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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2형 당뇨병, 환자 맞춤형 수술로 잡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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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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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뇨병은 만성질환이자 대표적인 난치병이다. 평생 관리하면서 지내야 한다는 것이 사회적 통념이다. 그런데 “당뇨병(2형)은 완치돼야 하고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말하는 의사가 있다. 민병원 김종민(사진) 원장이다. 그런데 그의 치료법은 약을 쓰는 것이 아니다. 수술이다. 그를 처음 만나는 당뇨 환자는 믿지 않는다. 수술로 당뇨병을 고친다니. 하지만 그에게 치료 원리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희망을 갖고, 수술 후엔 확신을 갖는다.

굿닥터 베스트클리닉 민병원 김종민 원장

 김종민 원장이 하는 수술을 ‘당뇨-대사수술’이라고 한다. 당뇨병으로 생긴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방식이다.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제 기능을 못해 당이 에너지로 사용되지 못하고 혈액에 계속 쌓이는 상태, 이것이 흔히 알고 있는 당뇨병이다.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당뇨병은 대사 균형이 깨진 상태다. 의학적으로 ‘인크레틴 체계가 무너진 상태’라고 한다. 췌장을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호르몬을 통틀어 인크레틴이라고 하는데, 당뇨 환자는 상부 소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의 기능이 망가진 상태다.

 김종민 원장은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수술한다. 우선 위의 잘록한 부분(소매)을 80~100㏄만 남기고 잘라내는 ‘위소매 절제술’이다. 수술 후 위산 분비량이 줄면서 췌장 효소를 촉진하는 물질이 분비돼 하부 소장의 인크레틴(GLP-1) 분비량이 늘어나게 된다.

둘째는 ‘루와이 위우회술’이다. 위 공간을 30㏄만 남긴 뒤 하부 소장을 위로 끌어다 붙이는 방법이다. 음식물이 상부 소장을 거치지 않고 하부 소장으로 직행해 망가진 인크레틴의 작동을 차단한다.

 김 원장은 여기에 또 다른 수술법을 추가했다. 두 가지 수술법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위소매 절제술은 당뇨를 앓은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환자에게 유리하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루와이 위우회술은 초고도 비만 당뇨 환자에게 효과적이지만 음식물이 제대로 소화되지 않아 영양 결핍을 초래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김 원장은 유문을 보존하는 수술법을 도입했다. 유문은 위에서 음식물이 완전히 소화된 뒤 열리는 위 끝 관문이다. 그리고 하부 소장을 끌어다 붙였다. ‘십이지장 우회술을 기반으로 한 소매 절제술’이다. 그는 이 수술에 대해 “한국형 당뇨 환자에게 잘 맞는 수술”이라고 말했다.

 민병원의 당뇨-대사수술은 환자의 나이, BMI, 췌장 기능, 당뇨 기간의 조건이 맞으면 90% 이상 완치에 가까운 결과를 보인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무작정 수술하지 않는다. 환자와 가족에게 충분히 설명한 후 결심이 섰을 때 비로소 수술을 권한다. 또 수술 효과를 극대화하도록 환자를 엄선하고 면밀한 검사를 통해 환자 상태에 맞는 수술법을 적용한다. 김 원장은 “환자를 사전에 얼마나 잘 선별했는지에 따라 완치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췌장 기능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환자는 수술 대상에서 제외한다. 수술을 해도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당뇨병은 심각한 합병증 위험이 있는 질환”이라며 모든 환자가 하루빨리 당뇨라는 굴레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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