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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김정은 신년사와 ‘새로운 길’의 속뜻

중앙일보

입력

핵실험으로의 후퇴라기보다는 경제와 안보에 대한 집념
남북 평화의 구도는 6자회담이 아닌 남·북·미·중이 만들어야

[김영희 대기자의 ‘한반도 워치’] #은근한 위협을 곁들인 제재 완화의 호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월 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월 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8년 신년사에서 미국에 이렇게 경고했다.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으며, 핵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있다는 것, 이는 결코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2019 신년사는 미국을 향해 이렇게 선언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데 대해 내외에 선포하고 여러 가지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 왔습니다.”

두 신년사는 불과 1년의 시차를 두고 같은 사람이 쓴 것이라고 믿기가 어려울 정도로 극과 극의 대조를 이룬다. 두 신년사의 차이는 김정은이 2019년 신년사의 첫 문장에서 말한대로 “지울 수 없는 한 번의 역사의 깊은 발자취를 남긴 뜻깊은 사변들이 아로새겨진 2018년”을 반영하는 것이다.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선언, 그리고 6·12 싱가포르 선언을 낳은 세 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최초의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은 전후 70년의 열전(熱戰)과 핵무기를 수단으로 한 냉전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는 위대한 해였음에 틀림없다.

김정은 위원장이 1월 7일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주석을 만나고, 트럼프가 김정은의 신년사가 나온 직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임박했음을 암시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며 김정은이 보낸 친서를 공개한 것은 모두 2019년에 2018년의 위대한 변화의 결실을 거두기 위한 준비작업이다.

한반도 문제의 주체적 해결을 강조하는 김정은이 트럼프와의 회담을 앞두고는 베이징을 방문하는 것이 통과의례로 정착되는 것은 모순으로 보이지만, 동북아시아의 권력구도상 어쩔 수 없는 일로 이해할 수 있다. 북한 같은 작은 나라가 미국 같은 대국과 협상하는 데는 중국이라는 든든한 후원자가 필요하다. 김정은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과 네 시간의 만찬을 포함해 일곱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북·중 동맹을 과시하고 시진핑과는 북·미 정상회담에 관한 의견을 조율했다.

중국의 발언권 키워 준 김정은의 4차 방중

김정은 위원장이 1월 8일 중국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이 1월 8일 중국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의 4차 중국 방문은 비핵화 협상에 대한 중국의 역할에 질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과 시진핑이 비핵화 협상과정을 “공동으로 연구·조종”해 나가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뒷배가 되어주면서 단기적으로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북핵을 지렛대로 삼고,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전 과정에 중국의 영향력을 투사할 외교적 공간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중국은 조선의 믿음직한 후방으로 조선반도의 정세안정을 위해서 적극적이며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해나갈 것”이라는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는 문재인 정부의 구상대로 북·미 비핵화 협상이 성공해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할 경우 그 평화 관리에도 중국이 당사국의 하나가 된다는 불길한 그림자를 던진다.

여기서 다시 우리는 한반도가 위치한 ‘지리의 저주’와 마주친다. 비유하자면 한반도 평화는 성사된다고 해도 김치 냄새, 버터 냄새, 자장면 냄새가 뒤섞인 어지러운 평화가 될 위험이 크다는 의미다. 중국이 슬금슬금 한반도 문제의 변수에서 상수로 올라오고 있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비핵화 과정 자체가 북한과 중국이 공동 연구·조종한 산물이면 중국은 당연히 평화 배당금의 4분의 1을 요구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월 2일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친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월 2일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친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시진핑이 김정은에게 비핵화를 촉구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해도 그는 배후에서 김정은을 꼭두각시처럼 조종하고 있다는 의혹의 씨앗을 트럼프의 뇌리에 심은 것도 사실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로 나가려는 것이 당과 정부의 불변한 입장이며 나의 확고한 의지”라며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말을 바로 덧붙였다.

자세히 보면 여기 함정이 있다.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겠다는 말만 하고 현재 보유하고 있는 10~30개로 추정되는 핵탄두와 한국과 미국과 일본을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의 폐기에 대해서는 언급 없이 슬쩍 넘어갔다. 이것은 트럼프가 대북제재를 강화한 결과 북한이 핵실험도 안 하고 미사일도 발사하지 않았다고 자랑한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트럼프가 자랑한 핵미사일의 동결이다.

그러나 한국이 요구하는 것은 과거, 현재, 미래 핵의 완전한 폐기다. 완전한 폐기라는 것은 충분히 검증되고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폐기를 의미한다.

