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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218만원 쓰는 중동 여행객 느는데...정작 항공노선은 부족

중앙일보

입력

중동-한국 방문 수요 지속 증가… 항공노선 확대는 아직 제자리걸음
국내 관광산업 및 경제 기여도 높은 중동 관광객 유치 위한 노선 확대 필요성 높아

2019년 첫 ‘황금연휴’인 설날이 다가오고 있다. 설날은 가족이 함께하는 명절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여행 시즌이기도 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설날 기간 중 인천국제공항 이용객은 95만 명, 일평균 19만 명에 달했고 전년 대비 9.5% 증가했다. 또한 동일기간은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기간으로서, 내국인 관광객과 외국인 관광객이 모두 늘어나는 시기다.

외국인 방문객의 중요성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12년 1,000만 명을 돌파한 이래 2016년에는 1,724만 명에 달했다. 그러나 2017년에는 1,333만 명으로 22.7%나 감소했다.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금한령 영향이 높다는 분석이다. 2018년에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2016년 수준의 회복을 위해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를 낮추고 외국인 관광객 유입을 다변화할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국내 관광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중동관광객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동 관광객 수는 23만 7,000여명으로 전년의 21만 7,000여명 대비 2만 명 가량 증가했고, 2014년 15만 5,000여명 대비 53% 가량 증가했다. 이같은 증가에 따라 호텔마다 코란을 배치하고 할랄 식당을 늘리는 등 관광객의 니즈에 맞춘 여건 확립에 나섰으며,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한국 문화 관광대전’을 열어 우리나라의 의료관광, 한류, 한식, K-뷰티 등을 홍보하기도 했다.

특히 UAE를 비롯한 중동 관광객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관광객으로 자리 잡았다.  2015년 방한한 중동 관광객의 1인당 지출 규모는 1,952달러(약 218만 원)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 평균 1,712달러(약 191만 원)보다 높았다. 또한 UAE의 경우 2015년 기준 의료관광에서 지출한 1인당 평균 진료비도 약 9,545달러(1,066만 원)로 외국인 관광객 전체 평균의 5.4배에 달했다.

하지만 중동과 한국을 잇는 항공노선은 증가하는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동지역에서 백만장자가 가장 많이 밀집한 두바이는 에미레이트 항공과 대한항공이 취항하고 있는데, 에미레이트 항공의 경우 좌석이용률(로드팩터)이 2017년 87%, 2018년 88%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는 국제항공기구(IATA)에서 발표한 전 세계 국제선 좌석이용률 평균 78%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해당 노선은 주 14회(에미레이트 항공 및 대한항공 각 매일 1회) 운행으로, 중국(주 77회), 태국(주 63회), 홍콩(주 42회), 싱가포르(주 42회) 대비 낮은 수치다.

이 때문에 UAE와 한국 간 항공노선 증대를 위한 항공회담이 지난해 6월 개최되었으나, 노선 증편에 대해 우리나라 정부가 난색을 표하며 회담이 결렬되었다. 하지만 증가하는 중동발 한국행 방문수요와 UAE 등 중동 국가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후속 항공회담에서는 정부도 보다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신년사에서 올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 목표치를 1,800만 명으로 밝히는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만큼, 에미레이트 항공 등 해외 항공사들의 국내 노선 확대에 보다 전향적인 입장을 가질 필요가 있다”라며 “중동 항공노선 확대는 국적기와 외항사의 시너지를 확대하여 고부가가치 관광객인 중동 관광객들의 한국 방문을 촉진시킬 수 있으며, 이는 국내 관광산업의 부가가치 창출을 증진하고 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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