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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표준단독주택 공시가 9.13% 상승…서울은 17.75%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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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서울 표준주택 공시가 17.75% 상승, 초고가 단독 밀집지역 급등   [연합뉴스]

서울 표준주택 공시가 17.75% 상승, 초고가 단독 밀집지역 급등 [연합뉴스]

올해 전국의 22만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상승률이 9%를 넘어섰다. 2005년 제도가 도입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고가 단독주택이 밀집한 서울은 17.75% 상승했고 그중에서도 용산·강남·마포구 순으로 30% 이상 올랐다. 시세 대비 공시가격의 비율인 현실화율은 53.0%다.

최고가는 이명희 신세계 회장 한남동 자택 #지난해 169억원에서 59.5% 올라 270억원

국토교통부는 24일 전국 22만개 표준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을 공개하고 25일 관보에 게재한다고 밝혔다. 표준단독주택은 아파트·연립·다세대 등 공동주택을 제외한 단독·다가구·다중·용도혼합 주택 등 418만호 가운데 선정된 표본 개념이다.

전국의 표준주택 상승률은 9.13%를 기록했다. 전국의 표준주택 공시가 상승률은 작년 5.51%를 기록하는 등 최근 수년간 4∼5% 선에 머물렀으나 이번에 9% 선을 넘겼다. 2005년 표준 단독주택 가격 공시가 시작된 이후 최대 상승치다.

주요 지역 상승률 [국토교통부 제공]

주요 지역 상승률 [국토교통부 제공]

시·도별로는 서울(17.75%), 대구(9.18%), 광주(8.71%), 세종(7.62%), 제주(6.76%) 등 순이었다.

서울의 상승폭 역시 공시가 시작된 이후 최대치로, 전국 상승률을 견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토부는 서울의 상승폭이 이례적으로 높은 데 대해 “작년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시장이 활황을 보였고 각종 개발사업과 주상용 주택으로 용도전환하기 위한 단독주택 부지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많이 뛰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이 지금까지 지나치게 낮아서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정부가 올해부터는 고가 위주로 현실화율을 높이기로 함에 따라 고가 단독이 몰려 있는 서울에서 상승폭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표준주택 공시가 17.75% 올라 [연합뉴스]

서울 표준주택 공시가 17.75% 올라 [연합뉴스]

경남(0.69%), 충남(1.82%), 울산(2.47%), 전북(2.71%), 경북(2.91%) 등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곳도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보였다.

국토부는 이날 이례적으로 표준주택의 현실화율을 공개했다. 작년 51.8%에서 올해 53.0%로 1.2%포인트 올랐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표준 주택 공시가격이 많이 올라 전방위적인 세금 폭탄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극히 일부 초고가 주택에 대해서만 공시가격을 대폭 조정했다는 뜻이다.

전국 250개 시·군·구별로 전국 평균 이상 오른 곳은 28곳이다.

서울 용산구(35.40%), 강남구(35.01%), 마포구(31.24%), 서초구(22.99%), 성동구(21.69%)는 15% 이상 상승률을 보였다.

용산구는 용산공원 조성사업과 한남재정비촉진구역, 주택 재개발 및 재건축 사업 등의 영향으로 주택가격이 올랐고 강남구는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사업과 SRT 역세권 개발, 재건축 사업 등으로 공시가가 상승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서울 송파구, 종로구, 경기 성남 분당구, 서울 관악구, 성북구, 경기 과천시, 서울 광진구, 경기 안양동안구, 광주 남구 등은 전국 평균 상승률(9.13%)을 상회했다.

반면 경남 거제시(-4.45%), 경남 창원 마산회원구(-4.11%), 창원 의창구(-3.97%) 창원 진해구(-3.83%), 전북 군산시(-3.69%) 순으로 내렸다.

이들 지역은 조선이나 해양플랜트 등 사업 부진과 아파트 미분양 등 주택시장 침체로 인해 공시가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적으로 공시가격이 20억원을 초과한 주택은 478호로 작년(233호)의 2배 이상이다. 이중 455호는 서울에 있고 경기도 16호, 제주 5호, 부산과 전북에 각 1호씩 분포돼 있다.

9억원 초과 20억원 이하 주택은 2534호로 작년 1678호에 비해 51.0% 늘었다. 1주택 기준으로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인 주택은 3012호로, 작년 1천911호에 비해 57.6% 증가했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주택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한남동 자택으로 270억원에 평가됐다. 대지면적 1758.9㎡에 연면적 2861.83㎡ 규모인 이 주택은 공시가격이 작년 169억원에서 올해 59.7% 상승했다.

가장 싼 주택은 전남 신안군 흑산면의 주택(대지면적 115㎡·연면적 26.4㎡)으로 158만원이다. 이명희 회장의 집은 이 주택에 비해 1만700배 더 비싼 것이다.

한편, 이날 공개된 표준단독의 상승률은 앞서 지방자치단체에 공개된 예정 상승률보다는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에 통보된 표준단독의 전국 상승률은 10.19%, 서울은 20.70%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시가격은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등을 거쳐야 최종적으로 확정되며, 그 전에는 수치가 계속 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현미 장관은 이날 보건복지부 등 유관 기관 차관들과 함께 연 브리핑에서 “대다수 중저가 단독주택 등은 공시가격 인상 폭이 낮아 복지제도의 대상인 중산층 이하 서민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개별 가구가 큰 부담을 지지 않도록 보완책을 강구 중”이라며 “건강보험료는 소득 중심의 부과체계로 개편하는 방향성 하에서 재산보험료 비중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게 하는 등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공시가격 상승으로 서민과 중산층의 국가장학금 수혜 혜택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재산세 분납 기준액을 완화하고 1주택 장기보유 고령자에 대한 세부담 상한 특례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토부는 다음달 25일까지 이의신청을 접수한 뒤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3월 20일 최종 공시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전국 시군구는 개별단독주택 공시가격을 산정해 4월말 확정하게 된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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