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만에 완성차 공장…괜찮은 청년 일자리 1만개 몰려온다

중앙일보

입력 2019.01.31 15:20

업데이트 2019.01.31 16:54

현대차 투자 이끌어낸 '광주형 일자리' 
광주형 일자리 투자 협약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광주형 일자리 투자 협약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오는 2021년 하반기 완성차 제조 공장이 광주광역시에서 차량 생산을 시작한다. 국내에 완성차 공장이 신규 가동하는 건 23년 만에 처음이다.

현대자동차는 31일 광주시청에서 광주광역시와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광주시가 신설하는 자동차 공장에 현대차가 약 530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번 투자가 주목받는 건 이른바 ‘광주형 일자리’를 처음으로 적용하는 제조공장이기 때문이다. 광주형 일자리란 광주광역시가 제안한 노사상생 일자리 창출 모델이다. 이 공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는 주 44시간 근무시 평균 3500만원 정도의 초봉을 받을 수 있다. 현재 현대차 신입사원 초봉은(5500만원)의 64% 수준이다. 또 향후 임금 인상 폭은 물가상승률 등을 통해 제3자(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가 결정한다.

노동계 양보로 줄어든 임금소득은 지방자치단체가 일정 부분 보조한다. 공장 근로자를 위한 행복주택·임대주택을 건설하고 통근버스를 운영하며, 직장어린이집이나 근로자 건강증진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광주시는 “비록 임금은 다소 낮더라도 실질 소득 수준과 삶의 질은 향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후 광주시청에서 열린 광주형 일자리 투자 협약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후 광주시청에서 열린 광주형 일자리 투자 협약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간기업도 동참한다. 국내 최대 자동차 제조사 현대차가 공장 건설·운영부터 차량 생산기술·품질관리를 맡는다. 또 신차를 이 공장에 위탁해서 일감을 제공한다.

이로써 23년 만에 완성차 생산 공장이 국내에 들어서게 됐다. 고질적인 고임금·저효율 문제로 자동차 제조사들은 한국에 완성차 공장 설립을 꺼렸다. 근래 국내에 완성차 공장이 설립된 것은 1998년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이 마지막이다. 현대차도 1996년(아산공장) 이후 20년 넘게 국내에 자동차 공장을 준공한 적이 없다.

광주시가 빛그린산업단지 62만8099㎡ 부지에 신설하는 완성차 공장은 이르면 2021년 하반기 공장 가동을 시작한다. 여기서 생산하는 차종은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연간 10만대 생산이 가능한 조립라인을 설치하며 정규직 1000여명을 직접 고용할 예정이다. 광주광역시는 “부품공장이 들어서고 관련 기업이 간접적으로 고용하는 효과를 추산하면 약 1만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금속노조 조합원들이 31일 오후 광주시청 앞에서 광주형일자리에 반대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뉴스1]

전국금속노조 조합원들이 31일 오후 광주시청 앞에서 광주형일자리에 반대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뉴스1]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도입한 공장에 현대차가 투자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노동조합(노조) 반응은 엇갈렸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노사민정이 한발씩 양보해 사회적으로 큰 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최대 산별 노조인 금속노조는 “허울 좋은 명분과 밀실협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정치권과 현대자동차, 지역 노동계가 한국 경제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뜻을 모아 결실을 보았다”며 “한국 경제의 체질·경쟁력을 강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역사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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