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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중국발 먹구름에 수출 비상, 기업 투자 살려 돌파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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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한국 경제가 내우외환의 위기에 빠졌다. 안으로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정책으로 고용참사가 벌어진 데 이어 밖으로는 한국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 전선이 흔들리면서다. 어제 관세청에 따르면 올 1월 1~20일 수출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4.6%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남은 열흘에도 이 추세가 이어지면 수출은 1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한다. 두 달 연속 감소는 2016년 9~10월 이후 2년여 만이다.

문제는 이 추세가 단기에 끝나지 않을 공산이 커졌다는 점이다. 우선 지난해 국내외 경제 예측기관들이 거듭 전망했던대로 세계 경제의 투톱인 미국·중국 경제가 모두 둔화되고 있다. 미국 경제는 여전히 순항하고 있지만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이 나올 만큼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중국발 경제위기 가능성은 세계 경제의 뇌관이 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어제 지난해 성장률이 6.6%로 1990년(3.9%) 이후 2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 40년 간 기업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데다 가계소비 여력이 줄어든 여파다. 최악의 경우 중국의 성장률이 곧 2%대까지 떨어질 것이란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그 직격탄은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25%에 달하는 한국을 향하고 있다. 중국의 수입 감소로 당장 올 1~20일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28.8% 감소했다. 반도체 수요가 감소하자 한국 경제가 맨얼굴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수출에 비상이 걸리면서 정부가 어제 ‘민관 합동수출전략회의’를 열어 수출 마케팅 강화 등을 논의했지만 이런 구태의연한 방식으론 중국발 먹구름을 피해갈 수 없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투자심리 회복이다. 그러려면 지금처럼 공정경제라는 이름 아래 가해지는 온갖 기업 옥죄기부터 중단돼야 한다. 그래야 기업이 과감한 투자에 나서면서 수출 돌파구를 열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