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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떠나자···美CSIS "北 숨긴 신오리 미사일기지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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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미국 싱트탱크인 전략국제연구소(CSIS) 산하 전문 포털 '장벽을 넘어서'가 2019년 1월21일 발표한 북한 신오리 미사일 기지의 위성사진. 가운데 본부 지역으로 표기된 부분에 조선인민군 전력군의 노동미사일 여단본부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CSIS, '분단을 넘어']

미국 싱트탱크인 전략국제연구소(CSIS) 산하 전문 포털 '장벽을 넘어서'가 2019년 1월21일 발표한 북한 신오리 미사일 기지의 위성사진. 가운데 본부 지역으로 표기된 부분에 조선인민군 전력군의 노동미사일 여단본부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CSIS, '분단을 넘어']

미국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전문포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21일(현지시간) 북한이 보유한 20여곳의 비밀 미사일 운용 기지 가운데 군사분계선에서 북쪽으로 212km(서울에선 270km) 떨어진 평안북도 운전군에 위치한 신오리 기지와 관련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북한 미사일 운용기지들은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위해 공개되고 해체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1982년부터 알려져 왔지만 #북한이 존재 인정한 적 없는 곳" #작년 11월 삭간몰 이어 제2탄 #"비핵화 협상때 모두 포함시켜야"

CSIS 측은 이날 배포한 보고서에서 "신오리 기지에는 연대 규모의 노동 1호 중거리 탄도 미사일이 배치돼 있다"며 "여기에는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노동미사일 여단 본부가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신오리 기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이후 얼마 지나지 않은 2017년 2월12일 첫 시험발사된 북극성 2호(KN-15) 탄도미사일의 개발에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신오리 기지 주변의 시설들. 위로는 소백수대학과 묘두산 훈련장이 위치해 있다.[CSIS,'분단을 넘어']

신오리 기지 주변의 시설들. 위로는 소백수대학과 묘두산 훈련장이 위치해 있다.[CSIS,'분단을 넘어']

CSIS측은 "신오리 기지는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미사일 개발 및 운용 시험장과 훈련 시설로 사용되는 등 폭넓은 임무를 수행해왔다"며 "신오리 기지와 이 기지에 배치된 노동 미사일은 한반도 전역과 일본 열도 대부분을 타깃으로 한 핵과 재래식 탄두를 이용한 선제 타격 능력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근방에 있는 전략군 산하 시설인 소백수 대학과 묘두산 훈련장과도 연계된 것으로 봤다.

보고서는 "신오리의 존재는 1982년의 보고서를 통해 알려져 왔지만 북한은 이곳에 대해 대외적으로 공식 언급한 일이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의 북미협상 과정에도 이 곳은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미 언론 등에 알려지긴 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기지의 존재를 밝히지 않고 있는 만큼 미 정치권에서 이번 CSIS 보고서를 근거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문제삼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 이날 NBC, CNN 등은 주요 뉴스로 신오리 기지를 보도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CSIS측은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외교적 노력이 필수불가결하지만 차후 북한과 진행할 협의는 미국과 한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는 북한의 모든 미사일 운용 시설들도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보고서는 미 국방정보국(DIA) 분석관 출신으로 최근까지 북한 전문 사이트 '38노스'의 연구원으로 있었던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과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 리사 콜린스 연구원 등 3명에 의해 집필됐다.

차 석좌는 NBC방송에 "북한은 그들이 밝히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는 협상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게임을 하려는 것 같다. 공개된 핵 시설들을 파괴한다 해도 운용 역량은 여전히 보유하게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CSIS의 연구 보거서는 뉴욕 북미 고위급 회담이 무산된 직후인 지난해 11월 12일 "북한 당국에 의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약 20곳의 '미공개 미사일 기지' 중 13곳을 확인했다"며 삭간몰 미사일 기지를 소개한 데 이어 두번 째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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