 터치하기만 하면 간편하게 신규 버전을 설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듀얼 앱은 구 버전을 신규 버전으로 자연스럽게 대체하기 위한 통로일 뿐, 뉴스 정책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내용이 지켜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영상 올리고 감상하기 쉽게 사이트 개편 계획

한 대표는 이날 유튜브에 맞서 네이버 사이트를 동영상 중심으로 개편할 뜻도 밝혔다 그는 "온라인 생태계를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국경을 초월한 기술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네이버의 모든 서비스에서 동영상을 쉽게 생산하고 올릴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개선하고, 메인화면·검색 등에서도 동영상 소비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가 지난해 10월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공개한 이미지. [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지난해 10월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공개한 이미지. [네이버 제공]

네이버 측은 또한 핀테크 분야에선 국내 인터넷 은행에 진출하진 않지만,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는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이날 지난해 4분기 실적도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조5165억원, 영업이익 213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8%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6.7%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9.4% 성장한 5조 5869억원, 연간 영업이익은 9425억원으로 한해 전보다 20.1% 줄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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