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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인사이트] 와세다 출신 댄서, 딜로이트 출신 구호사업가… 다보스의 청년리더들 "가장 심각한 세계 이슈는 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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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코리아의 마케팅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주영민(32) 씨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WEFㆍ이하 다보스포럼) 참석기를 중앙일보에 보내왔다. 주 씨는 다보스포럼 프로그램 중 하나인 '청년 커뮤니티 글로벌 쉐이퍼(Global Shaperㆍ세계를 만드는 사람) 40인 세션'에 한국 청년으론 유일하게 초청받아 참석중이다.

다보스포럼 초청된 구글코리아 매니저 #세계 청년 40인과 미래 이슈 토론하다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 심각" 모두 공감 #마윈, 청년들 만나 IT 산업 전망 공유도

주영민이 본 다보스 포럼 영리더들

“줄기세포로 자가 면역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로 인간의 생명을 연장하는 게 목표에요. 가까운 미래에 100세의 노인이 50세 정도의 신체를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셀룰래러티 창업자 슈라브 신하 부대표)

“일본 와세다대를 졸업하고 교육 회사를 다니다가 지금은 학원과 유튜브를 통해 춤을 가르치고 있어요. 저는 춤을 통해서 아이들을 변화시키고 전세계 사람들을 연결할 수 있다고 믿어요. 춤은 지역과 문화권을 뛰어넘는 공통 언어입니다.”(일본의 댄서 타카노리 나카노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전기 스쿠터 공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어요. 올해 서른인데 창업은 네 번째에요. 이전엔 개인 체질에 맞는 수면제를 개발했고, 그 전엔 3차원 프린팅 사업도 했지요.”(스페인의 창업자 알버트 베일)

“경제 대국 미국에서도 영양가 있는 음식을 못먹는 사람이 4000만명이나 됩니다. 딜로이트 컨설턴트로 일할 때 배운 전략적 관점과 분석력으로 구호 활동을 위한 네트워크를 짜고 자금을 끌어오고 있어요. 고액 연봉을 포기한 게 아쉽지 않냐구요? 전혀요. 이곳에서 제가 할 일이 훨씬 더 많습니다.”(미국 구호단체 피딩아메리카 줄리아 루스콤 매니저)

21일(현지 시각)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의 한 호텔. 청년들이 자신을 소개할 때마다 박수가 터져나왔다. 다보스포럼에 초청받은 세계 청년 대표의 토론 세션이었다. 포럼 측이 2011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청년 커뮤니티 글로벌 쉐이퍼(Global Shaperㆍ세계를 만드는 사람) 중에서 선정된 마흔 명이다.

구글코리아의 마케팅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나(주영민ㆍ32)는 한국 청년 중 처음이자 유일하게 이 세션에 초청받았다. 함께 토론한 청년 대표들의 면면은 다양했다. 아프리카 케냐의 난민 캠프 활동가부터 인도 저소득층 여성을 위해 생리대를 만드는 이까지. 아무런 교차점이 없어 보이지만 실은 다보스포럼이 주목하는 메가 트렌드와 깊이 연관된 이들이다. 4차 산업혁명과 새로운 세계화, 그리고 지속가능한 지구 같은 이슈다.

다보스포럼의 청년 커뮤니티 글로벌 쉐이퍼(Global Shaper) 중 포럼에 초청받은 청년 대표들. 주최측은 매년 40명의 청년 대표를 초청해 세계 이슈에 대한 토론을 벌인다. 맨 앞의 남성이 주영민 구글코리아 매니저. [사진 주영민]

다보스포럼의 청년 커뮤니티 글로벌 쉐이퍼(Global Shaper) 중 포럼에 초청받은 청년 대표들. 주최측은 매년 40명의 청년 대표를 초청해 세계 이슈에 대한 토론을 벌인다. 맨 앞의 남성이 주영민 구글코리아 매니저. [사진 주영민]

글로벌 쉐이퍼 세션은 다보스포럼에 대한 비판을 의식해 탄생했다. 참가비만 7만1000달러(약 8000만원)인 이 포럼은 세계 정ㆍ재계 거물이 총집결한다는 이유로 ‘부자와 권력자의 모임’이라 비판받아왔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혁신하는 청년들을 모아 이슈를 고민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세션을 만든 것은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인 셈이다.

