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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 참가자들이 황창규 회장에 붙인 별명은 '미스터 5G'

중앙일보

입력

 지난 25일(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의 한 호텔. 2019 다보스 포럼에 참가한 황창규 KT 회장이 간담회를 열었다. 오찬을 겸한 행사였지만 황 회장은 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했다. 대신 메모를 들춰가며 5G(세대) 이동통신을 설명하는데 공을 들였다.

다보스 포럼 CEO 100명에 5G 파급력 설파 #팀 쿡 애플 CEO, 베트남 총리 등 "만나자" 러시 #"5G 네트워크 아냐. 지능형 플랫폼 회사로 변신" #내년초 퇴임 공식화…"청년 양성에 힘 쏟을 것"

 삼성전자 시설 황 회장은 반도체 메모리의 용량이 1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을 통해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그랬던 그에게 올해 다보스 포럼 참가자들은 ‘미스터 5G’라는 별칭을 붙여줬다고 한다.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황 회장에게 5G가 마지막 기술 승부수인 셈이다.

 황 회장은 “5G는 증기기관과 전기, 컴퓨터에 이은 산업의 중심이 되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4G처럼 빠르기만 한 네트워크가 아니라 지능형 플랫폼”이라고도 설명했다.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100명이 참석한 다보스 포럼 국제비즈니스위원회(IBC)에서 그는 "5G가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포럼 IBC 윈터미팅에서 황창규 KT 회장(오른쪽)과 팀 쿡 애플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KT]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포럼 IBC 윈터미팅에서 황창규 KT 회장(오른쪽)과 팀 쿡 애플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KT]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때 5G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황 회장은 다보스 포럼에서는 대한민국이 5G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퀄컴ㆍ삼성전자 등 관련 기업이 KT 표준으로 이미 제품을 제작 중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5G가 의료, 보안, 안전, 에너지 등의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란 청사진을 제시하자 면담 요청이 쇄도했다고 한다. 황 회장은 “중국이 반도체에 공을 들여도 한국이 금방 꺾이지는 않는다"며 “기술의 진입 장벽을 높여야 하는데, 5G 플랫폼은 국가의 미래 성장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팀 쿡 애플 CEO는 황 회장에게 “미국으로 와 의논하자"며 “5G를 보기 위해 내가 한국으로 가도 좋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라파엘 리프 총장은 “MIT 학생들에게 5G 강의를 해 달라”고 초청했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베트남이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5G를 상용화하는 국가가 될 것”라며 협조를 요청했다.

 KT는 이미 로밍 데이터를 정부와 공유해 해외 감염병 보균자 및 접촉자를 찾아내 최대한 이른 시간에 격리하는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에 더해 아프리카에 무선 비행선을 띄워 냉장 상태의 감염병 백신을 옮겨주는 프로젝트도 시행할 예정이다.

오는 3월 국내에서 삼성 휴대폰을 통해 첫 선을 보이는 5G는 오는 6월엔 화웨이 단말기로도 출시된다. 황 회장은 “최초 상용화를 통해 5G를 국제표준화할 것"이라며 "현대중공업과 포스코에 5G를 장착해 생산성이 높아지고 결함률이 확 떨어지는 것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KT는 기지국을 까는 회사가 아니라 인공지능, 블록체인, 로봇 기술 등이 포함된 5G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소기업도 사용료만 내고 접속하면 모든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만큼 4차 산업혁명의 효과를 누구나 누리게 되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고 설명했다. KT는 새로운 보안 기술도 발표할 예정이다.
 5G는 1기가바이트(GB)급 콘텐트를 집이나 실외 구분 없이 10초에 내려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눈을 깜박하는 시간의 10분의 1 수준일 정도로 초저지연성을 갖고 있다. KT는 자율주행 차량의 운행은 물론이고 운전자가 갑자기 쓰러질 경우 관제소에서 원격 조종을 하는 서비스까지 준비 중이다. 의료진의 손놀림을 로봇 기계가 정밀하게 재현하는 등 원격 진료도 한층 수월해 진다는 설명이다.

 KT 수장을 맡으면서부터 플랫폼 사업에 공을 들인 황 회장은 직원 간담회에서 “매출이 삼성의 수십 분의 1밖에 안 되지만 KT에겐 국민 기업이라고 하지 않느냐. KT가 글로벌 플랫폼 회사로 변해 성공하면 삼성은 비교도 안 될 것”이라고 독려했다고 전했다.

25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황창규 KT 회장(왼쪽)과 히크멧 에섹 웨스턴 유니언 CEO가 악수를 하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KT]

25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황창규 KT 회장(왼쪽)과 히크멧 에섹 웨스턴 유니언 CEO가 악수를 하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KT]

 황 회장은 내년 임기가 끝나면 젊은이들을 양성하는 활동을 하고 싶다고 했다. 차기 KT 회장의 자격으로는 “젊고 미래 비전과 실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내부 부사장 이상을 대상으로 미래 경영자 교육을 시작한다고 했다. 다보스=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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