재(再)핵화로 가는 선택지는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1월 10일 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에 대한) 북한의 조건 없고 대가 없는 재개 의지를 매우 환영한다“고 밝혔다. /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월 10일 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에 대한) 북한의 조건 없고 대가 없는 재개 의지를 매우 환영한다“고 밝혔다. /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물론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는 현재의 상황과 입장을 말하고 있다. 현재의 상황을 타개해 완전한 비핵화를 하는 것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목적이다. 문제는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의 톤과 내용으로 보아 협상이 가시밭길을 예고한다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내건 조건이 장황하다. 그가 미국에 상응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

무엇에 대한 어떤 상응조치인가?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공장을 폐쇄한 것을 북한이 취한 선제적 조치로 내세우고 거기에 대한 상응조치로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한다. 김정은은 동시에 한반도에서 한·미 연합군사연습을 중단하고 외부의 전략자산과 전쟁장비의 전개와 도입을 중단하라고 요구한다. 전략자산에는 핵우산도 포함된다.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의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조치를 취할 때까지 대북제재를 현 상태로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조치는 무엇을 말하는가? 외부 전문가의 참관과 검증 없이 실행된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공장 폐쇄는 미국에게 깊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북한이 제시할 핵무기 목록을 대조·검증한 뒤 핵무기·물질의 일부를 반출해 해체하는 것이다. 그것이 전체 핵전력의 20%가 되든 80%가 되든 불가역적인 수준이라고 판단되면 100% 비핵화가 아니라도 일단 제재를 일부 완화한 뒤 나머지 핵무기의 완전폐기를 협상한다는 것이 미국이 그리는 그림이요, 가장 합리적인 방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유의 과장법으로 김정은 위원장과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협상이 잘될 것이라고 낙관한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은 칭찬에 흔들리지 않고 요구할 것을 모두 요구하고 있다. 그는 신년사에서 “나는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앉을 준비가 돼있으며 반드시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말을 앞세우고 이렇게 못을 박았다.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무엇을 강요하려 들고 의연히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에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나라의 주권과 국가의 최고 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는 이 말이 많은 추측과 논란을 촉발했다. 비핵화협상을 포기하고 핵무기 개발로 되돌아간다는 의미인가.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이 김정은의 신년사를 가시투성이의 올리브 가지라고 논평한 것도 이 새로운 길 모색을 위협으로 해석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논평은 신년사의 문맥과 맞지 않는다.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는 한반도에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비핵화로 나가려는 의미가 확고함을 강조했다. 외교적 수사로 점철된 신년사보다 김정은의 “새로운 길 모색”이 핵실험으로의 후퇴를 의미할 수 없는 이유는 따로 있다.

첫째, 경제다. 동기가 무엇인지는 확실치 않아도 그는 2017년을 핵무력 완성의 해로 선포하고 2018년부터는 북한식 사회주의 경제강국 건설로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높이는데 당의 힘을 집중하고 인민군대를 동원한다는 결단을 내렸다. 둘째, 그는 북한이 다시 2017년 이전의 핵무기 개발 시대로 돌아간다면 미국으로부터 받을 군사적인 위협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실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전협정 당사자들이 평화체제 일궈야

2012년 12월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에서 장거리 로켓 은하 3호가 발사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비핵화 선제조치로 이곳을 영구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 사진:연합뉴스

2012년 12월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에서 장거리 로켓 은하 3호가 발사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비핵화 선제조치로 이곳을 영구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는 비단 보자기에 싼 비수라기보단 은근한 위협을 곁들인 제재 완화 호소의 측면이 더 강하다. 북·미 협상의 진행과정을 여전히 2018년 이전의 냉전의 프레임으로 보고 싶은 미국의 보수적인 파워 엘리트들은 2018년의 대전환의 지속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온갖 수사를 동원해 2018년을 폄훼한다.

만나 보면 알 것이다. 지금까지 고위 실무급의 입장 조율이 안 돼 협상이 단단한 교착국면에 빠졌다. 두 정상이 만나 무릎을 맞대고 교착국면을 풀고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제재 완화+평화협정을 교환하는 역사적인 빅딜의 전주곡이 좀 혼란스러울 뿐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그것으로도 한국과 미국의 당국자와 전문가들을 충분히 혼란스럽게 만들지 않았다고 생각했는지 느닷없이 다자협상을 불쑥 내밀었다. “정전협정 당사자들과의 긴밀한 연계 밑에 조선반도의 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도 적극 추진해 항구적인 평화보장의 토대를 실질적으로 마련해야 합니다.”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일대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일대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정전협정 당사자는 남북한과 미국과 중국이다. 남북한과 미국은 이미 진행 중인 대화와 협상의 파트너다. 그럼에도 다자협상으로 항구적인 평화보장의 토대를 만들자고 제안하는 것은 러시아와 일본을 염두에 둔 6자회담의 부활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6자회담은 실패했다. 중국은 주관국의 지위를 즐기는 데 만족하고 입장 조정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성의 없는 방관자에 머물렀다. 일본은 핵협상이라는 염불보다는 일본인 피랍 문제라는 젯밥에 관심을 두어 사실상 협상의 훼방꾼(spoiler) 노릇만 했다. 실질적인 협상은 남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진행됐고 9·19 공동성명도 그 산물이었다.

