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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팅앱 세계 톱 틴더, 한국서 성공해야 아시아서 통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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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전세계 1위 데이팅앱 ‘틴더’의 엘리 사이드먼 CEO. 틴더와 같은 그룹에 속해있는 데이팅앱 ‘오케이 큐피트’의 CEO를 지냈다. [사진 틴더]

전세계 1위 데이팅앱 ‘틴더’의 엘리 사이드먼 CEO. 틴더와 같은 그룹에 속해있는 데이팅앱 ‘오케이 큐피트’의 CEO를 지냈다. [사진 틴더]

전 세계 1위 데이팅애플리케이션(앱)인 글로벌 소셜 플랫폼 ‘틴더(tinder)’가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이를 통해 아시아 시장까지 잡겠다는 목표다. 글로벌앱 분석업체인 센서타워에 따르면 틴더는 지난해 국내에서 데이팅앱 중 8위에 머물렀다. 국내 데이팅앱 시장 규모는 지난해 2000억원 가량으로 2~3년 내 5000억원 대로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방한 엘리 사이드먼 CEO 인터뷰 #한국선 8위 … 국내시장 공략 강화 #아시아 총괄에도 한국인 영입 #토종 1위 ‘아만다’ M&A로 맞대응 #옛 연인 닮은꼴 찾기, 관심태그 등 #다른 업체도 서비스 차별화 나서

틴더의 엘리 사이드먼 CEO는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중앙일보 기자와 만나 “한국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적응력이 높은 시장이면서 아시아 다른 나라에 파급력이 큰 나라”라며 “한국에서 틴더의 위상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으로 입지를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서비스를 시작한 틴더는 게임을 제외한 앱 중 넷플릭스에 이어 글로벌 매출 2위를 기록 중이다. 사용자가 설정한 반경(2~161㎞) 안에서 뜨는 상대방의 프로필 사진과 소개를 보고 마음에 들면 ‘오른쪽 스와이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왼쪽 스와이프’해서 넘기는 식으로 구동된다. 서로 오른쪽으로 스와이프한 사용자끼리만 대화할 수 있도록 한 ‘상호동의’ 기능 덕에 여성 사용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틴더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9000억원으로, 2016년 이후 매년 2배 이상 증가세다. 전체 매출 중 90% 이상이 매칭 확률을 높인 ‘틴더 플러스(tinder plus)’와 ‘틴더 골드(tinder gold)’ 등 유료 서비스에서 나온다. 유료회원 수는 410만 명에 달한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사이드먼 CEO는 “한국 사용자의 ‘후광효과(halo effect)’에 주목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성공한 제품은 아시아 다른 국가에서도 잘 받아들여지는 만큼 틴더도 비슷한 방식으로 입지를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총괄 디렉터로 한국인인 서가연씨를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서 씨는 구글과 베인 앤드 컴퍼니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사이드먼 CEO는 “틴더는 이미 한국에서 ‘데이팅앱 이상의’ 소셜 플랫폼으로 통한다”며 “특히 한국 사용자들은 틴더로 이성을 소개받는 용도 뿐 아니라, 동네 친구나 새로운 분야의 친구를 사귀는 통로로 활용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시장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틴더를 젊은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소셜 디스커버리 앱’으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국내 데이팅앱들도 대응 태세를 갖췄다. 멀티 브랜드 전략이 대표적이다. 틴더 역시 40여 개 데이팅앱 브랜드를 가진 미국 매치그룹의 한 브랜드다. 국내 1위 데이팅앱인 ‘아만다’의 운영사인 넥스트매치는 지난해 경쟁 브랜드였던 ‘너랑나랑’을 인수한 데 이어, 새로운 브랜드인 ‘그루브’를 지난해 말 출시했다. 병원약국 검색 앱인 ‘굿닥’의 운영사인 케어랩스도 데이팅앱 업체인 비앤케이랩을 인수하고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서비스 개선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아만다는 ‘진지한 연애 상대’를 만나는 데 중점을 두고 나이와 학력 등 기존 10여 가지의 정형적 데이터 위주의 프로필 항목에 최근 ‘해보고 싶은 데이트’, ‘휴일을 보내는 법’ 등 26개의 스토리 질문을 더하고 ‘관심태그’ 기능을 추가했다. 비슷한 감성을 가진 사람들의 매칭을 돕기 위해서다. ‘정오의 데이트’와 ‘글램’ 등은 ‘인스타그램’ 같은 인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유저 인터페이스(UI) 등을 차용했다. 데이팅 앱에 대한 거부감은 줄이고, 사용하는 재미는 더하기 위해서다.

세계최초 얼굴인식 소개팅 앱을 표방하는 ‘와우유(wowU)’는 옛 애인의 사진이나 좋아하는 연예인의 사진을 올리면 그와 닮은 사용자를 찾아주는 기능도 있다. ‘연애공작소’는 1:1 전담 매니저가 소개팅을 주선해 주기도 한다. 넥스트매치의 신상훈 대표는 “그간 국내 데이팅앱이 이성을 단순히 소개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 경쟁해왔지만, 앞으로는 개별 유저가 어떤 사람인지에 집중해 원하는 상대와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쪽으로 경쟁 패러다임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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