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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골관절염에 주사 한 방, 무릎 통증 2년 이상 사라져 보행 당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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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인보사-케이’ 효과

흔히 퇴행성 관절염이라고 불리는 골관절염은 관절에 생기는 흔한 질환이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골관절염 환자가 많아졌다. 대부분은 수술을 제외하면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중등도’ 이상의 환자다. 환자들은 어쩔 수 없는 치료 공백기에 통증을 감내해야 한다. 그런데 2017년 골관절염 주사 치료제 ‘인보사-케이(INVOSSA-K)’가 국내 도입된 이후 이들의 치료 공백기가 짧아졌다. 청담 우리들병원 은상수(사진) 부원장에게 인보사-케이 시술의 효과를 들었다.

난치성 만성질환 골관절염 #통증 심해 삶의 질 떨어뜨려 #유전자 치료제로 증상 완화

한 번의 주사로 통증을 약 2년간 억제하는 인보사-케이 주사요법은 인공관절 수술을 권유받은 골관절염 환자에게서 만족도가 높다. [사진 청담 우리들병원]

한 번의 주사로 통증을 약 2년간 억제하는 인보사-케이 주사요법은 인공관절 수술을 권유받은 골관절염 환자에게서 만족도가 높다. [사진 청담 우리들병원]

# 골관절염 환자 민지연(가명·70)씨는 6년 전부터 무릎뼈 위에 물이 차는 증상에 시달렸다.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주사도 맞고 약도 복용했지만 효과는 일시적이었다. 그렇다고 인공관절 수술은 선뜻 선택하기 겁났다. 그러던 중 골관절염의 새 치료제인 인보사-케이가 나왔다는 사실을 접했다. 고민 끝에 지난해 3월 오른쪽 무릎에 인보사-케이 주사 시술을 받았다. 딱 한 번의 시술 이후 예전엔 엄두도 못 내던 해외여행도 다녀왔다. 민씨는 “주변에 인보사-케이를 알거나 시술 받은 사람을 본 적이 없어 망설였다”며 “하지만 조금만 무리해도 무릎에 물이 차고 통증이 심해져 시술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무릎에 염증 생기는 환자 증가세 

국내 골관절염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골관절염을 포함한 무릎관절증(무릎에 염증이 발생하는 모든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0년 220만331명에서 2017년 279만6525명으로 7년 새 약 27% 늘었다.

골관절염은 왜 생길까. 관절엔 뼈와 뼈 사이에서 완충 작용을 하는 부드러운 뼈인 연골이 있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연골이 손상된 것이 골관절염이다. 유전적인 원인도 있지만 비만이나 관절의 외상, 염증으로 인해 연골이 손상을 입은 뒤에도 골관절염이 발병할 수 있다. 골관절염의 흔한 증상은 무릎 통증이다. 특히 계단을 오르내릴 때 더 아프다. 무릎 통증은 대개 오전보다 오후에 심하며 만성화되면 무릎이 붓고 물이 차며 통증이 하루 종일 지속된다.

이런 이유로 골관절염 환자는 삶의 질을 위협받는다. 골관절염은 완치가 어려운 만성질환인데다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이 어렵고 사회활동까지 지장을 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골관절염 환자의 우울 유병률은 11.2%로 암(11.1%)·당뇨병(8.7%)·고혈압(8.3%) 환자보다 높다는 보고가 있다(기본간호학회지, 2017). 아쉽게도 현재까지는 골관절염의 손상된 연골을 완전히 정상화시키는 치료법은 없다. 그 대신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은 다양하다. 적절히 치료만 하면 골관절염의 악화를 막거나 늦출 수 있다. 치료법으로는 약물요법, 물리요법, 수술 치료 등이 있다.

골관절염 초기의 약물 치료제로는 소염 진통제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위장관·심혈관계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노인은 장기간 사용할 수 없다. 관절 내 주사제로는 연골 성분인 히알루론산이 사용된다. 그런데 2013년 미국정형외과학회는 히알루론산의 치료 효과가 분명하지 않다는 이유로 권고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주사제인 스테로이드제는 효과가 빠르지만 장기간 사용 시 오히려 관절 손상을 촉진할 수 있어 극히 제한적으로 처방된다.

그간 골관절염 환자는 수술 전까지 이 같은 약물로 의존해야 했다. 증상 완화 효과도 일시적이었다. 인보사-케이는 ‘TGF-β1’라는 유전자가 도입된 세계 최초의 무릎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다. ‘중등도’의 무릎 골관절염 환자를 위한 주사제로 국내에선 2017년 7월 시판 허가를 받고 그해 11월 출시됐다. 인보사-케이를 관절강 내에 주사하면 관절의 면역 환경을 개선해 골관절염의 임상 증상을 완화한다. 또 악화 기전을 차단해 관절 기능 개선을 유도한다. 3개월 이상 약물·물리 치료를 받아도 통증이 지속되는 중등도의 무릎 골관절염 환자에게 단 한 번 주사할 경우 통증·기능 개선 효과가 2년 이상 지속된다. 국내의 29번째 신약이자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시판이 허가된 유전자 치료제로 골관절염 치료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신약으로 주목받는다.

중등도 골관절염 ‘치료 공백’ 해결

은 부원장은 “인보사-케이는 주사·약물로는 효과를 보지 못해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하는 환자와 반월상 연골판(무릎 내 반달 모양의 연골판) 제거술을 받은 뒤 통증이 지속되는 환자에게 적합하다”며 “특히 인공관절 수술을 권유받은 환자의 인보사-케이 시술 만족도가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인공관절 수술은 보통 재수술 부담이 적은 65세 이후에 시행한다. 인공관절의 수명 때문이다. 따라서 비교적 젊은 60세 전후의 골관절염 환자는 수술 전까지 ‘치료 공백’을 경험해야 한다. 치료 공백기엔 통증과 부종, 열감, 관절 기능 저하가 생겨 골관절염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은 부원장은 “2년에 1회만 주사하면 되는 인보사-케이는 치료 공백기를 메우는 데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인보사-케이 시술은 30분가량의 주사 요법이 전부다. 주사 후 두 시간가량 지나면 바로 퇴원할 수 있다. 통증이나 예상치 못한 특이 상항을 고려해 하루 정도 입원할 수도 있지만 별도 입원 기간 없이 당일 퇴원하는 게 일반적이다.

인공관절 수술이나 수술이 수반되는 다른 치료법의 경우 3~6개월간 회복 기간을 가져야 하는데 인보사-케이의 경우 회복 기간이 필요 없다. 은 부원장은 “효과가 짧은 기존 골관절염 치료제와 달리 인보사-케이는 약 2년간 통증을 개선해 골관절염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치료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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