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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최연소 프로기사 스미레 "빨리 세계 최고가 될래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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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연소 프로기사가 되는 나카무라 스미레. [사진 사이버오로]

일본 최연소 프로기사가 되는 나카무라 스미레. [사진 사이버오로]

"제 목표는 가능한 한 빨리 세계 최고 프로기사가 되는 것입니다."

일본 바둑 사상 최연소 프로기사로 입단이 확정된 나카무라 스미레(9) 초단이 야심 찬 목표를 밝혔다. 22일 서울 마장로 한국기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미레는 연방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에 긴장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바둑에 대한 열정과 목표 의식만은 또렷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일본의 주요 매체가 대부분 참석해 50여명의 취재진이 북적거렸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이 나카무라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나카무라 스미레 기자회견 전경 [사진 한국기원]

나카무라 스미레 기자회견 전경 [사진 한국기원]

나카무라 스미레는 많은 취재진에 긴장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 한국기원]

나카무라 스미레는 많은 취재진에 긴장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 한국기원]

구름처럼 몰려든 취재진에 긴장한 듯 스미레는 작은 목소리로 인사를 한 다음 취재진의 질문에 이따금 간략한 답을 내놓았다. 많은 사람 앞에서 수줍어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9살 소녀였다.

하지만 바둑을 좋아하는 이유를 묻자 "이기면 기쁘기 때문"이라며 "나는 강한 상대와 두는 게 좋다. 공부가 되기 때문"이라며 승부사다운 모습을 보였다.

지난 5일 일본기원의 영재 특별채용으로 입단한 스미레는 연수를 받고 4월 1일 자로 정식 프로기사가 된다. 2009년 3월 2일 출생인 스미레는 입단할 때면 나이가 만으로 10세가 된다.

만 10세 입단은 일본 프로바둑 최연소 기록이다. 현 일본기원 최연소 입단 기록은 9년 전 후지사와 리나(20)가 세운 11세 6개월이다.

왼쪽부터 어머니 나카무라 미유키, 나카무라 스미레, 아버지 나카무라 신야. [사진 한국기원]

왼쪽부터 어머니 나카무라 미유키, 나카무라 스미레, 아버지 나카무라 신야. [사진 한국기원]

이날 기자회견에는 스미레의 아버지와 어머니도 동석했다. 아버지 나카무라 신야는 일본의 프로기사이고, 어머니인 나카무라 미유키도 아마추어 바둑 강자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스미레는 3살부터 바둑돌을 잡았다.

스미레의 부모는 딸에게 좋은 바둑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한국에 보내자는 결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스미레는 2017년 봄부터 한국에 있는 한종진 바둑도장에서 바둑을 배웠다.

나카무라 신야 9단은 딸을 한국으로 유학 보낸 이유에 대해 "일본에는 또래에 비슷한 적수가 없고 공부하는 환경도 한국이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나카무라 스미레를 지도한 한종진 9단(맨 왼쪽) [사진 사이버오로]

한국에서 나카무라 스미레를 지도한 한종진 9단(맨 왼쪽) [사진 사이버오로]

그간 스미레를 지도한 한종진 9단은 "처음 봤을 때부터 영재라고 생각했다"며 "승리욕이 강하고 또래 아이 중 실력이 월등히 강하다. 대국할 때 집중력이 좋고 기재와 기세도 좋아서 앞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스미레의 최대 강점은 바둑이 공격적이고 강한 상대와 붙어도 전혀 위축되지 않는 점"이라며 "지고 나면 분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데 그만큼 바둑도 빨리 늘고 있다"고 말했다.

나카무라 스미레. 바둑판 앞에서는 눈빛이 달라진다. [사진 한국기원]

나카무라 스미레. 바둑판 앞에서는 눈빛이 달라진다. [사진 한국기원]

스미레는 한국에서 가장 기뻤던 일을 "바둑을 이겼을 때"이고, 가장 슬픈 일은 "바둑을 졌을 때"라고 밝혔다.

불과 2년 만에 한국말도 제법 잘하는 스미레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불고기"라고 했다.

이제 초등학교 4학년인 스미레는 일본에서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해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바둑 공부를 계속할 계획이다.

앞으로 목표가 뭐냐고 묻자 수줍은 듯 뜸을 들이다가 "세계 최고가 되고 싶다. 그것도 가능한 한 빨리"라고 말했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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