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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법정구속 성창호 판사는 누구? 박근혜 특활비 6년 선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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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피고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불출석한 가운데 성창호 부장판사가 박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활비 상납' 관련 1심 선고공판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TV]

2018년 7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피고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불출석한 가운데 성창호 부장판사가 박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활비 상납' 관련 1심 선고공판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TV]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을 지시한 김경수(52) 경남도지사가 법정구속되자 담당 재판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판장은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46·사법연수원 25기) 부장판사다. 부산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 90학번인 그는 4학년 때 사법시험(35회)에 합격했다. 서울고법 판사와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 등을 지낸뒤 현재 형사합의부 부장을 맡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재판장이 양승태 대법원장과 특수관계인 것이 이번 재판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 주변에서 우려했다”며 “그럼에도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진실이 있는데 설마 그럴까 했는데 우려가 재판 결과 현실로 드러났다”는 입장을 냈다.

그가 양 전 원장과 성 부장판사를 '특수관계'라고 한 건 성 부장판사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비서실 판사로 근무한 이력 때문이다. 성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 인사관리심의관과 인사심의관, 대법원장 비서실 판사 등 핵심보직을 두루 거친 법원 내 엘리트로 꼽힌다. 인사심의관을 맡은 건 양 전 대법원장이 대법관이던 시절이다.

댓글 조작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김 지사는 법정 구속되어 구치소 호송버스로 걸어 가고 있다. 김경록 기자

댓글 조작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김 지사는 법정 구속되어 구치소 호송버스로 걸어 가고 있다. 김경록 기자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성 부장판사는 2012~2014년 대법원장 비서실 판사를 지내면서 양 전 대법원장이 상고법원을 추진하는 일을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성 부장판사는 지난해 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성 부장판사는 2016년부터 1년간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전담 판사를 맡으면서 '기각 요정'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9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은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과 CJ 이미경 부회장 퇴진 압박 혐의를 받은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 주요 피의자의 영장을 기각해서다.

 하지만 2016년말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핵심 인사 상당수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혐의를 받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 입시 및 학사 비리에 연루된 최경희 당시 이화여대 총장과 김경숙 당시 이대 신산업융합대학장 등의 구속영장을 모두 성 부장판사가 내줬다.

 또 2016년 법조비리 사건이었던 ‘정운호 게이트’와 관련해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와 홍만표 전 검사장, 김수천 인천지법 부장판사의 영장심사도 맡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성 부장판사는 박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사건과 공천개입 사건의 1심도 맡았다. 지난해 7월 특활비 수수의 뇌물수수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국고손실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공천개입 혐의는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6월에는 박 전 대통령에게 특활비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 등에게도 모두 국고 손실 혐의 유죄를 인정했다. 남 전 국정원장이 징역 3년, 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이 각각 징역 3년6월을 선고받았다.

 성 부장판사는 공소사실에 대한 의문점을 되묻는 모습을 보이는 등 신중하게 심리에 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전 대통령 특활비 공판에선 검찰이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은 특활비 전달을 위법으로 여겼다고 진술했다”고 언급하자 “위법이란 표현이 정확한 진술이냐”, “정확히 인용한 것이냐”고 재차 물어 검찰이 이를 수정한 일화도 있다.

 후배 판사였던 한 변호사는 “실력과 인품이 뛰어나 판사 초임 때부터 선두 주자였고, 이번에 자리가 없어진 고등법원 부장판사 1순위로 거론됐다”며 “편견 없이 증거 위주로 판결해 변호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그런 그의 재판 스타일은 변호사들로부터 인정을 받아 2017년 서울변호사회가 선정한 우수법관에 포함되기도 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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