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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머리채 영상·갈비뼈 골절···버닝썬 3가지 의문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버닝썬 사건의 폭행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김상교씨가 공개한 클럽 내 보안요원의 여성 폭행 관련 CCTV. [유튜브 캡처]

버닝썬 사건의 폭행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김상교씨가 공개한 클럽 내 보안요원의 여성 폭행 관련 CCTV. [유튜브 캡처]

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가 운영하는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 내 폭행 사태가 마약 관련 범죄 및 경찰 유착 의혹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된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며 풀리지 않는 의문점들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클럽 내 마약범죄 등으로 확산한 '버닝썬 사건' #갈비뼈 골절됐는데 즉시 후송 안된 점 등 의문

◇여성 성추행 vs 도망치는 여성 도움  

김상교씨는 지난해 11월 24일 버닝썬에서 보안요원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출동한 경찰들에게도 집단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당초 김씨가 보안요원과 시비가 붙은 이유에 대해 김씨는 지난달 14일 한 커뮤니티에 쓴 글에서 ”샴페인 3잔을 마신 뒤 나오는 길이 통로 우측에 있는 테이블에서 여자가 뛰어내리며 제 왼쪽 어깨 뒤로 숨었다“고 설명하며 성추행을 당한 여성을 도우려다 보안요원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버닝썬 측은 ”김씨가 클럽에서 여성을 성추행했고, 이를 제지해 퇴장시키는 과정에서 폭력이 있었던 것“이라며 ”김씨가 보안요원을 폭행했다“는 입장이다. 버닝썬 측은 이에 따라 김씨에 대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명예훼손으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에 대해 사건을 수사 중인 강남경찰서는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갈비뼈 골절됐는데…경찰 “긴급후송 필요 없어”  

김씨는 폭행으로 인해 갈비뼈 3대가 부러지는 등 전치 5주의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골절이라는 중상을 입고도 당시 현장에서 바로 병원으로 후송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강남경찰서 이재훈 서장은 29일 경찰청 사이트에 보도자료를 통해 “지구대 인치 과정에서 김씨가 119 후송을 요청해 119구급대가 2회 출동했다”며 “처음에는 김씨가 출동한 119구급대원에게 거친 언행과 함께 돌아가라며 거부했고, 두 번째 출동 시에는 구급대원이 상태 확인 후 긴급히 후송할 환자가 아니라는 판단하고 철수한 것”이라고 밝혔다.

강남소방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출동 당시 맥박과 혈압 및 복부에 대한 긴급 검사를 받으려 했으나, 김씨가 흥분상태여서 검사가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2차 출동에 대해서는 “긴급히 후송할 환자가 아니라는 판단은 경찰이 한 것이고, 경찰 조사가 필요하다고 해서 보호자에게 경찰 조사 후에 꼭 119에 신고하라고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추가 폭로된 ‘머리채 영상’ 논란  

논란이 확산한 이후 김씨는 클럽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을 제보받아 지난달 27일 자신의 유튜브에 공개했다. 이 영상은 “버닝썬에서 약물을 먹은 여자가 끌려나가는 영상을 클럽 내부 직원이 공개했다”는 글과 함께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졌다. 영상 속에서는 한 여성이 클럽 안에서 보안요원에게 머리채를 잡힌 채 끌려가는 모습이 담겨있다. 해당 여성은 프론트 테이블을 붙잡는 등 저항하지만 현장에 있는 직원들은 이를 지켜보고 있다. 이 영상 퍼지면서 클럽 내에서 마약 등의 불법행위가 만연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버닝썬 측은 29일 인스타그램에 논란 중인 영상을 캡처한 사진과 함께 “지난달 1일 오전 1시 35분쯤 VIP 테이블에서 취한 태국인 여성이 술을 강제로 개봉해 훔쳐 마시는 등 난동을 부려 퇴장 조치했다” 해명했다. 버닝썬 측은 이어 “(여성이) 퇴장하는 과정에서 가드 머리를 1차 폭행했고 가드팀이 경찰에 신고한 후 대기하던 중 의사소통이 가능한 직원이 영어로 상황을 설명했지만 오히려 화를 냈다”며 “여성 가드와 영업진을 각각 한차례씩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 도착 후 해당 영상을 경찰에 제출했고 여성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며 “노트북 수리비와 폭행 합의금을 받고 사건은 종결됐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사건의 진위와 별개로 손님들에 대한 클럽 보안요원들의 폭력적 대응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영상을 본 이모(32)씨는 “클럽에서 행패를 부렸는지는 따져봐야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보안요원이 여성의 머리채를 잡고 끌고 가거나,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폭행하는 것은 적절한 대응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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