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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태양광·풍력 이점 없다…200조 투입한 독일도 실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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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구 증가세를 고려할 때, 2050년께는 지금보다 2.5배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 향후 10년 안에 중국을 비롯한 19개국이 100기의 원전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25일 국내 최초로 원자력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로렌스 상을 수상한 장윤일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석학교수를 초청해  ‘세계 원자력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개최했다. 장 교수는 이 자리서 미래 원자력 에너지의 필요성과 안전성에 대해 강조했다.

'원자력 노벨상' 받은 장윤일 교수

【대전=뉴시스】김양수 기자 =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석학교수이자 로렌스상 수상자인 장윤일 교수가 25일 KAIST 대전 본원 기계공학과 공동강의실에서 ‘세계 원자력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2019.01.25(사진=KAIST 제공) photo@newsis.com

【대전=뉴시스】김양수 기자 =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석학교수이자 로렌스상 수상자인 장윤일 교수가 25일 KAIST 대전 본원 기계공학과 공동강의실에서 ‘세계 원자력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2019.01.25(사진=KAIST 제공) photo@newsis.com

200조 친환경 에너지 투입한 독일 실패...대체 에너지 필수

장 교수는 먼저 “급속도로 증가하는 인구를 고려할 때 원자력을 포함해 석탄·천연가스·석유·수력·태양·풍력·바이오매스 등 가용한 모든 에너지원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비판하지는 않았지만 “원자력만이 미세먼지를 포함해 대기오염이나 온실가스 발생이 없고, 원자재나 토지를 가장 적게 사용한다”며 “앞으로 전력 수요 증가를 고려하면 우리는 발전 방식을 고르고 선택할 여유가 없을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또 친환경 에너지 사용 정책을 추진했지만, 이산화탄소 배출과 초과 전력 관리에 실패한 독일의 사례를 강조하기도 했다. 장 교수에 따르면 독일은 지난 5년간 1810억 달러(한화 203조 226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34 GWe(기가와트일렉트릭·1GWe는 원전 1기 설비용량) 규모의 풍력 및 태양광 발전을 건설했다.

정윤일 교수가 제시한 세계 인구 증가 추이. 정 교수는 인구 증가의 속도를 고려할 때, 앞으로 거의 모든 종류의 에너지 자원이 동원돼야 할 것이라며, 원자력은 그 중 가장 친환경적이고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자료제공=한국과학기술원]

정윤일 교수가 제시한 세계 인구 증가 추이. 정 교수는 인구 증가의 속도를 고려할 때, 앞으로 거의 모든 종류의 에너지 자원이 동원돼야 할 것이라며, 원자력은 그 중 가장 친환경적이고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자료제공=한국과학기술원]

그는 “풍력과 태양광은 제한된 시간에만 전력 생산이 가능해 대체 에너지원이 필수적”이라며 “독일은 석탄 화력 발전소에서 대체 전력을 공급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감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과 같이 폐쇄적인 전력시장에서는 초과ㆍ부족전력 관리는 매우 어렵고, 이에 따라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의 이점이 대부분 무효화 될 것이라는 게 장 교수의 설명이다.

“경주 지진 파괴력, 후쿠시마의 6만4000분의 1밖에 안돼”...원자력은 가장 안전한 전력원

장 교수는 원자력이 한국 에너지 안보에 계속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가장 우려되는 원자력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지진폭이나 파괴력 측면에서 한·일 지진은 천지차이인 만큼 한국에서 지진에 따른 피해는 불가능하다”며 “일본 후쿠시마 사고의 경우 사상자가 대부분 쓰나미 때문에 발생했지, 발전소에선 1명의 희생자도 없었다”고 단호히 말했다. 원자력이 가장 안전한 에너지원이라는 것이다.

일본 후쿠시만 원전 앞 바다. 정윤일 교수는 후쿠시마 지진은 경주지진보다 파괴력 측면에서 6만4000배나 강하다며 한국에서 원전이 이같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일본 후쿠시만 원전 앞 바다. 정윤일 교수는 후쿠시마 지진은 경주지진보다 파괴력 측면에서 6만4000배나 강하다며 한국에서 원전이 이같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특히 2016년 경주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5.8의 지진은 후쿠시마 인근에서 발생한 9.0 수준의 지진과 비교했을 때, 지진 폭은 1600분의 1, 파괴력은 6만4000분의 1에 불과하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또 “원자로만 봐도 강철과 콘크리트로 5차 방어선까지 갖출 만큼 안전하다"고 강조하며 “장기적으로 볼 때 사용후 핵연료 처분 방법의 하나인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을 확보하는 국가가 원전 기술 선도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중단될 위기에 놓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제4세대 원전 고속로 프로젝트는 재가동이 필요하다는 게 장 교수의 설명이다.

한편 로렌스 상은 1959년 12월 만들었으며, 장윤일 교수는 1993년 일체형 고속로 개발 프로젝트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공로로 이 상을 받았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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