6자회담이 되든 그 이상이 되든 다자 회담은 북·미 간에 비핵화 협상이 완결되고 남·북·미 간에 평화협정이 체결되는 단계에서 한반도에 이해관계가 있는 주변국의 보장(endorse)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다자 회담은 반드시 과거의 6자회담이 아니라 한국전쟁 참전국가들이 모두 참가해 한반도의 평화를 환영하는 코리아 콘퍼런스(Korea Conference)가 될 수도 있다. 평화의 구도는 어디까지나 남·북·미·중이 만들어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통일을 많이 언급했다. 어느 대목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북과 남은 통일에 대한 온 민족의 관심과 열망이 전례 없이 높아지고 있는 오늘의 좋은 분위기를 놓치지 말고 전 민족적 합의에 기초한 평화적인 통일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하며 그 실현을 위해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이것은 정치적인 수사일 뿐이다. 통일의 절차는 너무 복잡하다. 평화도 정착 안 된 지금 통일을 말하는 것은 공허하게 들린다. 한반도에 확고부동한 평화가 정착되고 광범위한 문화적, 인적 교류가 축적되고 경제협력이 심화 강화돼 북한의 경제수준이 한국의 70% 정도 수준까지 올라온 결과 남북한의 동질성이 상당 수준까지 회복됐을 때 비로소 통일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까지는 사실상의 통일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

‘남북 관계의 2018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금강산관광 시작 20주년 기념 남북 공동행사 참석차 북한을 방문한 방북단이 지난해 11월 19일 구룡연 코스를 참관하며 북측 해설원의 해설을 듣고 있다.

금강산관광 시작 20주년 기념 남북 공동행사 참석차 북한을 방문한 방북단이 지난해 11월 19일 구룡연 코스를 참관하며 북측 해설원의 해설을 듣고 있다.

당장의 관심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언제 어디서 열리고 어떤 성과를 낼 것인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대북제재 완화의 구체적인, 그러나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핵 목록과 대강의 비핵화 시간표를 회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 정상외교의 치명적인 함정은 정상 간 협상이 결렬되면 협상 복원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원론적인 합의의 틀은 작년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이루어졌다. 이번에는 구체적인 실천의 단계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게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영향력을 좀 더 행사하라고 하면서도, 시진핑이 회담의 큰 변수로 작용하는 것을 경계하는 자기모순에 빠졌다. 공교롭게도 북·미 회담이 미·중 무역전쟁 해소를 위한 협상 시기와 맞물려 돌아간다. 시진핑 주석은 무역전쟁의 조기 수습을 원한다. 그는 트럼프로부터 북한을 배후에서 조종한다는 의심을 받고 싶지 않다. 중국의 본래 입장도 북한의 조기 비핵화지만 트럼프에게 주는 작은 선물로서도 시진핑은 김정은에게 핵협상의 타결을 촉구했을 것이다.

남북 협력관계가 대북 국제제재의 범위 안에서 순항하는 것은 다행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도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북·미 간 핵문제가 타결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국제제재의 예외 적용을 받아내는 데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개성공단을 다시 열고 금강산관광을 재개하는 것은 공단 입주기업들의 사업적 이익과 민족의 명산을 보고 싶어 하는 남한 사람들의 호기심을 만족시키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두 지역이 열리면 남한 국민들이 비로소 2018 한 해 동안의 변화의 성과인 ‘한반도의 봄’을 몸으로 체험해 남북 교류협력에 필요한 풀뿌리의 지원이 모인다. 풀뿌리의 참여와 지지없는 대북정책은 뿌리가 깊지 않은 나무와 같이 작은 바람에도 흔들린다.

지난해 2월 평창에서 시작된 ‘남북 관계의 2018년’은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실현돼야 끝난다. 이제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로 미루어졌다.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는 연동돼 있다. 이런 이유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만족스러운 결과를 낳아야 ‘남북 관계의 2018년’도 2019년으로 도약할 수 있는 것이다.

※ 김영희 - 1958년 22세 나이로 언론계에 첫발을 디딘 필자는 82세가 된 지금까지 현장을 누비는 영원한 기자의 길을 걷고 있다. 중앙일보 편집국장, 임원 등을 거치고 최근까지도 중앙일보 대기자 및 칼럼리스트로 활동했다. 외교·안보·국제 뉴스의 한 우물을 판 역사의 증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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