인공지능 시대엔 지식 발굴 방법 가르쳐야 

나는 인공지능(AI)이 몰고 올 변화와 이에 대한 대응책을 토론하고 싶어 참석을 신청했다. 구글서 목격한 AI혁명은 상식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세계 전체가 이에 대한 대응책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나는 특히 교육이 당장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인간이 쌓아온 지식은 앞으로 AI를 통해 얻을 지식에 비하면 미약한 수준일 겁니다. 교육 제도가 바뀌어야 합니다. 지식을 발굴해내는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다보스포럼에 초청받아 청년 대표들과 토론을 벌인 주영민 구글코리아 마케팅 매니저. [사진 폴인]

다보스포럼에 초청받아 청년 대표들과 토론을 벌인 주영민 구글코리아 마케팅 매니저. [사진 폴인]

지금 세계가 직면한 위기 중 가장 심각한 것이 교육이라고 청년들은 입을 모았다. 나라와 배경이 달랐지만, 이들은 모두 “학교에서 배우는 것과 일에 필요한 지식이 너무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의 디지털화가 진행될수록 이 격차가 커져, 점점 소외되는 이들이 늘 것이란 경고였다.

 홍콩에서 온 나탈리 챈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같은 이유였다. 그는 고등학생들이 스타트업이나 콘텐트 업계에서 인턴으로 일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청소년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 기술 트렌드를 따라잡을 수 있고, 기업들은 청소년의 관점과 감각을 흡수할 수 있어 서로 만족도가 높다”며 “실제 세계(Real World)를 경험할 수 있는 교육이 확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보스포럼에서 청년 대표들과 오찬 미팅을 한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앞줄 오른쪽)와 주영민 구글코리아 마케팅 매니저(앞줄 왼쪽). [사진 주영민]

다보스포럼에서 청년 대표들과 오찬 미팅을 한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앞줄 오른쪽)와 주영민 구글코리아 마케팅 매니저(앞줄 왼쪽). [사진 주영민]

청년들의 삶은 갈수록 힘겨워지지만,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것은 결국 청년들뿐이라는 것도 이들의 공통된 인식이었다. 특히 갈수록 많은 인재들이 돈을 벌기보다 사회적 소명을 위해 헌신하려 한다는 것을 뚜렷이 느낄 수 있었다.

마유리 바타차지는 인도 캘커타에서 저소득층 여성에게 생리대를 보급하기 위한 비영리단체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는 “인도는 아직 위생적으로 열악한 곳이 많고, 그런 지역의 여성들은 생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인도의 공중 화장실을 개선시키는 일을 하다 저소득층 여성에게 위생용품을 보급하고 있는데, 이런 일들이 보람차다”고 말했다.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은 21일 청년 대표들을 만나 “새로운 세계화 모델인 ‘세계화 4.0’이 확산할 수 있도록 청년들이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세계화 4.0은 ▶기술과 사회의 조화를 끌어내며 ▶균형과 포용을 이루고 ▶세계의 문제와 개별국의 문제를 동등히 다루는 보다 진전된 개념의 세계화 모델이다. 산업과 기술은 갈수록 세계화되는 반면, 정치는 반세계화 추세로 치닫는 현재에 대한 대안 제시인 셈이다. 23일(현지시각)엔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청년 대표들을 만나 정보기술(IT)산업에 대한 자신의 전망을 공유하기도 했다.

나는 다보스포럼 참석뒤 새로운 질문을 품게 됐다. 디지털화로 세계는 더욱 빠르게 변하고 있다. 많은 청년들이 이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뛰고 있다. 나는, 그리고 우리는 이 변화의 흐름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

 기고=주영민 구글코리아 마케팅 매니저, 정리=노희선 폴인 에디터 noh.heesun@joongang.co.kr

다보스포럼에서 오간 글로벌 리더들의 세계 경제 전망과 주영민 매니저의 해석을 담은 강연 <2019 다보스 인사이트>가 2월 21일 서울 봉은사로 슈피겐홀에서 열린다. [사진 폴인]

다보스포럼에서 오간 글로벌 리더들의 세계 경제 전망과 주영민 매니저의 해석을 담은 강연 <2019 다보스 인사이트>가 2월 21일 서울 봉은사로 슈피겐홀에서 열린다. [사진 폴인]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글로벌 리더들의 세계 경제 전망과 주영민 매니저의 해석을 담은 강연 <2019 다보스 인사이트 : 글로벌 리더들의 세계 경제 대전망>이 2월 21일 서울 봉은사로 슈피겐홀에서 열린다.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청년 대표들에게 전한 메시지가 독점 공개된다. 지식플랫폼 폴인의 웹사이트(folin.co)에서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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