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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북핵·미사일 능력 줄이길 원한다”…핵동결에 방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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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북한과의 핵 담판에 돌입한 미국 정부가 비핵화 장기전을 염두에 둔 핵 동결을 공개 거론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방영된 미 최대 지역방송 네트워크인 싱클레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항상 비핵화가 긴 과정이 될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그 위험을 줄이고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확장 능력을 줄이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는 비핵화 약속을 실천하고 이행에 옮길 필요가 있다”며 “핵 개발 능력을 감축하는 논의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라고 거듭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18일 워싱턴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의 고위급회담 직전 인터뷰에서도 “미국에 대한 위험을 줄이고, 핵미사일 개발 능력을 감축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스웨덴에서 미국이 북한과 벌이고 있는 비핵화 담판에서 미국의 1차적 요구가 핵 동결 카테고리임을 시사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동결 → 감축 → 폐기 중 1단계 목표 #영변핵·ICBM 공장 가동 중단 포함

폼페이오의 “핵미사일 개발 능력 감축” 발언은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동결→감축→폐기라는 단계적 비핵화의 첫 단계를 목표로 삼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기엔 핵탄두 제조 중단 및 핵연료를 생산하는 영변 핵시설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연구·생산시설의 가동 중단이 포함된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도 19일 “북·미 협상에서 핵무기와 핵연료(핵물질) 생산을 동결해 협상이 지속되는 동안엔 무기고가 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아직 안 이뤄진 동창리·풍계리보다 더 큰 규모의 사찰 문제도 2차 정상회담에서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핵 동결은 고농축우라늄(HEU), 플루토늄 등 핵 연료 생산, 핵 탄두 제조, ICBM 생산, 대기권진입기술 개발 등의 중단 등 이른바 ‘핵 사이클’을 단계마다 멈추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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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김영철 부위원장은 미국이 해야 할 ‘상응조치’로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했다. 그가 ICBM 폐기를 약속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워싱턴 외교 소식통들의 판단이다. 한 소식통은 “김영철 부위원장은 연방정부 셧다운과 뮬러 특검 수사와 같은 트럼프의 어려운 상황을 잘 알고 왔기 때문에 최소한을 내주고, 최대치를 요구하는 전형적인 벼랑끝 전술을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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