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대작 '알리타' 감독 내한 "영화 '괴물' 속 한강부터 보러갔죠"

중앙일보

입력 2019.01.24 14:05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 배우 로사 살라자르, 존 랜도 프로듀서가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영화 ‘알리타 : 베틀 엔젤’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 배우 로사 살라자르, 존 랜도 프로듀서가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영화 ‘알리타 : 베틀 엔젤’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에이리언2’ ‘타이타닉’ ‘아바타’ 등 할리우드 영화 기술의 혁신가 제임스 캐머론 감독이 20년 가까이 매달린 역작이 드디어 나온다. 다음 달 5일 개봉하는 ‘알리타:배틀 엔젤’(감독 로버트 로드리게즈) 얘기다. 그가 ‘아바타’보다 먼저 연출하려 했지만 당시 기술력이 모자라 이제야 빛을 봤다. 26세기 미래 고철 도시, 망가진 채 발견된 사이보그 전사 알리타(로사 살라자르)가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으며 악에 맞서는 내용이다. 그가 제작, 연출은 ‘씬 시티’ ‘마셰티’ 등 액션 영화를 만들어온 후배 감독 로버트 로드리게즈가 맡았다.

원작 만화 『총몽』 세계관에 충실했다

“대형 극장 스크린을 통해 영화적 체험을 극대화하려 했다. 한국에 아시아 최대 아이맥스 스크린이 있다고 들었는데 가능한 큰 스크린으로 봐주시라.”

제임스 캐머론 감독과 ‘타이타닉’ ‘아바타’에 이어 이 영화를 함께 만든 공동 제작자 존 랜도는 이렇게 당부했다. 24일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 주연 배우 로사 살라자르와 서울 여의도 호텔에서 가진 내한 기자회견에서다. 그는 “원작인 일본 만화 『총몽』의 비주얼과 세계관에 충실하되, 사실적인 영상으로 구현하는 게 우리의 과제였다”면서 “며칠 후에 원작자 키시로 유키토를 다시 만날 텐데, 제작 초반부터 정말 많은 지원을 해줬다. 일부 캐릭터 이름이 바뀐 것도 그가 ‘영화가 만화보다 좀 더 글로벌한 관객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바랐기 때문이다. 우리가 원작에 존경과 경의를 표한 방식”이라 설명했다.

영화 '알리타:배틀 엔젤'에서 알리타가 전사로 거듭나는 모습.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영화 '알리타:배틀 엔젤'에서 알리타가 전사로 거듭나는 모습.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실제 배우 연기 '캡처'해 구현한 CG 캐릭터

인간의 뇌, 로봇 몸을 가진 알리타는 비현실적으로 큰 눈부터 전신을 CG(컴퓨터그래픽)로 만들어낸 가상의 캐릭터. 실제 배우 로사 살라자르가 특수 수트를 입고 연기하면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얼굴 표정과 몸의 움직임을 동시에 캡처하는 퍼포먼스 캡처 기술로 촬영했다. ‘반지의 제왕’ ‘아바타’의 시각효과 업체 웨타 디지털의 한국인 김기범 CG 감독이 참여해 화제가 됐다.

로사 살라자르는 스크린에 전혀 새로운 외모로 구현된 자신의 연기를 바라보며 “굉장히 초현실적인 느낌이었다”면서 “배우들은 늘 새로운 페르소나에 목마른데 웨타에서 멋진 캐릭터를 탄생시켜줘서 감사했다. 현재 퍼포먼스 캡처 기술은 최대 5분 정도만 지속돼서 특수 수트‧헬멧에 천천히 적응해갈 수 있었다. 크리스토프 왈츠(알리타를 돕는 의사 이도 역), 키언 존슨(연인으로 발전하는 친구 휴고 역) 같은 훌륭한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덕분에 온갖 장비들은 잊고 연기에 빠져들 수 있었다”고 했다.

영화 '알리타:배틀 엔젤'에서 CG로 구현한 주인공 알리타 캐릭터의 얼굴 클로즈업.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영화 '알리타:배틀 엔젤'에서 CG로 구현한 주인공 알리타 캐릭터의 얼굴 클로즈업.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액션 장인 로드리게즈 감독표 '여성 인간병기'

얼굴과 상체 일부만 남은 채로 발견돼 사실상 불구의 몸이었던 알리타가 강력한 로봇 몸에 힘입어 어떤 남성들보다도 강한 여전사로 거듭나는 장면들은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전작 ‘플래닛 테러’도 연상시킨다. B급 영화 팬들을 열광시킨 이 호러 액션물에선 한쪽 다리 대신 기관총을 장착한 여전사가 활약했다. 알리타가 기괴한 형상의 괴수에 맞서 싸우고, 트랙을 초스피드로 돌며 공을 차지하는 미래 스포츠 ‘모터볼’에 출전한 액션 장면들도 짜릿하다. 이런 주요 장면은 풋티지 영상으로 개봉 전 공개돼 주목받았다.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은 “저에게도 꿈의 프로젝트였다. 제가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었다”면서 “처음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게 2005년의 일이다. 제임스가 이미 컨셉아트를 다 만들어놓은 상태였는데, 알리타의 만화 같은 눈만 빼곤 굉장히 사실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가 연출할 시간이 없단 사실을 알고 직접 이 영화를 실현할 사람이 되고 싶었다. 600쪽에 달하는 ‘제임스 캐머런’의 비전을 토대로 연출할 수 있어 기뻤다”고 했다. 또 “관객이 원한다면 속편으로 만들 이야기는 얼마든지 있다”고 했다.

'알리타:배틀 엔젤'에서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이 직접 그린 '모터볼' 액션 장면의 콘티. 앞서 지난 7일 내한한 할리우드 SF 대작 '알리타:배틀 엔젤'의 김기범 CG감독, 마이크 코젠스 애니메이션 감독이 서울 용산CGV 극장에서 영화 속 시각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나원정]

'알리타:배틀 엔젤'에서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이 직접 그린 '모터볼' 액션 장면의 콘티. 앞서 지난 7일 내한한 할리우드 SF 대작 '알리타:배틀 엔젤'의 김기범 CG감독, 마이크 코젠스 애니메이션 감독이 서울 용산CGV 극장에서 영화 속 시각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나원정]

"한국이 특별한 이유는 한국 사람이 특별하기 때문"

이번에 네 번째로 한국을 찾은 존 랜도와 달리 그와 로사 살라자르는 이번이 첫 방문. 그는 “어제 도착하자마자 한강에 가봤다. 영화 ‘괴물’에서 인상 깊게 봤던 곳이라,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면서 “한국엔 비전 좋고 훌륭한 영화가 많다. 한국에서 촬영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로사 살라자르는 “LA에서도 비빔밥을 자주 먹을 만큼 좋아하는데 어젯밤에 현지에서 먹으니 천국의 맛이었다”면서 “어제 다녀온 궁도 무척 아름다웠다”고 했다. 존 랜도는 “한국이 특별한 이유는 한국 사람들이 특별하기 때문”이라면서 “한국에 올 때마다 역사를 돌아보고, 거리와 식당에서 사람들과 대화하고 배우는 시간들이 즐겁다”고 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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